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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로봇세 기획(3)]"일자리 뺏는 로봇은 없다"

이래서 로봇세 반대한다

2017-04-14김진오 광운대학교 로봇학부 교수

 

현 시대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서 미래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표현되기도 하는 격변의 시대, 치열한 경쟁의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곳곳에서 새로운 역할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로봇의 사용대수가 매년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일자리 문제와 부의 불평등 분배 문제의 원인을 로봇에서 찾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로봇의 소유자들에게 로봇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먼저 일자리 문제와 로봇과의 관계를 살펴보자. 과학기술은 기존의 일자리를 계속 파괴해 왔으며 한편으로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왔다. 현재의 우리들의 일자리 대부분은 5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일자리이다. 

인류는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해 왔지만, 과학기술이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기에 걱정이 크다. 무인 마트로 설계된 아마존 고(Amazon Go)를 보면 첨단 IT기술만으로 무인화가 가능함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마트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지난 100년간 농업에서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한 것은 로봇이 아니라 과학기술에 의한 혁신이다. 이처럼 로봇을 사용하지 않고도 일자리를 사라지게 방법은 수없이 많다. 로봇에 의해서 사라지는 일자리가 있기는 하겠지만 다른 과학기술에 비해 크다고 할 증거는 없다.

이제 부의 불평등 분배와 로봇과의 관계를 살펴보자. 삼성전자 반도체와 현대자동차처럼 로봇을 가장 잘 활용하여 부를 창출하는 회사의 경우 로봇 없이는 생산할 수 없는 제조공정을 가지고 있다. 만일 그들의 제조업이 로봇에 의존하는 생산 경쟁력을 기반으로 하지 않았다면 인건비 비싼 우리나라에서는 그 산업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 중심의 제조공정을 가진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이 이미 베트남에 옮겨져 있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결과 면에서 보면 로봇을 활용하는 삼성전자 반도체와 현대자동차 공장이 우리나라 안에서 고급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부의 분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 로봇을 활용해 공장이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생산을 하게 됨에 따라 일자리가 사라지는 문제는 어떻게 보아야 할까? 

이를 통해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그 공장은 우리나라에서 유지되지 못하고 떠날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인건비가 비싼 국가에서 공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로봇화/자동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 또는 인건비 싼 이주노동자에 의존하는 것 외는 없다. 중국과 미국의 가장 큰 일자리 정책은 로봇을 활용해 국내의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일자리를 만들거나 감소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로봇이 일자리 문제의 근본 원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로봇세의 논쟁이 발생하는 것은 다른 이유가 있다. 
로봇은 그 자체가 의인화에 빠지기 쉬운 대상이기 때문이다. 친구 같은 로봇을 많은 사람들이 기대한다. 로봇의 가장 완전한 존재가 인간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인간형 로봇을 개발하는 학자들이 있어서 이 의인화가 더 쉽게 이루어진다. 

그 결과, 로봇이 인간을 대신한다든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든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의인화는 로봇기술의 과장과 허구에 의해 만들어진 생각의 오류일 뿐이다.

로봇의 의인화와 로봇세의 대한 주장은 인간과 동등하지도 않고 동등하려고 해서도 안 되며 동등할 수도 없는 로봇을 인간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 반대로 인간을 노동의 수단으로 끌어내리는 것이 된다. 지금 로봇은 인간을 위해 사용되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과학기술의 빠른 발달 덕분에 미래예측은 매우 어렵지만, 중요한 방향성은 인간이 더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인류가 생긴 이후, 끊임없이 꿈꾸어온 것은 어렵고, 위험하고 더러운 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일부 지도층은 편안한 일자리를 가지고 즐기면서 힘든 일을 맡는 노동자의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인간의 평등함에 기여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에서처럼 힘든 일을 이주노동자에게 다 맡기는 것으로 인간다움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힘든 일을 로봇이 하고 그 로봇을 인간이 조종함으로써 힘든 일에서 인간이 벗어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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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세의 대한 주장은 인간과 동등하지도 않고, 동등하려고 해서도 안 되며,

동등할 수도 없는 로봇을 인간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 인간을 노동의 수단으로 끌어내리는 것이 된다.

 

4차 산업혁명이 전하는 메시지는 개인이 각각 다름을 인정받고 존중받는 시대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같은 약을 먹고 같은 치료를 받는 게 아니라 같은 신발을 신지 않아도 되도록 개인 맞춤형 제조와 서비스가 보편화되는 미래로 가고 있다. 앞으로 대량맞춤(Mass Customization) 능력을 보유하는 기업과 국가는 크게 발전할 것이다. 대량맞춤을 구현하기 위한 핵심역할 중의 하나를 로봇이 담당하게 된다. 우리는 대량맞춤 산업이 만들어낼 새로운 일자리의 미래를 먼저 발견하고 준비해야 한다.

로봇세 도입에 앞장서는 국가는 혁신의 경쟁에서 탈락할 것임이 분명하다. 로봇세가 로봇산업발전을 저해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로봇세를 내야 하는 로봇 고객 산업(필드생산, 제조, 서비스)의 경쟁력이 사라지게 하고, 결국은 전체 산업이 공동화되는 국가를 만든다는 것이다. 

공상과학 영화에서처럼 먼 미래에 충분히 자율적인 로봇이 등장하게 되는 시점이 오면 로봇 소유자에 대한 로봇세 논의가 본격화 될지 모른다. 

하지만 현재는 로봇 고객 산업을 더 지원하고 육성하면서, 로봇의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려는 노력을 과감하게 추진하는 것이 일자리 문제 해결과 부의 균등분배에 더 큰 도움이 된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8호(2017년 4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