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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획]모두가 증인…4차 산업혁명 기술에 신뢰 제공

2017-03-12이영환 건국대학교 기술경영학과 교수

인터넷에서 부동산이나 보석 거래를 할 수 있을까? 사이버 범죄가 나날이 증가하는 요즘 인터넷 상에서는 상대방을 신뢰하기가 몹시 어려워서 거래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인터넷 상에서 상대방에 대한 정보 없이도 신뢰를 갖도록 시스템을 고안할 수 있을까? 

단순한 해답은 모든 네트워크 참여자가 거래에 대한 동일한 정보를 갖게 하는 것이다. 모든 거래자가 모두 같은 정보를 갖고 거래 시 이를 참고하면 위변조가 불가능해지고 모든 거래가 투명해지고 신뢰가 제공된다.

이는 마치 밭을 사고 팔 때 마을사람 전체를 증인으로 세우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마을에 있는 모든 사람이 매수되지는 않을 것이므로 누구와 거래하든지 신뢰할 수 있다.


거래자 모두 정보 가져 위변조 봉쇄

이렇게 고안된 것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 시스템에서는 모든 거래를 기록한 장부를 네트워크 참여자(마을사람)가 모두 하나씩 갖고 있다. 이 시스템 상에서 거래를 성사시키려면 장부를 갖고 있는 참여자 다수(보통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와 같이 마을사람 전체가 장부를 갖고 증인을 서면 신뢰가 생기고 좋은 점은 있지만 문제는 있다. 마을사람에게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참가할 사람은 없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식 블록체인에서는 네트워크 참여자 누구든지 ‘채굴’을 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채굴은 단순하게는 0과 1이 표시된 동전 던지기와 유사하다고 보면 쉽다. 동전을 256번 순차적으로 던져 그 중 앞에서부터 0이 정해진 개수만큼 나오면 이 숫자가 맨 처음 나온 참여자에게 보상을 한다. 

이 때 보상을 받을 참여자는 ‘블록’을 생성하는 권한을 갖는데 블록은 매 10분간 이루어진 거래를 한 단위로 만든 묶음이다. 실제  채굴은 사실 동전을 던지는 것보다는 조금 더 난이도가 있다.

누구나 다 0을 정해진 숫자만큼 만들어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앞의 블록 주소에 거래묶음을 합친 것을 기준으로 하고 이를 동전 던지기와 유사한 해시함수라는 것을 컴퓨터로 돌려서 0이 정해진 숫자만큼 나오는 ‘목표값’을 찾는 것이다. 

어쨌거나 목표값을 가장 먼저 찾은 참여자는 블록을 생성하고 이를 앞의 블록과 체인처럼 연결하고 보상을 받는데, 현재 보상금은 12.5비트코인으로 미화로 약 1만3500달러 쯤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블록체인의 장부를 위변조하려면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장부 전체를 해킹해야 하는데, 이것이 불가능하므로 안전하다. 

혹자는 블록체인이 해킹에 노출돼 위험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비트코인 거래소의 경우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전체 거래소의 3분의 1이 해킹을 당했고 그 중 절반은 영구폐업을 했다는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소가 해킹을 당했을지언정 블록체인 자체가 해킹이 된 적은 없다. 즉 블록체인이 해킹을 당한 것이 아니고 비트코인 거래소가 범죄자에 의해 운영되거나 범죄에 이용되거나 거래소 자체가 해킹을 당할 정도로 허술한 경우였다. 

예컨대 일본의 마운트 곡스를 운영하던 마크 카펠레스는 2014년 4억5000만 달러를 해킹당했다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 전과가 있는 사기꾼인 것이 드러났고, 고객들의 돈을 가로챈 경우인 것으로 추정됐다.

사기꾼이 운영한 거래소인 만큼 마운트 곡스는 거래조차도 불분명하고 장부조차도 정리돼 있지 않아 증거가 없었으므로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무죄선고를 받았다. 증거가 드러난 부분에 대해 고작 1년 옥살이를 했을 뿐이다.


네트워크 상 신뢰제공에 활용

블록체인은 그 동안 네트워크 상에서의 신뢰제공이라는 목적에 사용될 수 있음을 충분히 입증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대부분이 네트워크 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이들 기술에 신뢰를 제공하는 기반 인프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컨대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는 네트워크에서 제공받는 정보를 신뢰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 된다. 

사물인터넷(IoT)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미국의 동부지역 인터넷이 마비된 적이 있었다. 그 이유는 전 세계의 해킹당한 CCTV 카메라가 좀비로 변해 미국의 인터넷을 공격한 것이다. IoT 기기가 좀비로 변해 언제든지 공격무기로도 사용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렇듯 사이버 세상은 점점 더 적대적인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적대적인 공간에서 블록체인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우리 주위에는 자주 사용하는 등기, 인감 등 오프라인 신뢰제공 서비스가 있다. 이들은 온라인에 사용되도록 설계되지 않아 네트워크에서 사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한 점이 있다. 이런 서비스 역시 블록체인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면 편리할뿐더러 효율적으로 변하게 된다. 

블록체인은 범용적으로 쓰이기에는 아직 연구되고 개선될 점이 있다. 각 국의 중앙은행은 화폐 발행에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자료: 파이낸셜타임스]

 

영국 영란은행 연구에 의하면, 국내총생산(GDP)의 30%를 디지털 화폐로 발행한다면 효율성이 높아져 GDP 3%가 영구히 상승된다고 보고했고, 캐나다은행, 러시아은행 등이 디지털 화폐 발행방안을 연구하는 중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미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겠다고 선언까지 했다. 사실 지하경제가 투명하게 드러나는 것까지 따지면 중국의 경우 경제적 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네트워크의 처리 성능이라든지 같은 화폐를 두 군데 이상에서 사용하는 소위 ‘이중지불’이라든지 하는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대다수 중앙은행의 바람과는 달리 디지털 화폐 발행은 난관을 겪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블록체인은 신뢰가 상실된 사이버 공간에서 신뢰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계된 시스템으로, 다소 선결돼야 할 문제는 있으나 그 가능성은 무한하다. 최근 호주에서는 이를 통해 직접 민주주의를 구현하자고 하는 정당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이를 발전시키고 4차 산업의 밑거름이 되게 하는 동시에 우리 사회의 다수의 신뢰제공 서비스를 크게 개선시킬 수 있고 신뢰가 무너진 정치사회 각 분야에 투명한 신뢰를 제공하고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7호(2017년 3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