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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동요대신 외국인 코딩강사' 빗나간 SW교육 상술

의무교육 1년 SW 사교육 시장 점검

2017-04-09강진규 기자

소프트웨어 교육 선도학교로 운영 중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SW를 활용한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뉴시스]

초·중·고등학교 소프트웨어(SW) 교육 의무화가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SW 사교육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과거 주로 직업 교육이나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진행됐던 SW 사교육이 초·중·고등학생은 물론 영유아, 유치원생 대상으로 확산되고 있고, SW 교육과정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학부모와 학생의 혼란을 키우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SW 업계에서는 무분별한 SW 사교육이 SW 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2015년 7월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국무회의에서 SW중심사회를 위한 인재양성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정부는 IT 발전에 따른 급격한 사회·경제 변화에 맞춰 초·중·고 및 대학에 이르는 SW 교육의 기본 틀을 마련하고 미래형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2015 교육과정을 개편, 중학교에서 선택교과인 정보 과목을 2018년부터 34시간 이상 필수교과로 전환하기로 했다. 중학생에게 의무적으로 컴퓨팅 사고 기반 문제 해결 방법과 간단함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개발역량을 가르치겠다는 것이었다. 또 고등학교 교육과정도 2018년부터 심화선택 과목인 정보 과목을 일반선택으로 바꾸도록 했다.

초등학교에서는 2019년부터 SW 기초교육을 17시간 이상 실시할 계획이다.

IT업계와 전문가들은 미래 세대에 SW 마인드를 심어준다는 점에서 교육과정 개편을 환영했다.

반면, SW 교육이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늘리고 SW 사교육이 확산되는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컸다. 창의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SW 교육이 자칫 기존 국어, 영어, 수학처럼 평가를 잘 받기 위한 교육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사교육 우후죽순, 과장 광고 사례도

SW 교육 의무화가 1년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체계화되지 않은 SW 사교육이 확산되면서 혼선이 일고 있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과장 광고를 하는 사례도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학생,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한 IT교육학원이나 자격증 전문학원이 SW 교육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영어, 수학 등을 교육하던 학원에서 SW 교육과정을 만드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의 SW 교육 과정과 방향성은 천차만별이다.

한 학원은 초등학생 대상의 교육용 프로그램 언어인 스크래치를 2~3개월 교육한 다음 바로 C언어로 심화과정을 운영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스크래치 과정을 가르친 후 프레젠테이션 사용법과 전자회로 등을 가르치는 학원도 있다. 또 다른 학원은 자체 개발한 기기와 프로그램을 활용한다고 선전하는 가 하면 SW 경진대회와 자격증 취득에 초점을 맞춘다고 선전하는 곳도 있다. 또 초등학생에게 처음부터 C언어, 파이썬 등 프로그래밍 언어를 교육할 것을 장려하는 학원도 있었다.

물론 각자 필요한 방향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SW에 대한 지식이 없고 프로그램 언어를 처음 접하는 학부모와 학생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일부 학원은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등의 사진과 발언 내용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SW 교육을 받아야 유명한 인재가 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이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며 부모의 위기감을 부추기고 있다.

SW 과외는 더 모호한 상황이다.

SW 교육이 주목받으면서 대학생, 전문 강사는 물론 IT 재직자들도 과외에 나서고 있으며 최근 교육, 과외 관련 인터넷 카페, 커뮤니티에는 SW 과외 홍보가 부쩍 늘고 있다.

한 커뮤니티에는 “IT기업에 현직으로 근무하고 있다”며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SW 과외를 해줄 수 있다. C, 자바 등을 가르칠 수 있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SW 과외는 학생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도 있지만 가르치는 사람에 따라 교육 프로그램과 과정이 다를 수밖에 없다.

또 과외를 선전하는 강사들은 교육과정을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SW 교육 열풍은 영유아, 유치원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영유아와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코딩 캠프와 교육과정이 늘고 있다. 코딩과 영어를 함께 가르친다는 유치원도 등장했다. 유치원생들에게 영어로 코딩을 가르쳐 영어와 코딩을 모두 배우도록 한다는 것이다.

한 학원은 영어 코딩 교육을 위해 외국인 강사를 채용했다고 홍보했고, 3~4살 유아에게 코딩 교육을 권유하는 사례도 있었다.

이같은 과열현상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한 학부형은 “한글도 잘 모르는 어린 아이들에게 영어로 코딩을 가르친다고 하니 의아하다”며 “과연 아이들이 영어도 이해하고 코딩도 잘 이해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SW 사교육이 관심을 받으면서 SW 교육 강사 양성과정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SW 강사 수요 확대를 이유로 교육과정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 문제는 일부 학원이 자신들의 과정을 들어야 강사를 할 수 있다거나 수강을 하면 취업이 거의 확실하다고 선전하는 등 과장 광고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최근에는 약 500만 원을 투자하면 소자본 SW 교육학원을 창업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학원도 등장했다.

이곳은 창업을 해서 학원이 잘 운영되면 월 1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었다. SW 업계 관계자는 “500만 원을 투자해 월 1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계속 거둘 수 있다면 본인들이 직접 그것을 하지 왜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겠느냐”고 꼬집었다.

 

SW 교육 부정적 인식만 키울 수도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그리고 SW 교육이 의무화되는 내년에 SW 사교육 시장이 더 과열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과도한 교육열로 인해 SW 교육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반면 학부모들이 SW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점을 파고들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SW 의무 교육이 제대로 시작도 하기 전에 사교육으로 인한 부작용만 부각될 경우 SW 교육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커질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육당국이 SW 교육 준비와 병행해 문제가 있는 사교육에 대한 점검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미래부, 교육부와 유관기관이 SW 교육에 대한 프로그램과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과학창의재단(www.kofac.re.kr)은 초중등 SW 교육 선도학교 운영을 지원하고 있으며 SW 교육 관련 교재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경인교대 미래인재연구소에서 공동 개발한 온라인 주니어 SW 교육 사이트 ‘주니어SW(koreasw.org)’는 스크래치와 아두이노 등을 활용한 SW 교육과정을 무료로 제공한다. 또 공개 SW 학습 커뮤니티 OLC 센터(olc.oss.kr)의 경우 다양한 콘텐츠를 무료(일부 강좌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테크M = 강진규 기자(viper@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48호(2017년 4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