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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동작인식으로 최고의 몰입감 선사하는 립모션

테크M 혁신기업이야기

2016-04-19장길수 칼럼니스트



“우리는 컴퓨터 마우스가 사라지기를 원한다.”

2012년 립모션(Leap Motion)이 3D 동작인식 컨트롤러를 내놓았을 때 기사 제목이다.

마우스나 키보드를 사용하지 않고 컴퓨터 사용자가 공에 대고 자유롭게 손동작을 하면 컴퓨터 속 프로그램이 의도한대로 작동한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톰 크루즈가 했던 그 유명한 동작이 현실 속으로 금세 다가올 것처럼 느껴졌다.

립모션의 3D 동작인식 제품이 나오기 전에도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키넥트’나 닌텐도의 ‘위’ 같은 제품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립모션 제품처럼 컴퓨터 가까이에서 사람의 동작을 인식하는 제품이 아니었다. 립모션의 3D 동작인식 컨트롤러는 라이터 크기의 단말기 안에 카메라를 내장하고 있는데, 10개의 손가락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고 정확도가 100분의 1㎜ 이하다. 가격은 MS 키넥트 시스템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립모션은 제3의 개발자들이 립모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자용 소프트웨어를 내놓고 앱 플랫폼인 ‘에어스페이스(Airspace)’도 오픈했다.

‘립모션 3D잼(JAM)’ 경진대회도 열었다. 립모션 3D잼은 전 세계 개발자들이 6주 동안 총상금 7만5000달러를 놓고 경연대회를 펼치는 것이다.

지난해 3D잼에는 89개국 1900명의 개발자가 참여해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가상현실(VR) 헤드셋, PC, 안드로이드, 사물인터넷 등의 분야에서 3D동작 인식 센싱을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내놓았다.



“인간과 컴퓨터 교감방법 바꿔놓겠다”

데이비드 홀츠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우리의 목표는 사람들이 컴퓨터와 상호 교감하는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꿔놓는 것” 이라고 호기롭게 얘기했다.

하지만 립모션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이어지지 못했다. 초기에 립모션 3D 동작인식 컨트롤러를 사용해본 얼리 어답터들은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데는 뭔가 부족함을 느꼈다고 비판적으로 보기도 했다.

립모션이 혁신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대중적인 확산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이유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 VR와 증강현실(AR) 기술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몰입감과 현장감을 높일 수 있는 장치인 립모션 3D 동작인식 컨트롤러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HMD를 쓰고 가상공간에서 손가락을 이용해 다양한 객체를 조작하는 데 립모션 기술이 훌륭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 같은 열기에 부응하듯 립모션은 지난 2월 ‘오리온(Orion)’이라는 VR 지원 3D 동작인식 솔루션 베타버전을 발표했다. VR 개발자들이나 헤드셋 메이커들이 자연스러운 손동작 추적기술을 VR·AR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립모션이 공개한 오리온 동영상을 보면 가상의 공간에서 손가락으로 글씨를 쓰거나 아주 세밀한 수준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기술적인 완결성이 높아졌다.

사용자는 립모션이 제공하는 솔루션을 통해 손가락을 움직여 마치 실제 세상에 있는 것처럼 가상의 객체와 소통할 수 있다. 립모션은 오리온을 앞세워 VR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마이클 버크월드 립모션 최고경영자(CEO)는 “가상현실의 성패는 온전하게 현장감과 몰입감을 제공하는데 있다”며 “오리온은 개발자들과 OEM 사업자들에게 새로운 몰입 경험을 만들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홀츠 CTO 역시 “오리온이 VR에 특화돼 개발됐다”며 “보다 부드럽고, 빠르게, 그리고 신뢰성 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VR·AR 뜨자 립모션 동작인식 컨트롤러 상종가

지난해 10월 립모션은 SK텔레콤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실감형 멀티미디어 기술을 공동 개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SK텔레콤과 립모션이 제휴한 것은 5G 서비스망을 통해 실감형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초고속으로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이미 두 회사는 3차원 공간을 인식해 가상의 콘텐츠를 표시할 수 있는 SK텔레콤의 증강현실 솔루션 ‘T-AR’과 손가락의 미세한 동작까지 정밀하게 인식해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할 수 있는 립모션 3D 동작인식 컨트롤러를 결합한 기술을 개발해 시연하기도 했다.

립모션은 ‘CES 2015’에서 3D 동작인식 센서 신제품 ‘드래곤플라이(Dragonfly)’ 모듈의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기존 동작인식 센서가 적외선 이미지 센서를 장착해 근거리 흑백영상만 획득할 수 있었다면 드래곤플라이 센서는 빛의 삼원색(RGB)까지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컬러 영상 획득이 가능하기 때문에 VR·AR 체험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게다가 드래곤플라이는 HMD를 착용 상태에서도 외부 환경을 볼 수 있는 기능을 지원, 실제 외부 공간과 상호작용하는 증강현실 솔루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해준다.

립모션은 앞으로 드래곤플라이를 VR 장비에 임베디드 형태로 공급할 계획이다. SK텔레콤에 드래곤플라이 베타 버전을 우선 제공해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서 있다.

립모션은 2013년 대만 에이수스와 제휴해 올인원 PC와 프리미엄 노트북에 번들 제품으로 립모션 컨트롤러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어 베스트바이와 제휴해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장터를 통해 본격 판매에 들어갔다.

이어 립모션 3D 동작인식 컨트롤러와 립모션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인 ‘에어스페이스’(립모션 애플리케이션 스토어)가 2013년 처음으로 HP 노트북에 임베디드 형태로 탑재됐다. 이들 업체와의 제휴는 립모션을 대중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됐다.

립모션의 혁신성을 인정해 일찌감치 지분 투자에 나선 벤처캐피털과 엔젤투자자도 적지 않다. 2012년 5월 시리즈A 펀딩을 통해 하이랜드 캐피털 파트너스 등으로부터 1275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그전에 안드레센 호로위츠, 파운더스 펀드, 빌 워너 등 엔젤투자자들의 투자분까지 포함하면 투자금은 총 1455만 달러에 달했다. 이어 2013년 시리즈B 펀딩을 통해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3000만 달러의 자금을 추가로 받았다.

시리즈A와 B 펀딩을 통해 자본 참여한 하일랜드 캐피털 파트너스측은 “립모션 창업자들의 ‘수학적인 돌파력(mathematical breakthroughs)’은 립모션이 컴퓨팅 분야에서 거대한 도약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립모션의 혁신성을 높이 평가했다.

하이랜드 캐피털 파트너스의 지분 참여를 계기로 하이랜드 캐피털과 애플 임원 출신으로 립모션에 영입돼 2년간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던 앤디 밀러는 에어스페이스 플랫폼 오픈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애플에서 모바일 광고 사업과 앱스토어 사업에 관여한 인물이다.

최근 VR·AR 관련 솔루션 기업의 인기가 상종가를 치고 있다. 립모션 외에도 다양한 기술을 갖고 있는 업체들이 VR·AR 시장을 겨냥해 합종연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AR와 VR 시장을 둘러싼 합종연횡과 힘겨루기가 치열해지면서 한바탕 격랑이 몰아칠 듯 한 분위기다.

“우리의 사명은 사람과 기술간 장벽을 제거하는 것이다.”

립모션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지점이다. 립모션이 향후 VR 시장에서 과연 날개를 달 수 있을지 지켜봐야할 것 같다.

<본 기사는 테크M 제36호(2016년4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