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TECH M

미세먼지 뒤늦은 땜질처방…데이터 기반 큰 그림 필요

민세먼지 정부 대책의 실효성 점검

2017-07-04강진규 기자

6월부터 일시 가동중단 될 보령화력발전소 [사진=뉴스1]


미세먼지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유해물질이다. 2014년 세계보건기구(WHO)는 1년 동안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70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2013년 10월 미세먼지를 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확인된 발암물질로 분류했다.

이와 같은 유해성으로 인해 세계 각국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미세먼지의 심각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다양한 대책이 추진됐다. 특히 지난해 6월 정부는 범정부 차원의 특별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으며 5월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도 각 후보들의 미세먼지 대책이 화제가 됐다.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에 의지를 나타내며 적극적으로 나서고는 있지만 뒤늦게 대책을 추진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큰 틀의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단기 처방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PM2.5 2015년부터 기준 마련

한국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을 PM10 기준으로 추진해 일부 성과를 거뒀다. 정부는 PM10을 기준으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2005년부터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했다. 정부는 계획에 따라 자동차의 가스 배출 기준을 강화하도록 했으며 차량에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부착하도록 하고 노후차를 조기 폐차를 유도했다. 또 대형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도 관리하도록 했다. 그 결과 PM10 오염도는 2001년에서 2006년까지는 51~61㎍/㎥를 나타냈는데 2012년 45㎍/㎥, 2013년과 2014년 49㎍/㎥, 2015년 48㎍/㎥로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기본계획의 성과를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PM10보다 인체에 더 해로운 PM2.5에 대한 대책과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2010년 9월 환경부는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하고 PM2.5에 대한 대기환경기준 신설을 위해 관계 법령(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을 개정하고 2015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PM2.5 조사와 기준 적용이 공식적으로 이뤄진 것은 2015년부터다. 정부는 PM10 조사를 기준으로 그 이전의 PM2.5 오염도를 추산하고 있지만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2010년 당시 환경부 대책을 보면 환경부는 PM2.5의 위험성과 뒤늦은 기준 마련을 인정했다.

환경부는 “우리나라는 1983년에 최초로 크기에 관계없는 총 먼지 기준으로 대기환경기준을 시행해 오다가 1995년에 PM10으로 기준을 변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환경부는 “PM2.5의 크기는 보통 머리카락 직경의 20분의 1보다 더 작은 매우 미세한 입자로 호흡을 통해 인체로 들어가는 경우 코나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까지 도달해 박힘으로써 폐의 기능을 약하게 만들거나 일부는 주변 모세혈관을 타고 혈액으로 침투해 심혈관계에 부담을 줘 질병을 유발시키거나 관련 질환자의 사망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국내외 연구사례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고 위험성을 강조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16년 10월 작성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의 현황 및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PM2.5 기준 마련은 크게 늦어진 상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2006년, 일본은 2009년, 유럽연합(EU)은 2010년 PM2.5 기준을 마련했다. 보고서는 중국조차도 2012년 PM2.5 기준을 마련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뒤늦게 마련한 기준에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2015년 기준으로 PM2.5 수치를 일평균 50㎍/㎥, 연평균 25㎍/㎥로 설정했다. 그리고 2015년 대기환경연보에 따르면 PM2.5 연평균 측정 결과는 26㎍/㎥로 나타났다.

한국 초미세먼지 기준 WHO의 2배 

그런데 이는 해외 기준과 차이가 크다. WHO는 한국 기준의 절반 수준인 일평균 25㎍/㎥, 연평균 10㎍/㎥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일평균 35㎍/㎥, 연평균 15㎍/㎥가 기준이다. 즉 한국 기준으로 보면 2015년 PM2.5 오염도는 환경기준에 근접한 수치이지만 WHO 권고 기준이나 미국, 일본 기준으로 볼 때는 크게 높은 것이다. 

이후 정부는 계속 대책을 내놨다. 환경부는 2014년 2월 업무계획을 통해 미세먼지 대책으로 합동예보를 실시하고 사업장의 대기오염 총량제를 확대 시행하고 차량 배출가스도 저감하는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2015년 1월 업무계획에서도 자동차, 사업장에서 미세먼지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확대하고 예보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계속되는 대책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높아졌다. 대책이 추진된다고 하는데 국민들이 이를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총체적이고 획기적인 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2016년 6월 3일 정부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개최하고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미세먼지가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중차대한 환경난제임을 인식하고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총력 대응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특별대책으로 수송, 발전·산업, 생활주변 등 국내 주요 배출원에 대해 대폭적인 미세먼지 감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우선 수송 부문 대책으로 경유차의 질소산화물 인증기준에 온도, 급가속 등을 고려한 실도로 기준을 도입하고 보증기간 내에는 배기가스 결함시정명령(리콜명령) 시 차량 소유자의 이행 의무도 강화하기로 했다.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사업을 확대해 2005년 이전 차량의 조기 폐차를 2019년까지 완료하고 단계적으로 모든 노선 경유버스를 친환경적인 CNG 버스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또 2020년까지 신차 판매의 30%(연간 48만 대)를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대체(총 150만대)하고 주유소의 25% 수준으로 충전 인프라를 확충(총 3100기)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대기오염 심각도에 따라 평상시에는 노후 경유차 수도권 운행제한, 극심한 고농도가 연속될 경우에는 차량부제 등 비상저감조치 시행을 지자체와 긴밀히 협의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발전, 산업 부문 대책으로 노후 석탄발전소 10기를 친환경적 처리(폐지, 대체, 연료전환 등)하고 신규 석탄발전소(9기)에 대해 강도 높은 배출기준을 적용하기로 했다. 수도권 사업장의 경우 대기오염 총량제 대상 사업장을 확대하고 배출총량 할당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생활주변 미세먼지 관리를 위해 도로먼지 청소차 보급을 확대하고 폐기물 불법소각을 근절하며 장기적으로 저에너지 도시 구축을 위해 지속가능한 스마트 도시와 제로에너지 빌딩 등 친환경 건축물을 확산한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중국 등 주변국과의 환경협력을 강화해 미세먼지 저감성과를 거두는 방안도 추진대상이다. 한중일 환경장관회의(TEMM) 및 대기정책대화를 통해 대기오염 방지, 대기질 모니터링 협력을 강화하고 한국과 중국의 비상채널을 구축해 대기오염 악화 시 긴밀히 협력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정부는 단기간에 미세먼지의 개선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고농도시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미세먼지 예·경보 체계를 혁신하고 대응기술을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 지난해 11월 11일에는 미래창조과학부, 환경부, 보건복지부가 합동으로 ‘과학기술 기반 미세먼지 대응전략’을 발표했다. 2017년 초부터 미세먼지 대응기술 개발을 추진할 범부처 단일사업단을 발족하고 기술개발 및 산업화 촉진 생태계 조성을 위해 관계 부처 태스크포스(TF) 및 민관 협의회 등 협업체계를 구축,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1일 미래부는 배귀남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을 미세먼지 사업단장으로 선임했다.

5월 10일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추진한다고 공약한 바 있다. 또 업무지시를 통해 화력발전 일시 중단 등 대책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에서 새로운 미세먼지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마련된 특별대책이 시행된 지 1년이 돼간다”며 “1년 동안 진행상황을 고려하고 새 정부의 미세먼지 정책을 반영한 새로운 미세먼지 대책이 마련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원인을 명확히 분석하고 단기 처방을 넘어 에너지, 산업 정책 측면에서 미세먼지 문제를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황성현 환경운동연합 정책팀장은 “중국 영향이 있는 것은 맞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국내에 주고 있는지 데이터가 부족하다”며 “중국, 한국, 북한, 몽골 등 동북아 주변국이 공동으로 조사해 상호 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진에 세계 최대 규모의 화력발전단지가 있는데 화력발전을 줄여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며 “미세먼지는 산업, 경제와도 밀접하기 때문에 큰 그림으로 봐야 한다. 전체적으로 우리 사회의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야 하며 대중교통 확대 등으로 차량 소통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도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 현재 발전원가가 낮은 석탄 화력을 우선적으로 가동하고 있는데 경제성보다 환경을 고려해 미세먼지를 적게 배출하는 가스, 석탄, 석유 순으로 발전기를 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서는 수송 부문 대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즉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에너지 정책, 산업 정책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테크M = 강진규 기자(viper@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50호(2017년 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