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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챗봇, 광고의 종말?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의 시작

2017-05-15오성수 대홍기획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 소장

[테크M = 오성수 대홍기획 커뮤니케이션전략연구소 소장] 챗봇은 음성인식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수렴할 전망이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아마존의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의 시리,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등 글로벌 IT기업들의 음성인식플랫폼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국내에서도 SK텔레콤이 누구,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선보이며 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부분 음성인식을 통해 가상비서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검색과 번역 서비스, 음악검색, 날씨 확인, 상품 추천, 스마트홈 기기 제어 등 생활이나 쇼핑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제공할 것이다.

이렇듯 기계와 사람간에 음성인식을 고리로 한 인터페이스가 확보되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게 된다. 광고 산업에서 이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며 산업구조를 어떻게 바꾸어갈지가 초미의 관심이다.

대부분이 매스커뮤니케이션이 아닌 일대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짐에 따라 TV광고 등 전통적인 광고 방식은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그렇다면 챗봇은 역설적으로 광고 산업에 재앙을 몰고 오는 존재가 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꼭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챗봇은 광고 산업에 위협을 줄 요인도 있지만 기회를 더 많이 가져다 줄 수 있다.

챗봇의 대거 등장은 새로운 일대일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급부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광고가 소비자들에게 배척되는 시대, 매스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시대에 대안적인 채널, 최적의 효과를 가져올 채널이 등장하는 것이다. 챗봇은 광고산업을 죽이는 존재가 아니라 살리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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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 챗봇을 도입할 때, 소비자의 자유와 권리가 침해 당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마치 친구나 지인이 도움을 준다는 느낌을 받게 소비자에게 다가서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왜 그런지, 어떤 구원의 역할을 해낼지 한 걸음 더 들어가 살펴보자.

챗봇의 가장 큰 장점은 ‘인간적인’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광고의 목적이 무엇인가? 광고를 신뢰하게 하고 메시지를 받아들여 원하는 행동을 취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대중 광고가 소비자 상황이나 니즈와 무관하게 일방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니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광고는 귀찮고 피곤하게 만드는 생활의 침입자로 취급되기 십상이다.

챗봇은 이런 광고 회피 현상을 해결할 수 있다. 일대일 대화방식으로 소비자의 상황과 니즈에 맞게 상호작용을 하니 쉽게 메시지를 받아들이게 만들 수 있다. 메시징 앱과 챗봇의 결합방식으로 대중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새로운 마케팅, 광고 채널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음성과 언어로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이니 다른 광고방식에 비해 큰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여러 조사에서 밝혀졌듯 소비자들은 TV, 라디오, 인터넷 광고에 비해 구전 추천(word-of-mouth recommendation)을 크게 신뢰한다. 챗봇은 이런 구전 추천방식에 가장 가깝다. 따라서 머신러닝이나 자연어처리에 기반한 챗봇에서의 광고메시지 전달은 광고산업에 커다란 사업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물론 아직 ‘챗봇 광고’는 충분히 개발되지 않았다. 메시지 개발 및 전달방식도 더 연구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하지만 미래에 달성해야 할 목표는 명확하다. 광고에 챗봇을 도입할 때, 소비자의 자유와 권리가 침해 당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마치 친구나 지인이 도움을 준다는 느낌을 받게 소비자에게 다가서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구두를 사려하거나 레스토랑을 찾을 때 스마트하고 위트 있는 컨시어지 여성 비서 캐릭터의 챗봇이 추천한다면 싫증나는 대중광고보다 구매로 옮겨질 확률은 훨씬 클 것이다.

2017 US 모바일소비자 리포트를 보더라도 챗봇은 모바일 환경에서로 소비자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가장 잠재성이 큰 툴이다. 60% 이상의 소비자가 챗봇과 대화하는 것을 편하게 느낄 것이라 했으나 아직은 22% 정도만이 이런 대화를 실제로 경험해 봤다고 답하고 있다.

이런 잠재성을 보더라도 더욱 챗봇 채널을 모바일 인게이지먼트(mobile engagement)를 위한 채널로 활성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이다.

챗봇이 꼭 새로운 광고, 마케팅 채널으로만 기회를 제공하는 데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챗봇은 보다 근본적으로 광고와 마케팅을 변화시킬 것이다.

 

 

광고와 마케팅을 더욱 풍요롭게 할 변화로 크게 4가지 점을 뽑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단순 시청이나 클릭을 넘어선 진정한 관계 맺기(true engagement)가 가능해질 것이다. 디즈니가 페이스북 메신저에 애니메이션  ‘주토피아’의 주인공 주디 홉스(Judy Hopps) 봇을 넣어 대화를 이끌자 소비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수동적으로 영화 트레일러 영상을 볼 때의 반응과 전혀 달랐는데 평균적으로 캐릭터와 대화를 나눈 시간이 10분을 넘어섰다. 배너 클릭이나 동영상 시청과는 판이하게 챗봇과의 대화와 친밀감 형성(rapport buiding)은 진정한 관계 맺기로 이끄는 효과가 탁월하다. 이러한 상호작용이 즐거운 체험을 주고 브랜드를 더 잘 이해하게 하면서 긍정적인 감정을 갖도록 이끌 수 있다.

광고하는 브랜드가 사람들의 반응이나 코멘트에 전혀 예상치 않은 방식으로 보다 스마트하고 위트 있게 반응을 보이면 사람들은 더욱 흥미를 갖게 되고 그 브랜드를 더욱 신뢰하게 될 것이다.

둘째, 챗봇은 소비자 인사이트를 보다 직접적으로 확보하게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챗봇과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대화를 나누듯 얘기를 나눌 것이다. 매우 개인적이고 친밀한 대화 상황에서 챗봇은 스스럼없이 소비자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여행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최근에 나온 광고에 대해서는 어떤 느낌이 드는지 등의 질문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 조사 방식으로 했으면 사생활을 침해하는 느낌을 주어 제대로 된 응답을 받을 수 없지만 챗봇은 매우 친밀한 방식으로 질문할 수 있어 소비자의 흔쾌한 대답을 얻을 수 있다. 이렇다 보니 빅토리아 시크릿의 핑크 봇은 몇 가지 질문에 대한 소비자의 솔직한 답에 기초해서 특정 스타일의 브라를 제안해 줄 수 있었다.

셋째, 개인화 마케팅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물론 그간 프로그래매틱 광고, 리타겟팅, 다이렉트 메일 등으로 개인화를 시도했지만 챗봇은 진정한 의미의 일대일 대화가 가능해지며 완벽한 개인화 마케팅을 구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세포라가 킥 메시징 앱에 내놓은 챗봇은 10대들과 미용에 대한 팁을 나눈다. 챗봇은 먼저 눈, 피부, 머리, 손톱 등 관심 있는 분야를 묻고, 각 개인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에 맞추어 관련된 제품과 미용 팁, 정보 가이드 등을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당연한 귀결이겠지만 브랜드에 진정한 개성을 부여해 줄 수 있다. 챗봇은 모든 소셜 미디어 채널에서 일관된 브랜드 보이스를 낼 수 있다. 일관된 보이스는 살아 숨 쉬는 정체성으로 소비자와의 대화 속에 개성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

 

 

전통적인 광고는 수동적이고 무감한 수용자에게 들이미는 방식이라면(pushed), 챗봇은 소비자와 관계 맺기를 통해 그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방식(pull)이라 할 수 있다. 잘 설계되고 전략적으로 실행되는 챗봇은 브랜드 스토리를 고객 상황에 맞게 보다 흥미롭고 개성 있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타코벨의 타코봇(Tacobot)은 추천과 주문을 소화해 낼 뿐만 아니라 타코벨의 위트 있는 개성을 전달하는데도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듯 효과적인 브랜드 마케팅을 고민하는 기업에게 챗봇은 또 다른 기회의 창을 열어주고 있다.

이상으로 챗봇이 광고 산업에 가져다 줄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살펴봤다. 챗봇은 광고의 암울한 미래를 가져오는 대체제가 아니라 대중광고가 직면한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구원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챗봇은 새로운 일대일 광고채널, 마케팅 채널로 발전할 것이다. 특히 AI와 접목되고 음성인식플랫폼으로 발전해가면 비즈니스적 가치는 엄청나게 커갈 것이다. 이렇게 새롭게 부상하는 채널을 광고업계가 어떻게 실제 광고비즈니스로 구체화할지 흥미롭고 설레는 도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9호(2017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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