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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기획] 플랫폼 승자가 모든 산업 생태계 주도한다

2017-02-23이승훈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인공지능은 전자·IT, 제조, 금융, 의료, 자동차 등 거의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주요 IT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플랫폼화 해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을 만들며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려고 한다.

구글은 인터넷 및 모바일 환경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고, 페이스북, 아마존은 개별 사용자의 성향을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게 하는 개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기술적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는 반면, 국내 기업들의 대응은 한발 늦은 상황이다.

관련 역량을 자체 개발하는 동시 전략적 인수합병(M&A), 제휴를 통해 빠르게 확보하는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


 

 

데이비드 케니 IBM 왓슨 임원은 인공지능이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는 ‘AI as a Service’ 시대를 예견한다.

소프트웨어(SW)나 서버 인프라 등을 기업들이 직접 구현하거나 구축하지 않고 서비스 형태로 제공된 SaaS(Software as a Service),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를 활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인공지능도 전문기업에 의해 구현되고 플랫폼 형태의 서비스로 활용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인공지능은 그 동안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며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특히 그 영향력이 전자· IT 산업 내에 그치지 않고 제조, 금융, 의료, 자동차 등 거의 모든 산업에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파급력을 일찍이 인지한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주요 IT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미래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정의하고 관련 역량을 빠르게 확보해 가고 있다.

기존 사업을 고도화하는 수단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향후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을 일으킬 핵심 요소로 활용하기 위해 인공지능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대의 구글과 애플은 모바일 운영체제(OS)를 통해 산업을 혁신시키고 이를 플랫폼화 해 생태계를 만들며 산업을 주도해 왔다.

이와 마찬가지로 주요 IT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플랫폼화 해 다양한 산업에서 혁신을 만들며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려고 한다.


각 산업 내 기업들은 인공지능 플랫폼을 활용해 생태계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반대로 주도권을 가졌던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한 새로운 기업들에게 기존 영향력을 빼앗기며 도태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의 플랫폼화를 통해 이러한 변화를 만들어 가려는 주요 기업들의 준비는 이미 시작됐고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 방대한 데이터 기반 범용 AI 플랫폼

구글은 고도화된 인공지능을 구현한 필요한 핵심 요소인 알고리즘, 데이터, 컴퓨팅 인프라에 대해 모두 최고 수준의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개별 요소 기술들을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하다는 점은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데이터에 있어서 구글은 인터넷에서 생성되는 웹 기반의 정보뿐 아니라 안드로이드를 통해 모바일 환경의 실시간 정보도 확보하고 있다.

단순히 양만 많은 것이 아니라 높은 다양성을 갖는 데이터를 인공지능의 기계학습 과정에 활용할 수 있으므로 넓은 분야를 포괄하면서도 높은 수준으로 인공지능을 고도화 할 수 있다.

따라서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플랫폼화 해 모바일 산업 생태계를 주도했던 것처럼 인공지능을 플랫폼화해 다양한 산업 생태계를 혁신시킬 것이며, 그 영역은 전자·IT 산업을 넘어서 모든 산업으로 확대될 것이다.


먼저 구글의 인공지능 플랫폼을 통해 기존 안드로인드 생태계 내의 앱·서비스들을 시작으로 혁신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개발자들에게 SW 개발 툴과 앱 마켓을 통한 유통채널을 제공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구글은 이제 개발자들에게 인공지능 플랫폼을 통해 고도화된 지능을 제공하려 한다. 


구글은 2016년 3월 ‘머신러닝 플랫폼(Machine Learning Platform)’이란 음성인식, 이미지 분석, 번역 기능을 수행하는 플랫폼을 공개했다.

음성인식, 영상 처리, 번역 등 오랜 시간과 높은 개발 역량이 요구되는 부분을 구글의 인공지능 플랫폼이 대신 처리해 준다.

개발자들은 플랫폼을 활용해 처리된 영상의 결과를 갖고 가상현실 게임을 만들거나 번역정보로 다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과 서비스 자체에만 역량을 집중해 고차원의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지능을 제공하는 영역이 점차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며 구글은 전 산업 영역을 포괄하는 범용 인공지능 플랫폼을 확산시킬 전망이다.


페이스북, 정교한 개인 맞춤형 AI 플랫폼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4월 열린 페이스북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페이스북의 미래 10년 로드맵을 발표하며 인공지능을 미래 핵심 기술로 꼽았다.

일찍이 페이스북은 2013년 딥러닝 분야의 핵심 연구자인 얀 르쿤(Yann LeCun) 교수를 영입, 뉴욕과 파리 등에 인공지능 전용연구소를 설립하고 핵심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고도화를 위한 데이터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동안 사용자들의 사회관계망(Social Network) 정보 확보에 집중해 왔던 페이스북은 이제 개별 사용자들의 성향, 특성을 유추할 수 있는 데이터를 집중 확보하려 한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사용자들이 게시물에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종류를 기존 ‘좋아요’에서 ‘기쁨’, ‘슬픔’ 등 6종류로 세분화했다. 이를 통해 특정 사물, 상황에 대해 사용자가 느끼는 감정을 보다 세분화 해 축적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개개인의 성향, 특성이 구체적으로 반영된 정보가 인공지능의 기계학습 과정에 활용될 경우 매우 정교한 수준으로 개인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페이스북이 지난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공개한 대화형 인공지능 플랫폼인 ‘챗봇(Chatbot)’을 보면 사용자의 상황과 선호도를 정교하게 분석해 정보 검색, 쇼핑, 예약 등의 서비스에서 최적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비록 공공 데이터(Public Data) 영역에서 구글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지만 개별 사용자의 특성과 성향을 누구보다 정확히 분석 가능하기 때문에 인공지능 플랫폼을 통해 개인화, 맞춤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IBM, 생태계 만드는 의료 전문 AI 플랫폼

IBM은 왓슨을 구현해 인간과의 퀴즈 대결에서 승리하는 등 인공지능의 가능성을 일찍부터 보여 왔다. 방대한 정보를 조합해 지식을 만들어 내는 왓슨의 기술을 활용해 IBM은 의료, 금융 분야에 특화된 인공지능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IBM은 인공지능의 핵심 기술을 보유했지만 분야별 사업 경험과 데이터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산업 내 관련 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제휴해 분야별 데이터를 확보하고 전문성을 높여가고 있다. 

의학 분야는 2012년 캐더링 암 센터와 제휴해 약 200만 페이지 분량의 의료 전문서적, 60만 건의 진단서, 150만 건의 환자 기록을 확보했다. 이후 4조 원 이상이 집중적인 M&A를 통해 의료 분야의 역량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특히 2016년 2월 약 3조 원을 들여 인수한 트루벤헬스애널리틱스(Truven Health Analytics)는 미 연방 정부와 주정부 등 약 8500개 고객사에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막대한 양의 의료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의료 전문 인공지능 플랫폼인 ‘왓슨헬스’를 운영 중인 IBM은 다수의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들을 참여시키며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

IBM 플랫폼 생태계에 현재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은 헬스케어 디바이스 제조기업에서부터 전문 의료기관에 이르기까지 의료 산업 내 다양한 기업들로 이뤄져 있으며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그 중심에서 IBM의 왓슨이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영향력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GE, 인더스트리 4.0 선도할 산업 AI 플랫폼

항공, 에너지, 헬스케어, 제조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오랜 사업 경험을 갖고 있는 GE는 산업 현장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짐 파울러 GE 정보통신 책임자(CIO)는 머신러닝과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인공지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산업용 클라우드 플랫폼인 ‘프리딕스 플랫폼(Predix Platform)’을 발표한 GE는 산업 현장에 인공지능 플랫폼 적용을 확산시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려 한다.

프리딕스는 기본적으로 센서, 기계 간 통신, 데이터 분석과 같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플랫폼이지만, 결국 이를 넘어 인공지능을 접목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GE는 프리딕스를 인공지능 기반의 ‘인텔리전스 플랫폼'화하기 위해 인공지능, 특히 머신러닝·딥러닝 분야의 인력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딥러닝 분야의 신생 벤처인 아터리스(Arterys)에 15억 원을 투자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역량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GE는 프리딕스를 자사의 500개 공장에 2년 동안 시범 적용하면서 얻을 수 있는 비용 절감 효과를 약 6조 원으로 추정한다. 검증된 내부 사례를 활용해 GE는 인텔, 액센추어, 소프트뱅크, 타타 등 30여 개에 이르는 파트너사를 확보하며 프리딕스 기반의 산업용 인공지능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실제 P&G와 볼보 등에서는 GE의 프리딕스 플랫폼을 활용한 ‘생각하는 공장(Brilliant Factory)’을 각 사의 제조 현장에 도입했고 연간 20% 이상의 비용 효율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형 파트너사 확보와 동시에 GE는 써드파티 개발자 참여를 통한 프리딕스 플랫폼 생태계 확대를 위한 노력도 병행하며 약 4000명인 개발자 수를 2016년 말까지 2만 명으로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인공지능을 플랫폼으로 활용해 산업을 혁신해 나가려는 주요 기업들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인공지능의 성능을 결정짓는 3대 핵심 기술 요소인 알고리즘, 데이터, 컴퓨팅 파워를 둘러싼 기업들의 경쟁이 예상된다.

이 중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컴퓨팅 파워 경쟁에서는 주요 IT 기업들이 모두 상당한 수준의 역량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승부가 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반면 각 기업이 차별적으로 확보한 알고리즘 역량과 데이터가 주요 기업들이 구현해 내는 인공지능 플랫폼의 성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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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역량과 데이터가 인공지능 플랫폼의 성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구글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고, 페이스북, 아마존은 개별 사용자의

성향을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는 개인 데이터를 갖고 있다.

 

구글의 경우 인터넷 및 모바일 환경에서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지만 상당 부분의 정보가 공공 데이터다. 반면 페이스북, 아마존이 수 년 간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집한 정보들은 개별 사용자의 성향을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게 하는 개인 데이터(Private Data)가 중심이다. 


이들 기업은 개인별 사회관계망 정보, 선호도, 콘텐츠 소비 패턴, 온라인 쇼핑 이력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세분화된 개별 사용자의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

인공지능의 성능이 기계학습 과정에서 주어지는 데이터에 의해 상당 부분 결정되는 것을 감안할 때 개인별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공지능 플랫폼으로는 페이스북, 아마존이 구글보다 우세에 있을 수 있다.

반면 구글은 매우 다양한 분야에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알파고를 통해 증명된 기술뿐만 아니라 내부에서 진행 중인 딥러닝 관련 선행 연구들은 이러한 구글의 데이터에 의해 엄청난 수준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다.

구글이 구현할 인공지능 플랫폼은 다양한 분야에서 범용적으로 활용 가능한 동시에 높은 수준의 완성도로 구현되며 페이스북, 아마존의 플랫폼과 경쟁할 것이다.


향후 인공지능 플랫폼의 경쟁에서는 선점 효과가 크게 작용한다. 시장에 먼저 진출해 생태계를 먼저 만들어 나가는 기업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다.

딥러닝과 같은 기계학습 방법에 기반한 인공지능 플랫폼은 방대한 데이터에 대한 학습을 통해 성능이 발전되고 정교화되기 때문에 초기에 많은 참여자를 생태계로 끌어 모으는 인공지능 플랫폼과 후발주자로 시장에 들어와 새롭게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기업 간의 성능 차이는 크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주요 기업들은 이미 인공지능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빠르게 진행 중이다.

 

퀴즈쇼에서 우승한 왓슨


인공지능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글로벌 기업들은 기술적 준비를 마치고 본격적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기업들의 대응은 한발 늦은 상황이다.

인공지능 기술 자체뿐만 아니라 지능학습을 위한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도 열위에 있는 현실이다. 마치 스마트폰 시대 구글, 애플이 운영체제(OS)를 통해 주도한 플랫폼 경쟁에 밀려 모바일 산업의 주도권을 놓쳤던 것처럼 향후 인공지능 시대에도 같은 과오가 반복될 우려가 크다.

경쟁의 초기부터 국내 기업들은 관련 역량을 자체 개발하는 동시에 전략적 M&A, 제휴 등을 통해 빠르게 확보하는 선제적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6호(2017년 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