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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구글은 법적책임, 테슬라는 모면한 이유는 '자율주행단계'

자율주행 기술발전 단계와 전망

2017-04-30도강호 기자

지난해 5월 자율주행 중이던 ‘테슬라 모델S’가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트랙터 트레일러와 충돌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모델S에 타고 있던 운전자가 사망했다.

테슬라가 밝힌 사고의 1차 원인은 모델S가 트레일러의 하얀색 측면과 밝은 하늘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었다. 자율주행 중인 모델S가 트레일러의 측면을 허공으로 착각해 정지하지 않고 주행했다는 말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 1월 테슬라의 사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테슬라 모델S의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모델S에 대한 리콜 역시 추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의 문제에 대해 결함이라기보다 기술적 한계로 본 것이다.

 

NHTSA는 오히려 운전자가 사고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적절히 대응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운전자가 최소한 충돌 7초 전에 트럭을 볼 수 있었지만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테슬라와 구글 자율주행차의 차이

이보다 앞선 지난해 2월에는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가 버스와 접촉사고를 일으켰다. 구글의 자율주행차는 이전에도 몇 차례 접촉사고를 일으켰다.

하지만 2월의 사고는 사고 책임이 구글에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다른 사고들과 달랐다.

사고는 우회전을 하던 구글의 자율주행차가 버스 운전자가 일반 운전자와 달리 잘 양보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애 일어났다. 주무부처는 구글의 자율주행차가 운전 성향까지 고려해 미리 대처했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두 사고는 모두 자율주행과 관련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사고 책임에 대한 판단은 완전히 다르다. 테슬라 모델S의 경우 인간 운전자에게 일차 책임이 있는 반면, 구글 자율주행차의 경우 자율주행차의 과실로 인정됐다. 이렇게 책임에 대한 판단이 달라진 이유의 하나는 두 차량에 적용된 자율주행 기술 수준이 다르기 때문. 

 

현재 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NHTSA가 제시한 기준이다.

NHTSA는 자율주행을 레벨 0에서 레벨 4까지 총 5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레벨 0은 아무 자율주행 기능이 들어가지 않은 경우이므로, 실제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기술 적용 정도에 따라 4가지로 나눴다고 할 수 있다. 

 

레벨 1은 ‘선택적 능동제어’ 등급으로 차선 유지 지원시스템, 자동 긴급정지, 다른 차량의 속도에 맞춰 주행하는 적응식 정속주행시스템 등이 포함된다. 특정 기능들을 자동화하는 것으로 최근 차량에 첨단 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이라는 이름으로 도입되고 있다. 이미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에서 상용화 한 기술이다. 

레벨 2는 ‘통합 능동제어’ 등급으로 최근 시험운행이 이뤄진 고속도로 자율주행이 여기에 해당한다. 레벨1과 기본 기능은 같지만 여러 기능이 동시에 작동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또 레벨2부터는 손이나 발을 뗀 상태로 차를 운행할 수 있다.

하지만 반드시 주행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는 단서가 달려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의 ‘EQ900’에 적용돼 있다.  

레벨 3은 테슬라에 적용되는 ‘제한적 자율주행’ 등급이다. 자동차가 횡단보도, 보행자, 교차로, 신호등 등 주위 모든 상황을 감시할 수 있는 단계로 운전자의 조작 없이도 부분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레벨3도 손과 발을 뗀 상태로 주행이 가능하지만 눈은 상황에 따라 주위를 살펴야 한다. 자율주행 작동 시점도 운전자가 결정해야 한다. 테슬라는 모델S의 사망사고 이후 안전을 위해 손이 핸들에서 떨어질 경우 차량 운행이 정지되도록 설정을 변경했다. 

마지막 레벨 4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다. 운전자가 목적지만 입력하면 경로 설정을 비롯한 모든 운행을 차량이 알아서 한다. 구글에서 테스트하고 있는 자율주행차량이 레벨4에 해당한다.

구글의 경우 모든 것을 차량이 알아서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시각장애인이 혼자 차량에 탑승해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영상을 제작해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2월의 사고 책임도 이런 높은 자율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승부의 해 될까?

현재 많은 자동차 제조사가 레벨 2나 3에 수준의 기술을 확보, 2020년에는 자율주행차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레벨 4의 완전 자율주행차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밝힌 곳도 있다.

하지만 2020년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도 있다. 

완전 자율주행을 향해 가장 앞서 가고 있는 기업은 구글. 이미 레벨 4 자율주행차를 장시간 테스트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알파벳의 자회사로 자율주행차 사업을 위한 웨이모를 설립했다. 또 올해 디트로이트 오토쇼에 참가하면서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약점으로 지적받는 하드웨어까지 착실히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BMW도 2020년 완전 자율주행차 개발을 목표로 여러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 특히 자율주행 이미지 처리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모빌아이가 인텔에 인수되면서 BMW-인텔-모빌아이의 삼각 동맹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또 BMW는 중국의 최고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바이두와 협력하는 등 여러 파트너와 가장 활발히 움직이는 자동차 기업중 하나다. 

일본의 경우 2020년 도쿄 올림픽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직 미국이나 독일 기업에 비해 기술이 뒤처지지만 도요타와 닛산을 중심으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요타의 경우 2020년에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자율주행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의 경우 글로벌에 비해 아직 기술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현대자동차가 일부 차종에 자율주행 기능을 도입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는 것. 특히 자율주행차 상용화의 핵심 요소인 센서 기술이 떨어져 자동차 기업뿐만 아니라 센서 등 주변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테크M = 도강호 기자(gangdogi@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48호(2017년 4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