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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새정부 정책 어떻게]기술 기업에 우호적 시장 만들어라

2017-03-13한상기 소셜컴퓨팅연구소 대표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여전히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ICT의 경쟁력 약화는 우리의 앞날을 걱정스럽게 한다. 특히 지금은 ICT의 사회 전 분야 확산과 질적인 도약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주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트렌드의 커다란 변화와 새로운 정부의 출현이라는 국내의 큰 변화가 맞물리는 시점에서 3명의 전문가가 우리나라의 ICT 현황을 진단하고 새로운 정부가 추구해야 할 ICT 정책방향을 제언한다.

 

2017년 대선을 맞이해 수많은 IT 관련 정책이 쏟아져 나오고 논의되는 것은 이 시점에서 우리 IT 산업의 문제와 향후 방향에 대해 큰 담론이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

그러나 매번 반복되는 얘기와 잘못 이해하고 접근하는 모습을 보면, 아직도 IT 산업과 기술에 대한 정치권의 이해 부족과 자문그룹의 현실 경험 결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가장 중요한 관점은 지금은 2017년이고, 다양한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를 우리가 확인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기술이 사회에 갖는 함의와 영향이 커졌다는 점이다. 

첫째, 국가적 아젠다에 한 때 유행에 불과할 수 있는 용어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본다. 아직 학술적으로 정립되지도 않고, 보는 시각이 다양하며, 2~3년 뒤에는 다르게 말할 수 있는 용어들이다. 이에 대표적인 것이 ‘4차 산업혁명’이다. 그 의미는 알겠지만, 그 범위와 특징, 결과와 과정이 모두 모호한 이런 용어가 국가 정책에서 사용되는 것은 정책의 지속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올바르지 않다고 본다. 

 

실리콘밸리의 성공과 정부의 시장 역할

둘째, 가장 중요한 선언은 정부가 시장에서 플레이어가 되지 않고, 소위 말하는 ‘유효소비시장’을 제공하는 것이 정부의 핵심 역할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를 천명하는 일이다.

스타트업이 일자리 창출이나 성장의 견인차가 되기 위해서는, 정부는 기술 기업에 가장 우호적인 시장 제공자가 돼야 한다.

일부 부처에서는 이 문제를 조금씩 해결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영역에서 정부가 직접 무엇인가를 개발하고, 시장에서 역할을 하려고 한다. 정부는 시장 실패에 개입하거나, 모험적 기술을 수용하는 시장이 돼야 한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첨단 기술은 미국 정부가 이를 활용하는 시장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었다.

 

정부는 시장 실패에 개입하거나 모험적 기술을 수용하는  시장이 돼야 한다. 실리콘밸리의 첨단 기술은 미국 정부가  시장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발전할 수 있었다.

 
셋째, 어느 특정한 기술이 정부에 의해 선택되고 시장에서 우위를 갖게 해서는 안 된다. 생태계와 창의성은 다양성이라는 기반에서 출발한다. 시장에서 다양한 표준이나 구현 방식이 있음에도 특정 기업의 소프트웨어, 특정 방식의 구현이 차별적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전체 생태계를 황폐하게 만든다. 인증과 보안기술에서 우리는 너무 오랜 기간 고통을 받고 있다. 시장의 공정성과 원칙 확보는 이런 변화에서 비롯된다. 

시대에 뒤떨어진 기술이나 폐기된 기술, (액티브X 같은) 안전하지 않은 보안 방식, (공인인증서 구현 방식과 같은) 특정한 구현 등 오랫동안 잘못된 의사결정과 시장 왜곡에 대한 원인 규명을 철저히 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근본적 국가 IT 기술 전략과 정책이 진짜 전문가에 의해서 판단되고 책임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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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나 민간이 선도적으로 주도하거나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것은 올바른 접근이 아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보고서를 보면, 학계, 민간 기업, 정부 기관의 다양한 역할에

대한 논의가 있고, 이들이 수시로 협업을 통해 방향을 잡아가는 방식을 추천하고 있다. 


넷째, 정부나 공공부문에서 IT는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생각으로 전환해야 한다. 비용의 관점에서 보면 저가 입찰이나 유지보수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예산 절감이 아니라 생산성 증대와 미래를 위한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 


다섯째, 소위 말하는 4차 산업혁명은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에 미치는 어두운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산업의 혁신과 전환이 가져올 수 있는 부의 불균형과 격차 문제, 일자리의 급격한 감소, 재교육, 적절한 인재의 양성, 구조의 변화, 새로운 사회적 규범과 윤리의 문제를 중장기적으로 논의하고 대책을 만들어 내는 것이 정부의 또 다른 역할이다. 

정부는 디지털 기술의 혁신 영역에서는 10년 뒤를 내다보는 중장기적이고 모험적인 기술 개발에 자원을 투입하고, 민간의 혁신이 활발해 질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해야 한다. 다만 민간의 혁신이 모든 시민의 삶의 개선이나 행복을 보장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함의와 영향에 대해 항상 파악하면서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쪽에 많은 관심을 둬야 한다. 

 


여섯째, 정부나 민간이 선도적으로 주도하거나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것이 올바른 접근이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협업적 혁신’을 위한 체계와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인공지능에 대한 미국 정부의 여러 보고서를 보면, 학계, 민간 기업, 정부 기관의 다양한 역할에 대한 논의가 있고, 이들이 수시로 협업을 통해 방향을 잡아가는 방식을 추천하고 있다.

 
일곱째, IT 기술은 글로벌 표준과 협력을 통해 발전한다. 우리 사회에 어떤 특정한 환경과 조건이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다른 국가에서 하지 않는데 우리나라에서만 하고 있는 모든 규제 사항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앞으로도 많은 정책과 공약이 나오겠지만, 컨트롤타워나 위원회가 아닌, 집행 조직, 실행을 위한 혁신적 협업이 가장 중요한 결과물로 나오기를 바란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7호(2017년 3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