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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문샷 피플]MOOC와 딥러닝의 대부, 앤드류 응의 다음 행보는?

2017-05-07장길수 IT칼럼니스트

앤드류 응은 딥러닝은 물론 로봇과 MOOC 분야에서도 큰  성과를 냈다.

[테크M = 장길수 IT칼럼니스트] 지난 3월 중국 최대 검색 서비스업체 바이두의 인공지능연구소를 이끌던 앤드류 응(Andrew Ng)이 전격 사직을 발표하자 IT업계와 금융가가 술렁였다.

미국에 상장된 바이두의 주가는 짧은 시간에 3% 가까이 하락했다. 앤드류 응이 바이두의 인공지능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앤드류 응은 딥러닝의 대부로 불리는 캐나다 토론토대학 제프리 힌튼(구글 부사장겸 엔지니어링 펠로우), 뉴욕대의 얀 르쿤(페이스북 인공지능연구소장), 스탠포드대의 페이-페이 리(구글 수석과학자) 등과 함께 인공지능 분야를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인물이다.

2008년 MIT테크놀로지리뷰가 선정한 ‘톱 이노베이터 35’에 이름을 올렸고 2009년에는 인공지능국제공동학술대회(IJCAI)에서 ‘Computers and Thought Award’를 수상했다.

개방형 온라인 교육 사이트인 코세라(Coursera)를 공동 창업해 MOOC 붐을 일으켰으며 2011년 구글X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작된 구글 브레인팀을 이끌면서 구글의 딥러닝 기술 발전에 기여하기도 했다.

 

타임지 선정(2013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렸던 그는 2014년 중국의 구글이라 불리는 바이두의 수석 과학자를 맡아 일하면서 중국의 인공지능 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계 미국인인 그는 1976년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홍콩 출신 부모님 덕분에 어린 시절을 주로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보냈다.

1997년 미국 카네기멜론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한후 MIT와 UC버클리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스탠포드대 교수로 일하며 자율비행 헬리콥터, 인공지능 로봇 ‘STAIR’ 프로젝트를 추진, 일찍이 두각을 나타냈다.

관심 분야는 다양했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에서 일관성이 있다.

자율비행 헬리콥터 프로젝트는 강화학습을 활용, 비행체가 스스로 곡예비행 기술을 구현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인공지능 기반의 자율비행 소프트웨어를 무인 헬리콥터에 적용해 머신러닝 기술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스탠포드대의 인공지능 가정용 로봇 ‘STAIR’을 개발하는 과정에 참여했는데, 이 프로젝트는 오픈소스 로봇 운영체제(ROS)의 근간이 됐다.

 

 

그는 2012년 구글 브레인 프로젝트를 담당하면서 머신러닝 분야 석학으로 확실하게 공인받았다. 그가 주도한 구글 브레인 프로젝트팀은 1만6000개의 컴퓨터 프로세서를 연결해 인공신경망을 구축하고 1000만 개의 유튜브 영상에서 추출한 디지털 이미지를 이용해 스스로 훈련하는 방식으로 고양이의 이미지를 식별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의 머신비전 기술은 사람들이 디지털 이미지에 라벨을 붙여 훈련하는 ‘지도(supervise)’ 학습방식이었지만 그의 팀은 이미지에 ‘고양이’라는 라벨을 붙이는 과정 없이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스스로 고양이라는 의미를 이해하고 이미지를 식별해 냈다. 이른바 ‘고양이’라는 개념을 스스로 창안한 것.

이를 위해 앤드류 응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던져주고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스스로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어린아이들이 주변 사물에 라벨을 붙이지 않더라도 말을 배우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앤드류 응의 인공지능 연구는 그가 직접 창업에 뛰어드는 원천이 되기도 했다.

2011년 스탠포드대에서 10만 명에 달하는 학생들에게 온라인으로 머신러닝을 가르치면서 MOOC 붐을 일으켰다. 이 같은 경험은 스탠포드대 다프네 콜러(Daphne Koller) 교수와 공동으로 온라인 교육 플랫폼 업체인 코세라를  창업하는 계기가 됐다. 바이두 이직 전까지 그는 콜러와 공동 대표를 맡았고 지금도 이사회 공동의장(Co-Chair)이다.

바이두에 합류한 앤드류 응은 바로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연구소(SVAIL)를 설립, 3억 달러(약 3600억 원) 투자계획을 발표해 중국의 ‘AI굴기’에 시동을 걸었다.

바이두는 지난 2년 반 동안 29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연구 개발에 투자했는데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인공지능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앤드류 응은 바이두에서 머신러닝, 음성인식 검색,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해왔다. 바이두는 중국내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열악한 도로 및 교통 상황을 감안할 때 중국은 자율주행차 개발에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지난해 바이두는 의사와 환자를 위한 AI기반 대화형 봇인 멜로디(Melody)를 공개했고 AI 소프트웨어인 ‘WARP-CTC C’ 라이브러리를 오픈소스 커뮤니티 사이트 깃허브(GitHub)에 공개했다.

올 초에는 인공지능 운영체제 두어OS(DUerOS)를 공식 런칭하고 중국 스타트업 AI네모와 공동으로 이를 탑재한 가정용 로봇 리틀피쉬(小魚在家)를 선보였다.

 
“인공지능은 21세기의 전기”

그렇다면 앤드류 응이 생각하는 인공지능이란 과연 무엇일까.

그는 인공지능을 21세기 산업 전반을 관통하는 ‘새로운 전기(new electricity)’라고 보고 있다. 100년 전 전기가 전체 산업을 혁명적으로 바꾸어놓은 것처럼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의료건강, 교통, 엔터테인먼트, 제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란 예상이다.

산업혁명이 반복적인 육체노동에서 인류를 해방시켰다면 인공지능은 반복적인 정신노동으로부터 인류를 해방시킬 것이란 신념을 갖고 있다. 자율주행 운전이 현실화되면 운전자들은 복잡한 도로에서 운전해야하는 정신적인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그는 이런 노력들이 단일 기업보다 인공지능전문 연구자들과 엔지니어들의 글로벌 커뮤니티에 의해 주도될 것으로 봤다.

자신이 창업한 코세라의 머신러닝 MOOC가 많은 사람들을 인공지능로 이끄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도 하고 있다.

앤드류 응은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이미지 인식과 음성 인식 중심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배경에는 하드웨어 기술의 발전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병렬처리프로세서(GPU)와 같은 하드웨어 기술의 발전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단일의 알고리즘으로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 올해가 “대화형 컴퓨터(conversational computer)의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마존 알렉사나 페이스북 메신저 등에서 운영되는 챗봇처럼 사용자와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컴퓨팅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는 것.

다양한 디바이스간 경계를 넘어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음성 지원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큰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한다.

앤드류 응은  지난 3월 바이두를 떠나면서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앞으로도 사회 각 분야의 ‘AI 변환(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새로운 인공지능 업체를 설립하든 다른 글로벌 기업에 스카우트 되든 앞으로도 인공지능 분야에 열정을 쏟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AI로봇이 아내 만나게 해 준 중매자 
ROS 통해 로봇 발전에도 큰 역할 

머신러닝의 대가로 알려진 앤드류 응은 로봇연구 분야에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스탠포드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동료들과 함께 발표한 인공지능 로봇에 관한 논문은 로봇 과학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오픈소스 로봇운영체제(ROS)의 근간이 됐다.

ROS는 ‘스탠포드 인공지능 로봇(STAIR)’ 프로젝트의 성과물이다. 앤드류 응은 스탠포드대학의 모건 퀴글리(Morgan Quigley), 에릭 버거(Eric Berger)와 함께 2007년 ‘STAIR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란 논문을 발표했다.

STAIR는 실내에서 움직이며 물건을 집어 옮기기 위해 개발된 로봇으로 2007년 AAAI 모바일 로봇 전시회에서 처음 소개됐다. 당시 앤드류 응을 비롯한 연구자들은 스테이플러를 로봇팔로 집어 옮기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으로 발표했다. 이 로봇에는 내비게이션, 언어인식, 컴퓨터 비전, 로봇 파지(grasping) 등의 기술이 활용됐다.

이 로봇은 이동장치와 조작장치(매니퓰레이터)로 구성되는데 최초의 버전은 세그웨이에 매니퓰레이터를 얹은 형태였다. 앤드류 응 등은 STAIR 개발 과정에서 스위치야드(Switchyard)란 라이브러리를 사용했다. 이 라이브러리는 로봇의 종류에 구애받지 않고 모듈러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다.

연구팀은 물건을 잡는 등 로봇의 복잡한 동작을 구현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모듈간 메시지 전송에 스위치야드를 활용했다.

2009년 IEEE가 일본에서 개최한 ‘로보틱스와 자동화에 관한 국제컨퍼런스(ICRA)’에서 ‘ROS:오픈소스 로봇운영체제’란 제목으로 스위치야드 활용에 관한 부분이 소개되면서 ROS가 주목을 받았다.

현재 ROS는 전세계 로봇 연구자들에게 필수적인 도구로 자리 잡았다. 매년 로스콘(ROSCon)이란 국제 컨퍼런스가 열릴 만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부인은 자율주행차 기업 세워   

TED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엔드류 응의 부인인 캐롤 라일리

 

로봇분야에서 이뤄낸 앤드류 응의 업적은 그를 결혼으로 이끌어주었다. 그의 부인 캐롤 라일리는 산타클라라와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수술용 로봇, 수중 로봇, 산업용 로봇 등에 관해 연구한 로봇과학자였다.

앤드류 응은 그녀를 2009년 일본 고베에서 열린 IEEE ICRA에서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처음 봤을 때 불꽃이 튀었다고 말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가까워졌다. 2014년 국제공학 전문매체인 ‘IEEE 스펙트럼’을 통해 약혼 사실을 발표하고 결혼에 골인했다.

캐롤 라일리는 지난해 8월 자율주행 차량을 위한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업체인 드라이브에이아이(Drive.ai)를 설립해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차량의 물체 감지와 식별, 다른 차량과 행인에 대한 의사결정 및 소통 방법 등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두 사람은 로봇과 인공지능 연구를 통해 연구와 인생의 동반자로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9호(2017년 5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