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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프로그래밍 경진대회 문제 살펴보니

북한, 지난 11월 ACM-ICPC 평양 예선 진행

2017-01-17강진규 기자

정 교수는 국제 대학생 프로그램 아시아 평양 지역 경연 문제 출제자다. 그는 100개조의 2016×1946 행렬과 1946×2016 행렬의 곱하기를 끝냈다. 결과는 2016×2016 행렬식이다. 계산하는데 거의 10일이 걸렸다. 계산이 끝난 후 정 교수는 잠들었고 그의 아들이 결과에 손을 댔다. 그는 어느 한 수의 하나의 자리를 지우고 숫자 1을 써넣었다. 다음날 정 교수는 매우 성났다. 그러나 아들애는 겨우 2살이어서 모든 것을 기억하지 못한다. 정교수는 아들이 매 조의 한 수의 하나의 자리수를 변화시켰고 그 숫자가 2, 0, 1, 6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는 아들이 변화시킨 위치가 행 번호와 열 번호가 70 이하라는 것을 알았다. 행렬의 왼쪽 구석의 번호는 (1, 1)이다. 첫 첨수는 행 번호이고 다음 번호는 열 번호다. 당신은 그의 우수한 학생이다. 정 선생을 도우시오. [북한 전국 프로그래밍 경진대회 문제]

 

41차 국제 대학생 프로그램 아시아 평양 지역경연 문제

 

북한이 오는 5월 미국에서 열리는 ACM 국제대학생프로그래밍대회(ACM-ICPC)에 대비해 지난해 11월 공식 예선전인 전국 프로그래밍 경진대회를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ACM-ICPC 본선 경기에 참가할 경우 한국의 서울대, 카이스트(KAIST) 학생들과 함께 프로그래밍 실력을 겨루게 된다.

17일 정부 관계자들과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해 11월 9일과 10일 이틀 간 김일성종합대학에서 41차 국제 대학생 프로그램 아시아 평양 지역경연을 개최했다.

이 경연에는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등 28개 대학에서 선발된 120여명의 대학생들이 참가했다. 이중 김일성종합대학이 1위, 김책공업종합대학이 2위, 리과대학이 3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ACM-ICPC의 공식 예선전으로 진행됐다. 그동안 북한은 중국 등에서 열린 예선전에 참가해 출전권을 획득해 왔다. 1977년 시작된 ACM-ICPC는 매년 전 세계 대학생들이 참가해 실력을 겨루는 국제 컴퓨터 프로그래밍 대회다. 대회 본부는 베일러대학교에 두고 있으며 IBM이 후원하고 있다. 북한은 수년 전부터 이 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했으며 지난해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이 한국의 카이스트 학생들과 공동으로 28위를 차지한 바 있다.

 

2016년 5월 태국에서 열린 ACM-ICPC 본선 대회에서 고려대, 김일성종합대학, 카이스트 학생들이 나란히 경연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 최진영 고려대 교수]

 

한국에서도 2016년 11월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정보화진흥원, 카이스트, IBM, 카카오, 넥슨, 삼성SDS 등의 후원으로 예선전이 열렸다. 서울대와 카이스트가 1, 2위를 차지해 본선에 나갈 예정이다. 2017년 본선 대회는 미국 사우스 다코타주에서 5월 20일부터 25일까지 열릴 계획이다. 북한 김일성종합대학 학생들이 본선에 참가할 경우 서울대, 카이스트 학생들과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 ACM-ICPC 본선에서 고려대 학생들이 동메달을 딸 수 있도록 지도했던 최진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수년 전 처음 북한 학생들이 대회 본선에 나왔을 때는 낮은 성적에 머물렀다”며 “하지만 점차 실력이 향상되고 있으며 최근 대회에서는 문제 빨리 풀기 경연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테크M이 입수한 북한 ACM-ICPC 예선 문제를 보면, 북한이 수학 계산에 초점을 맞춰 대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 부분에서 강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ACM-ICPC 예선 문제는 배렬전도수, 행렬검사, 가장 좋은 경로 찾기, 국제망봉사, 사과나누기, K번째 그래프 절단 등 12문제로 구성돼 있다.

 

41차 국제 대학생 프로그램 아시아 평양 지역경연 문제

 

‘가장 좋은 경로 찾기’ 문제의 경우 교차점들을 연결하는 고속도로 이동을 제한시간과 제한된 메모리상에서 최적화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국제망봉사’ 문제는 지구를 표면적을 고려해 네트워크에 연결된 점과 서버의 관계를 계산하는 것이다.

최진영 교수는 “북한 예선 문제는 중급 수준이며, 특히 수학적 내용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올해 본선에 출전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북한 핵실험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 집권 등으로 북한과 미국의 관계가 냉각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또 북한 당국이 자국 학생들이 미국 환경을 접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반면, 북한이 예선전을 전국 대회로 개최했다는 점에서 본선에 참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테크M = 강진규 기자(vipe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