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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성공은 충전과 생산능력, 경쟁사가 좌우

2016-05-06이승훈 가천대학교 에너지IT학과 교수

 


테슬라의 첫 번째 보급형 모델 ‘모델3’는 일주일 만에 32만5000대의 선주문을 기록했다.

 

(테슬라의 첫 번째 보급형 모델 ‘모델3’는 일주일 만에 32만5000대의 선주문을 기록했다.)

[머니투데이방송 테크M = 이승훈 가천대학교 교수, 수닷컴 대표]지난 3월 31일 테슬라의 네 번째 모델이자 첫 번째 보급형 모델인 ‘모델3’가 공개됐다.

기본 가격은 기존 모델의 절반인 3만5000달러. 테슬라의 CEO 엘론 머스크는 “이 자동차가 세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출시 예정이 2017년 말로 18개월이 지나야 받을 수 있는 제품에 사람들은 일주일 만에 선주문 32만5000대라는 호응을 보냈다. 엘론 머스크의 말이 단순한 허풍이 아닐 것임을 보여준 것이다.

‘모델3’ 일주일만에 32만5000대 선주문


테슬라는 기존의 모델들을 통해 전기차 시대를 크게 앞당겼다.

모두가 “전기차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할 때 ‘모델S’를 통해 럭셔리 스포츠 세단 이상의 빠른 속도와 안정성을 보여줬고, ‘모델X’를 통해 놀라울 정도로 넉넉한 실내공간과 파워, 그리고 오토파일럿과 같은 최첨단 기능을 선보였다.

테슬라는 애플처럼 자동차 업계의 혁신 아이콘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전기차는 여전히 미래의 자동차다. 부족한 인프라도 문제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에게 테슬라의 이전 모델들은 너무 비쌌다.

보급형이라 불리는 모델3의 도전은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2008년 첫 모델을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총 생산대수 12만 대를 넘겼을 뿐인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 도전은 성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만약 성공한다면 이 도전은 상용차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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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3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는 데 첫 번째로 짚어 봐야 하는 요소는 충전과 주행거리이다.

테슬라는 이전 모델들을 통해 이 문제를 충분히 해결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런데도 이 문제를 다시 짚어봐야 하는 이유는 기존의 모델들과 모델3의 목표 고객군이 다르기 때문이다.

모델3의 초기 고객은 지금 고객과 비슷할지 모르지만, 2020년까지 연 50만 대를 생산한다는 목표와 BMW 3시리즈 또는 벤츠 C클래스와 비슷한 기본가격을 고려하면 기존 테슬라 모델에서 크게 시장이 확장됐음을 의미한다.

모델3의 완전 충전 시 예상 주행거리인 346㎞는 분명 짧은 거리가 아니다.

문제는 이 모델의 타깃 고객이 기존의 고객처럼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가정용 충전시설을 갖고 있는지 여부다. 테슬라 모델3는 야간에 가정용 충전시설을 이용해 8~9시간 정도를 충전하면 346㎞를 주행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하지만 충전시설을 완비한 별도의 차고나 주차장이 없다면 충전이슈는 다시 소비자의 마음속에 불안요소로 남게 된다.

이는 다시 말해, 테슬라가 브랜드의 추종 세력을 확장하는 과정에 있어 틈새(Chasm)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델3는 테슬라가 추구해 왔던 안전하고 빠르고 안락한 고급 ‘대중’ 승용차임이 분명하지만, 바로 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기차가 갖고 있었던 기존의 문제인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을 다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이런 맥락에서 등장한 안심요소가 ‘슈퍼차저’였다.

모델S와 X 고객에게 평생 무료 제공을 지향하는 슈퍼차저는 현재 613개의 장소에서 3628개의 충전서비스(2016년 4월 현재)를 제공하고 있다.

무료로 제공되며, 지속적으로 그 수를 늘려가는 급속충전소라는 이미지는 고급 모델의 충분한 주행거리와 함께 전기차에 대한 불안을 거의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게 했던 요소였다.


모델3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그리고 불안 해소 여부는 ‘슈퍼차저’의 역할에 달려 있다.

 

 

(모델3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그리고 불안 해소 여부는 ‘슈퍼차저’의 역할에 달려 있다.)

하지만 집에 충전설비를 완비한 기존의 고객의 관점에서 보면 슈퍼차저가 실질적인 도움을 줬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30분이면 270㎞ 주행거리를 충전할 수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30분이란 충전시간은 바쁜 도시인에게 너무 길다. 결국 슈퍼차저는 기존 고객들에게는 주로 비상용, 혹은 여행을 위한 충전설비였다.

그러나 보급형 시장을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택 혹은 사무실에서 심야충전을 하기 어려울 경우, 급속충전 스테이션의 존재는 더욱 중요해 보인다. 엘론 머스크는 모델3를 발표하면서 내년까지 슈퍼차저의 숫자를 2배로, 완속충전기(Wall Connector)의 숫자를 5배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보급형 모델에 대해서도 급속충전을 무료로 제공할지 여부는 아직 공식 발표된 것이 없다.

보급형 시장에까지 충전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면, 충전 플랫폼으로서 테슬라가 지닌 잠재력이 사라질 수 있다.

태양광을 이용한 충전만으로 수요를 감당할 수 없게 되면 결국 기존 전력사업자에게서 전력을 사와야 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충전 서비스에 별도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전소의 존재는 보급형 모델의 매력을 높이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집 근처에 충전소가 있는지가 테슬라를 선택하는 중요한 고려사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국내의 경우도 모델3의 예약이 가능해지면서 슈퍼차저의 제공 여부가 큰 관심의 대상이 됐다.

현재로서는 서울, 부산, 제주, 평창 등에 총 7개의 슈퍼차저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한다. 태양광 충전이 쉽지 않은 국내 여건상 테슬라가 어떤 형태로 급속충전소를 운영할 지 지켜볼 일이다.

테슬라가 보급형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극복해야 하는 두 번째 문제는 생산능력이다.

지금의 사전주문 열기를 고려할 때 조만간 있을 모델3의 파트2 공개 때까지 적어도 50만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열기가 가져다주는 부담감 또한 적지 않다. 2017년 말, 즉 앞으로 18개월 내에 테슬라는 분기당 1만5000~1만6000대인 기존의 생산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또 2020년까지 목표한 연간 50만 대 생산을 달성하려면 생산력을 연평균 58%씩 늘려야 한다.

이렇게 지금의 6배가 넘는 분기당 10만 대의 생산량을 달성하더라도 일주일간의 사전 주문량인 30만 대를 소화하는데 3분기 이상이 필요하다.


전기차가 기존 자동차에 비해 생산이 쉽고 미국 페어몬트공장 생산설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다 해도 분기당 10만 대를 생산하려면 기가팩토리가 제 때 필요한 만큼의 배터리를 생산해 공급해 줄 수 있느냐는 문제에 맞닥뜨리게 된다.

기가팩토리는 2017년 모델3의 출시와 함께 부분 가동을 시작했고, 2020년부터는 풀가동 할 예정이다.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공장이기도 하다.

연간 50GWh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할 이 공장은 전기차 50만 대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이다. 테슬라가 2020년까지 연간 50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고 발표한 근거 역시 기가팩토리의 규모다.

기가팩토리가 가동되면 리튬이온 배터리의 가격이 약 30% 정도 낮아질 수 있는데 발표된 모델3의 가격은 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지금 중국의 배터리 사재기 같은 악재로 리튬 가격이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전 세계 한 해 생산량을 뛰어넘는 50GWh의 배터리 생산과 현재의 기대치인 30%의 가격 하락이 가능할지는 여전히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모델3’ 감동 줄 수 있을까?
테슬라는 기존 두 모델을 출시하면서도 항상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모델X의 경우는 첫 예정일에서 18개월이나 늦어졌다.

하지만 그 사실에 아무도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만큼 만들어진 제품의 품질이 기대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머스크는 “고객에게 기쁨을 주지 못하는 제품을 내놓느니 수익을 포기하는 게 더 낫다”라고도 말했다.

그래서 시장은 테슬라가 모델3 역시 출시약속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2017년 말이 아니라 2018년 출시라는 소문이 나오는 실정이다. 문제는 모델3가 기존의 고객과는 다른 고객을 목표로 해야 하며, 또 기존 모델에 비하면 특별한 ‘와우’ 요소가 없다는 점이다.

모델S가 포르쉐 이상의 제로백을 보였고, 모델X가 팰콘 윙과 어마어마한 적재 능력을 선보인 것과 달리 모델3는 오토파일럿과 같은 첨단기능을 포함하고 있긴 하지만 그저 346㎞를 가는 밋밋한 전기차이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테슬라에 단순히 전기차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차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왠지 모델3가 도요타의 ‘프리우스’와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맥락에서 테슬라 모델3의 성공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는 경쟁자들이다.

충분한 생산능력을 갖고 있고 테슬라의 성공 방정식을 보고 이미 학습한 경쟁자들이 주행거리를 늘린 경쟁모델을 2017년 안에 만들어낸다면 테슬라의 모델3가 갖는 매력은 많이 감소할 것이다.

테슬라 성공방정식 배운 경쟁자들


현재 닛산의 ‘리프SV’ 모델은 3만4200달러라는 가격에 172㎞라는 주행거리를 선보이고 있다.

이는 30KWh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상태에서의 주행거리로 테슬라처럼 대용량 배터리를 저렴하게 장착할 수 있다면 모델3와의 경쟁이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닛산의 리프는 이미 20만 대 이상을 생산한 경험을 갖고 있어 이제 생산을 시작한 테슬라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부분도 있다.

이미 닛산은 2018년에 190~240㎞ 주행거리를 가지는 모델을 출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닛산이 가능하다면 ‘I’ 시리즈를 만들어내고 있는 BMW나 벤츠 역시 가능하다.

테슬라 모델3 성공의 위협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는 경쟁사들의 활약 여부다. 사진은 닛산의 양산 전기차 모델 ‘리프’

 

 

(테슬라 모델3 성공의 위협이 될 수 있는 또 다른 요소는 경쟁사들의 활약 여부다. 사진은 닛산의 양산 전기차 모델 ‘리프’)

이처럼 테슬라의 모델3가 성공하려면 충전 및 주행거리, 생산 용량, 그리고 경쟁자들의 대응이라는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모델3가 얼마나 성공을 거둘지와는 별개로 테슬라가 촉발한 보급형 모델 경쟁은 분명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어젠다가 될 것이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돼 2017년 말 모델3가 출시되고, 2020년까지 테슬라의 약속대로 연간 50만 대의 생산설비 구축이 가능하다면 또 경쟁자들이 테슬라에 필적할만한 제품을 시장에 쏟아낼 것이다.

그렇다면 2018년 자동차 시장에서 관심의 초점은 전기차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아이폰이 출시되며 모바일 기기 시장의 트렌드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갔던 2007년처럼 말이다.

물론 스마트폰 시장에서 나타났던 운영체제(OS)의 진화같이 혁신적인 제품이 기존의 제품을 완전히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기차를 기반으로 하는 환경 관련 규제 강화, 자율주행, 혹은 스마트카로의 진화 등의 변화는 분명히 하나의 큰 흐름이 될 것이다.

알파고가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자 정부는 관련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AI 관련 산업은 미약한 반면 자동차 산업이 전체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하는 비중은 10%를 상회한다.

모든 상황이 예상대로 돌아간다면 2년, 길어도 3~4년 내에 전기차는 스마트폰이 만들어냈던 것 이상의 시장 변화를 촉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이다.

한국의 현대, 기아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이 어쩌면 그리 길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전기차에 대한 정책과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 기사는 테크M(테크엠) 제37호(2016년5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