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TECH M

스마트TV, 스마트홈 시대 왕의 귀환

2017-06-08연세대 UX랩 인지공학스퀘어(추두연, 전종우, 조광수)

 

[테크M = 연세대 UX랩 인지공학스퀘어(추두연, 전종우, 조광수)] 30대 회사원 종우는 늦은 퇴근을 했다. 며칠 동안의 야근으로 피곤해진 몸을 이끌고 혼자 사는 집에 들어서자 집안의 불이 자동으로 켜졌다. 종우가 옷을 벗기 위해 세탁실로 가려고 거실을 지나는데 TV가 종우를 알아보고 그동안 바빠서 못 봤던 축구경기 하이라이트를 추천한다.

잠시 멈춰 멍하니 축구를 보고 있던 종우는 TV에서 세탁물이 밀렸다는 메시지를 보고 퍼뜩 본인이 옷도 갈아입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세탁기에 입고 있던 옷을 넣고 거실로 온 종우는 TV 음성 비서에게 “좀 추운데 목욕이나 할까”라고 중얼대고 자리에 앉았다.

집안과 목욕물 온도가 평소 설정대로 올라가고 있는 것을 TV 화면에서 확인한 종우는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 멈춰있던 축구가 시작하는 것을 보고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TV에서 “목욕물이 준비됐다”는 메시지를 보고 욕실로 향했다.

목욕을 마치고 갈증을 느낀 종우는 TV에서 본인 냉장고에 뭐가 있는지 보았다. 좋아하는 맥주와 고기가 떨어진 것을 보고 아차 싶었지만 TV 배달 서비스를 통해 바로 근처 치킨 집에 맥주와 치킨을 시키고 쇼파에 몸을 뉘었다. 이때 세탁이 다 됐다는 메시지가 TV에 떴지만 귀찮아진 종우는 “건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이야기는 몇 년 전만 해도 영화에서나 나올만한 이야기로 생각됐지만 이제는 몇 가지만 제외하면 이미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렇듯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스마트홈 시장으로 진입하고 있고 우리의 가정에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관련된 스마트홈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2020년 스마트홈 시장은 약 263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고 수많은 기업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바이스의 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컨설팅 회사인 가트너는 2020년 전 세계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가 260억 개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4인 가정 기준으로 약 40개의 스마트 디바이스가 가정 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스마트 디바이스의 범람은 사용자 측면에서는 ‘양날의 검’ 같은 상황이라 할 수 있다. 개별 디바이스뿐만 아니라 디바이스 간의 연결을 고려하면 사용자에게 복잡하고 사용하기 어려운 환경이 될 것이다.


‘에코’와 음성UI의 한계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을 해결할 구원투수는 바로 허브다. 스마트홈 컨트롤타워라 할 수 있는 허브는 미래의 스마트홈에서 꼭 필요한 핵심 디바이스가 될 것이고 허브의 성패가 스마트홈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중요해 지고 있다.

허브의 중요성은 아마존의 ‘에코’에서도 엿볼 수 있다. 초기 음성형 에이전트 서비스로만 여겨졌던 에코는 집안 내 기기 연결과 제어에 대해 확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개별 기기를 컨트롤 하는 정도의 수준이지만 스마트홈의 도입기에 있어 소비자들에게 많은 어필을 하고 있고 앞으로 확장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에코는 음성 사용자 인터페이스(UI)의 순차적이고 일시적이라는 단점으로 인해 수많은 디바이스와 정보를 처리해야 하는 미래에는 한계가 존재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다가올 미래 가정 내 허브로 TV가 주목 받고 있다.

TV가 가정 내 메인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은 4가지 중요한 역할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선 TV는 비주얼라이제이션 디스플레이 역할을 할 수 있다. TV는 큰 화면을 통해 정보를 표현하기에 적합하다. 디스플레이가 작아지거나 사라지고 있는 IoT 기기들과 시각적으로 인터랙션 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한다.

또 집에 설치돼 있는 다수의 센싱 데이터를 TV 화면을 통해 체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특정 IoT를 제어해야 할 경우 음성을 포함한 UI를 통해 접근해 명령하거나 제어할 수 있다. 또 TV에 체류하는 시간이 짧지 않은 점 또한 시각화에 도움이 된다.

물론 모바일에 비해 접근성은 떨어지지만 TV는 큰 화면을 통해 각종 데이터를 통합해 볼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인터랙션 할 수 있다. 앞의 시나리오에서 종우가 TV를 통해 집안 온도와 목욕물 온도를 동시에 확인했고 동시에 집안 공기 상태나 창문의 개폐 등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아마존 ‘에코’

 


정보 표현에 적합한 TV 화면

두 번째로 TV는 데이터 프로세싱 역할을 할 수 있다. 스마트TV의 컴퓨팅 파워는 다수 기기의 데이터를 모으고 처리할 수 있는 능력으로 쓰일 수 있다. 대다수의 IoT는 비용과 시스템의 복잡도를 줄이기 위해 센서와 통신, 액츄에이터로 구성되고 그에 따라 컴퓨팅 능력이 좋지 않은 편이다.

데이터 처리를 위해 서버나 클라우드에서 컴퓨팅하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운영체제를 내장하고 있는 스마트TV는 컴퓨팅 파워가 상대적으로 좋기 때문에 데이터 프로세싱에 적합하다. 게다가 TV는 상시전력이 보급되는 장치이기 때문에 24시간 데이터를 모으고 처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나리오에서 종우를 인식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현재의 맥락을 이해해야 하고 반응(latency)이 빨라야 하는 경우 허브 내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로 TV는 내부의 기기들을 통합하는 인터랙션 허브가 될 수 있다. 인터랙션 허브는 다양한 기기나 서비스 간에 존재하는 간극을 없앨 수 있도록 공통된 환경으로 이들을 통합하는 것을 말한다. 이 때 각 기기의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나 인터랙션 방식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허브가 필요하다.

TV는 시각화와 음성UI 등을 통해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기에 적합하다. 예를 들어 음성UI를 통해 “춥다”라는 명령을 듣고 TV가 종합적으로 판단해 보일러를 켜는 동시에 창문을 닫을 수도 있다. 즉 TV의 UI를 통해 사용자가 통일된 인터랙션으로 여러 가지의 스마트 디바이스를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경우 피드백이나 상태 변화 정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줘야 하는데, 이는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를 갖고 있는 TV가 가장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TV는 외부와 연결하는 게이트웨이 역할을 할 수 있다. TV는 상시 전력과 함께 스마트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로 동작하기 때문에 외부에 대한 접근성이 좋다. 이는 자연스럽게 내부 시스템과 외부를 연결해주는 통로 역할에 충실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집 내·외부 공기의 질을 판단해 집안을 환기시키거나 시나리오처럼 냉장고 상태를 파악해 외부에 주문을 넣는 등 외부 콘텐츠와 사용자를 연결시켜 줄 수 있다.

지금까지 이야기만 보면 TV는 가정 내 허브로서, 또는 콘트롤타워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대기업의 IoT 플랫폼 전략이나 TV형 허브를 내놓은 KT의 ‘기가지니’ 사례를 보더라도 이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해결돼야 할 커다란 숙제가 있다. 바로 미래의 TV가 허브로서 가져가야 할 핵심 UI에 대한 정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곧 TV가 가진, 일방적인 시청이라는 본질적 가치의 변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기존 TV의 실시간 채널이나 VOD 서비스를 제어하기 위한 인터랙션에 더해 스마트홈의 허브로서 다양한 인터랙션이 가능한 UI가 필요하다.

현재 허브를 위한 UI는 음성UI가 앞서가고 있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음성은 순차적이고 휘발성이라는 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여러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허브로 부족할 수 있다. 게다가 여러 가지 간섭에 의해 인식률도 보장하기 힘들다. 전통적인 리모콘을 이용한 인터랙션 또한 정확도가 높고 사용자에게 친숙한 반면, 활용할 수 있는 경우가 한정적이고 사용자의 자유도가 떨어지는 약점이 존재하므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

즉 전통적인 리모콘은 기능적 한계가 존재하고 음성UI는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다. 결국은 다양한 상황과 환경이 존재하는 가정 내 시나리오와 수많은 디바이스의 통합을 위해서는 UI 또한 통합적이고 상호 보완적이어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 스마트홈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은 아직까지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 이는 디바이스의 수나 기술의 성장에 비해 통합적으로 인터랙션하고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적인 UI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

스마트홈 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사용자들은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

통합적으로 인터랙션하고 효율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UI의 부재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TV는 사용자에게 좀 더 나은 사용성을 제공하는 스마트홈 허브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언급한 특성을 통해 TV는 사용자에게 좀 더 나은 사용성을 제공하는 허브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가정의 왕으로 군림했던 TV가 모바일의 성장과 N스크린 서비스, 그리고 가정환경 변화 등으로 인해 어느새 천덕꾸러기가 돼버린 상황이다. 또 스마트 디바이스로서 단독으로 생태계를 꾸리는 것이 버거워 보이는 것도 현재의 스마트TV이다.

TV가 다가오는 미래에 강력한 허브로서 다시 한 번 스마트홈 시대에 ‘가전의 왕’으로 화려하게 귀환할 수 있지 않을까?

 

 

<본 기사는 테크M 제50호(2017년 6월) 기사입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