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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세포 연구 한계 허문 3D 홀로그래픽 현미경 주목

2016-04-29최현숙 기자
토모큐브가 개발한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
(토모큐브가 개발한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




인류는 오래 전부터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작은 세계에 집착했다. 유리나 렌즈를 이용해 물질을 확대하는 지식은 고대 그리스 때에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실제로 렌즈를 조합해 현미경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미생물을 관찰한 것은 17세기 네덜란드 과학자 안톤 반 레벤후크에 의해서다.

이후 광학현미경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나 세포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생물학과 의학 분야에 새로운 문이 열렸고, 현미경 기술도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환자의 세포가 어떻게 기능하고 치료에 반응하는지를 관찰하는 광학현미경 경쟁이 뜨겁다.

하지만 형광(florescent) 현미경이나 공초점(confocal) 현미경 같이 세포를 3차원 영상으로 관찰하는 기존 기술은 세포를 염색해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

형광 단백질, 유기 염료 등을 이용해 세포를 염색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만 확인할 수 있는 데다 자칫 화학약품들이 세포의 기능에 영향을 미쳐 연구결과에 오류가 생길 염려가 있다.

또 줄기세포나 면역세포 등 다시 체내로 주입이 필요한 응용분야의 경우 아예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한계도 있다.



토모큐브(tomocube.com)가 최근 개발에 성공한 3차원(3D) 홀로그래픽 현미경 ‘HT-1’은 생체세포(live cell)나 조직(tissue)을 염색과정 없이 3차원으로 촬영하고 정량적인 정보(quantification)를 실시간으로 획득할 수 있다.

컴퓨터 단층촬영(CT) 원리를 구현해 아주 작고 투명하며 생명을 유지하기 어려운 생체세포 관찰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포의 물리적 현상을 손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토모큐브는 디지털 홀로그래픽 현미경 연구를 진행해온 박용근 KAIST 물리학과 교수(토모큐브 CTO)와 홍기현 대표가 지난해 9월 공동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창업 6개월 만에 소프트뱅크벤처스와 한미사이언스에서 약 30억 원의 투자를 받으며 기술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은 CT가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여러 장의 2차원 영상을 복원해 3차원 영상을 얻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흡수율 분포 영상을 얻는다.

이 때 3차원 공간에서 각 위치별 굴절률(RI; Refractive Index) 값을 계산해 3차원 데이터를 생성한다.

세포는 대부분 투명한 물질로 구성돼 있는데, 각 물질마다 각기 다른 굴절률 값을 갖고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레이저를 세포에 투과시키면 각 위치의 굴절률에 따라 파면의 변화가 일어나고 이를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굴절률의 분포를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세포를 염색하지 않고도 살아 있는 세포 그대로 고해상도 3차원 영상을 실시간으로 얻어낼 수 있다.



굴절률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은 세포의 질량을 측정할 수 있다는 얘기와 통한다. 즉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을 통해 생세포의 부피와 질량, 단백질 농도 등을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는 질병의 진단과 치료 방법에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말라리아에 감염된 사람의 적혈구를 3차원 굴절률 분포 측정 영상을 통해 보면, 감염된 적혈구의 구조와 화학적 성질 변화 과정을 추출할 수 있다.

감염 단계에 따른 적혈구의 변화와 기생충의 부피, 질량 등을 알게 되면 향후 말라리아의 감염 여부를 진단하거나 치료제를 개발할 때 새로운 접근이 가능하다.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은 적혈구보다 더 복잡한 내부 구조를 가진 백혈구 세포의 괴사와 사멸 과정도 별도의 형광 표지 없이 고속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는 암세포의 사멸이나 약물 반응 등에 적용 가능한 기술로 신약 개발과 새로운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법을 발굴하는 데 획기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은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응급의학과와 내과에서 질병을 진단하는 새로운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 개발에 성공한 박용근 KAIST 교수(토모큐브 CTO, 왼쪽)와 홍기현 토모큐브 대표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 개발에 성공한 박용근 KAIST 교수(토모큐브 CTO, 왼쪽)와 홍기현 토모큐브 대표)




홍기현 대표는 “토모큐브의 현미경을 통해 이전까지는 몰랐던 새로운 세포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에 의사들이 고무돼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앞으로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분야나 병원, 제약회사에서 토모큐브의 현미경을 통해 다양한 주제의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학현미경은 생명과학 연구의 핵심 장비다. 시장조사기업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2014년 광학현미경 시장규모는 약 10조 원이다. 이 중 생체세포 이미징(live cell imaging) 시장은 약 4조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토모큐브는 창업 초기부터 세계시장 공략을 목표로 인원을 구성했다. 총 11명의 직원 중 4명이 미국 덴버에 있는 사무소에서 상주하며 미주지역과 유럽지역의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토모큐브는 5월 제품의 첫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 27억 원, 내년 100억 원의 매출액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D 홀로그래픽 현미경은 전 세계에서 스위스 기업과 토모큐브 두 곳에서 생산하고 있다.

홍 대표는 “제품 출시는 스위스 기업보다 늦었지만 성능은 세계에서 가장 앞섰다”면서 “이번에 확보한 기술 리더십을 지키기 위해 연구개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37호(2016년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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