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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4차산업혁명 내건 새정부, 신산업 창출 가능할까

공약 경중 따지고 법개정 돌파구 마련해야

2017-06-01강동식 기자·신재희 인턴기자

대선 후보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기 시작할 무렵인 지난 2월 1일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영등포꿈이룸학교에서 열린 ‘제4차 산업혁명 토론회’에서 ‘4차 산업혁명 선도전략’을 발표했다. 이후 4차 산업혁명은 대선 기간 내내 화두가 됐다. 모든 후보가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약을 내놨고 해법을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컴퓨팅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술 주도로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고 전통산업의 혁신을 도모하는 것이다.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에도 불구, ICT로 인한 사회 전반의 급격한 변화와 이후 방향을 설명하는 핵심 개념이 됐다. 

대한민국호를 이끌 문재인 정부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약은 4차 산업혁명위원회 설치, 창업 확대와 중소기업 육성, 규제 혁신, ICT 인프라 고도화,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 및 기반기술 육성, 스마트제조업 부흥, 미래 인재 양성 등으로 요약된다.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되는 4차 산업혁명위원회는 민관이 참여해 4차 산업혁명 관련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정부부처의 대응전략을 조율, 민간 분야의 4차 산업혁명 대응 유도 등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위원회 설치는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만큼, 정권 초기 위원회에 많은 힘이 실릴 전망이어서 구성과 활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위원회의 구성과 주어진 역할에 따라 상반된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민간측 참여자도 중량급 인사가 될 가능성이 큰데, 정부부처나 민간에 군림하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두루 아우르고 조정하는 역할을 얼마나 충실히 수행하느냐가 관건이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규제 해소

또 다른 핵심 정책인 창업 확대, 중소기업 육성 지원 정책의 첫 발은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시키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다른 부처와 산하기관의 업무를 상당 부분 가져올 전망이다. 수행할 주요 정책은 투자 확대, 규제 해소, 제도 마련 등 창업과 벤처기업 활성화를 위한 환경 조성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통합되는 조직의 유기적인 운영은 물론 유관 부처와 상당한 수준의 협력이 필수적인데, 이러한 역할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규제 해소는 신산업 육성과도 직결되는 부분이기도 해 중요성이 클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법 개정이 뒤따라야 하는데 국회와 공감대를 형성,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신산업 육성 등을 위한 관련 법 개정노력이 적지 않았지만, 국회에서 벽에 부딪친 경우가 많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산업자본 비율 상향 조정이 여전히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고,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된 원격의료 허용 역시 국회에서 수년째 멈춰서 있다.

이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 얼마나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회의 협조를 끌어내느냐가 박근혜 정부가 보인 한계를 답습하느냐 극복하느냐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에서 주된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빅데이터센터 설립, 정부와 지자체 소유 공공데이터 개발, 고성능 컴퓨팅 환경 강화, 빅데이터 전문인력 양성, 인공지능 기술개발 지원을 제시하는 등 공약의 상당부분을 할애해 기대감을 갖게 한다.

하지만 개인정보를 포함한 빅데이터의 활용이 쉽지 않은 현재의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관련 정책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관련해 개인정보가 포함된 데이터에 대해 보호만큼이나 활용 측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장밋빛 목표 나열

문재인 대통령의 4차 산업혁명 공약에서 육성 및 지원 대상 분야는 스마트 하우스·도로·도시를 비롯해 인공지능, 통신 인프라, 가상현실, 증강현실, 커넥티드카, 핀테크, 3D프린트, 클라우드컴퓨팅 등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4차 산업혁명 정책 대상이 백화점식으로 나열된 공약의 경중을 따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정권에서는 미국 등 해외에서 인공지능이 각광을 받으면 인공지능을, 가상현실이 각광을 받으면 가상현실을 적극적인 육성 발전의 대상으로 삼겠다는 정부 발표가 이어졌다.

하지만 인공지능은 갑자기 투자를 크게 늘린다고 핵심 경쟁력이 생기는 분야가 아니다.

오히려 머신러닝의 경우 오랜 기간 돌파구를 찾지 못해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졌음에도 미국 등의 대학에서 상당 기간 꾸준히 연구가 이어진 끝에 새로운 해법을 만들어내면서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처럼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민간 분야에서 다양한 연구개발이 꾸준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지원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4차 산업혁명 전략은 문재인 대통령의 향후 국정방향에 적지 않은 위치를 차지한다. 사진은 지난 2월 3일 4차 산업혁명 현장점검을 위해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 내 ‘팹랩’을 방문해 미니 드론을 바라보는 모습 [사진= 뉴스1]

 

4차 산업혁명 공약과 관련해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에 따라 나타나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이 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도 지적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은 다양하게 나열됐지만, 문제점과 해법은 상대적으로 간과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예를 들어 4차 산업혁명으로 줄어드는 일자리 문제에 대해 새로운 일자리 창출효과를 설명하고 실업자 재교육 등의 방안을 제시했지만, 4차 산업혁명이 가진 파괴력에 비해 부족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발표된 다보스포럼의 ‘미래고용보고서’는 2021년까지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반면, 4차 산업혁명이 창출할 일자리는 200만 개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나타나는 새로운 산업과 비즈니스 모델은 기존 산업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기존 산업 종사자, 특히 영세 소상공인 등이 받게 될 타격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테크M = 강동식 기자 (dongsik@techm.kr), 신재희 인턴기자 (jaehee@mtn.co.kr)]

<본 기사는 테크M 제50호(2017년 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