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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세 기획(1)]로봇세 공방, 근거 있나?

2017-04-04마송은 기자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게 될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 어들면서 고용 문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일단 일자리 에 대한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적지 않은 전문가가 로 봇, 인공지능 등의 기술 발달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월 세계경제포럼(WEF)은 일자리 관련 보고서를 통 해 2020년까지 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로봇을 갖고 있는 사람이나 기업에게 세금을 내게 하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의 ‘로봇세’ 주장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는 로봇세로 거둬들인 돈으로 일자리를 잃 은 사람들을 위한 직업 재교육과 복지 등에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빌 게이츠의 주장이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은 각 산업의 로봇 도입 속도가 빨라지면서 곳곳에서 로봇 도입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 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한국고용정보원이 23개 대표 직업군 재직자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4차 산업혁명과 직업세계 변화’에 대한 인식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44.7%가 “4차 산업혁명으로 내 직업 일자 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로봇 도입, 사회 전 영역 확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직업 분야는 금융·보험 관련직(81.8%), 화학 관련직(63.6%), 재료 관련 직(61.4%)의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금융·보험 분야의 경우 로 봇의 활용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 BTMU은행은 도쿄 플래그 십 지점에 휴머노이드 로봇 ‘Nao’를 도입했고, 미즈호은행은 로봇 ‘페퍼’를 고객 응대 서비스 등에 사용하고 있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로보어드바이저의 등장도 관심을 모 은다. 현재 미국 로보어드바이저 운용 자산은 3000억 달러에 육박 하고 있다. 컨설팅기업 AT커니는 2020년 로보어드바이저 시장규 모가 2조2000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축, 식음료 분야에도 로봇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 3D 프린팅 스타트업 아피스코르(apis cor)는 3D프린팅 로봇 팔을 사 용해 하루 만에 약 38㎡ 크기(약 11평 크기의) ‘3D 프린트’ 집을 만 드는데 성공했다.

미국의 로봇 기업 미소로보틱스는 햄버거 패티를 굽는 로봇 ‘플리피(Flippy)’를 공개했다. 플리피는 패티를 구운 뒤 빵 위에 올려 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미소로보틱스 측은 “앞으로 플리피가 채 소를 썰거나 접시에 음식을 담아낼 수 있도록 학습 시킬 것”이라 고 밝혔다.

카페에도 로봇이 등장했다. 홍콩 사이언스 파티와 미국 샌프란 시스코에 문을 연 ‘카페 X’는 로봇 바리스타가 커피를 제공한다. 손님이 앱, 키오스크 등을 사용해 커피를 주문하면, 로봇이 2분 내로 커피를 만들어 준다. 이 로봇은 1시간 만에 100~200잔의 음료를 만들 수 있다.

최근에는 공항에도 로봇 도입이 늘고 있다. 지난 2월 21일 인천 국제공항은 안내·청소 로봇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인천국제공 항은 LG전자가 개발한 공항 안내 로봇과 청소 로봇 서비스를 올 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빌 게이츠는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공포심이 조장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사람들이 열망하는 것 이상의 기술 발전으로 공포감이 조성되는 것은 슬픈 일”이라며 “기술 발전을 반대 하는 것보다는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이 더 나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사회당 대선 후보인 브누아 아몽은 로봇세 도입을 통해 국민에게 매달 기본소득 750유로를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고 나섰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국회 입법연구모임 ‘어젠다 2050’가 인간을 대체하는 인공지능에 세금을 부과하는 ‘기계과세’를 검토한 바 있 다. 김세연 바른정당 의원은 “CPU 용량 단위를 로봇세 과세 표준 으로 정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로봇세 논란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로봇세가 로봇 기술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 무장관은 빌 게이츠의 의견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파이낸셜타임스의 기고문을 통해 “고용시장과 소득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 기 위한 방안으로 로봇에 세금을 부과하자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 라고 비난했다.

서머스는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 주범으로 로봇만을 지적한 것은 문제가 있다. 모바일 뱅킹. 키오스크, 컴퓨터 프로그램 등도 인간의 노동 시장을 줄였지만, 이 기술에는 과세를 하지 않았다” 며 “로봇세를 부과한다면, 로봇 자체가 생산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의회도 로봇세 도입에 반대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지난 2 월, 유럽의회는 ‘로봇과 인공지능의 법적 지위와 개발, 활용에 대한 결의안’을 통해 로봇을 ‘전자인간’으로 규정한 바 있다.

유럽의회 는 “노동자의 일자리 재교육과 복지를 위한 로봇세는 반대한다” 면서도 “자율주행자동차 등 로봇 확산에 따른 윤리적 문제 등에 대해서는 입법화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국제로봇협회(IFR)는 로봇세와 관련한 입장을 발표하고 “로봇 세는 로봇 산업의 혁신을 저해할 뿐 아니라 인간의 고용 분야에도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제임스 베슨 보스턴대학 교수도 “20세기 중반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는 이야기가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라며 “로봇세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고 말했다.

 

[테크M = 마송은 기자 (running@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48호(2017년 4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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