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TECH M

실용적이고 저렴한 가정용 로봇으로 급성장, 아이로봇

2016-03-22장길수 IT칼럼니스트


[머니투데이방송 테크M = 장길수 IT컬럼니스트] 로봇 청소기 전문업체인 아이로봇은 SF소설가로 유명한 아이작 아시모프의 소설 ‘아이,로봇(I,Robot)’에서 회사 이름을 따왔다.

원래 회사 이름은 IS로보틱스였으나 사내에 아시모프 팬이 많아 나중에 아이로봇으로 바꿨다고 한다. 아이로봇은 1990년 MIT 출신의 콜린 앵글, 헬렌 그라이너, 로드니 브룩스가 공동 창업했다. 콜린 앵글과 헬렌 그라이너는 MIT 교수 출신인 로드니 브룩스의 제자다.

지도교수와 제자들이 함께 회사를 만들었지만 2명은 떠나고, 지금은 콜린 앵글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일반인에게 아이로봇은 로봇 청소기 전문업체로만 알려져 있다.

사실 이 회사의 제품군은 다양하다. 로봇 청소기 ‘룸바’, 바닥청소 로봇 ‘스쿠바’와 ‘브라바’, 수영장 청소 로봇 ‘미라’,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 Mathematics) 교육용 로봇 ‘크리에이트’, 텔레프레전스 로봇, 병원용 로봇, 국방 로봇(팩봇, 코브라, SUGV 등)을 내놓고 있다.

콜린 앵글 CEO가 그동안 아이로봇이 로봇 청소기를 만드는 가전업체가 아니라 로봇 업체라는 점을 강조해온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는 가전업체들이 가전제품을 스마트화라는 차원에서 접근하는데 비해 아이로봇은 인간이 하는 일을 대신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뛰어난 내비게이션 및 자율주행 기술 로봇 청소기인 ‘룸바’ 시리즈는 아이로봇의 대표 상품이다. 특히 로봇 청소기 기술의 결집체인 ‘룸바 980’은 대표적인 가정용 로봇이다.

지난해 출시된 룸바 980은 와이파이를 통해 인터넷 연결이 가능한 클라우드 방식 로봇 청소기다. ‘커넥티드’ 로봇 청소기로도 불린다. 인터넷에 연결되는 모델은 아이로봇 제품 가운데 처음이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앱을 통해 리모컨처럼 로봇을 원격조종할 수 있다.

이 제품은 뛰어난 내비게이션 및 자율주행 기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vSLAM(Visual 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이라는 기술이 채택돼 있다. vSLAM은 2012년 아이로봇이 인수한 이볼루션로보틱스의 기술이다.

다양한 센서와 카메라를 활용해 주변 환경을 탐색하고 청소할 곳의 지도를 만들어구석구석 빠지지 않고 청소할 수 있는 능력을 지원한다.

아이로봇 홈 앱
(아이로봇 홈 앱)


룸바에 적용하고 있는 내비게이션 및 자율주행 기술은 앞으로 아이로봇이 내놓을 다양한 모바일 로봇의 근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텔레프레전스 로봇과 병원용 로봇에 룸바의 내비게이션 및 자율주행 기능이 채택됐다.

아이로봇이 발표한 텔레프레전스 로봇인 ‘아바 500’과 병원용 로봇인 ‘RP-VITA’는 사무실이나 병원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원격 화상회의나 원격진료 시스템을 가능하도록 해준다.

아바500은 네트워크장비 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와 공동 개발했으며 RP- VITA는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인터치헬스와 개발했다.

이들 모바일 로봇이 사무실이나 병원을 자유롭게 이동하려면 주변 환경을 빨리 인식해 지도를 만들고 이동하는 내비게이션 및 자율주행 기술이 꼭 필요하다. 룸바 기술이 다른 로봇 제품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을 아바 500과 RP-VITA의 사례가 잘 말해주고 있다.

2016년 아이로봇은 새로운 변화가 불가피하다. 최근 국방로봇 분야를 매각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국방 로봇사업은 아이로봇의 기술력을 잘 보여주는 사업 부문인데, 폭발물 제거용 로봇인 ‘팩봇’이 유명하다. 아이로봇은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6000여 대에 달하는 국방 로봇을 공급해왔다.

하지만 지난 2월 4일 로봇 청소기 등 가정용 로봇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국방 및 안보(D&S) 사업부문을 앨링턴캐피털파트너스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국방용 로봇 사업 부문의 매각은 아이로봇의 지분 6.1%를 보유한 헤지펀드 레드마운틴캐피털파트너스의 요구 사항이기도 했다.

지난해 말 레드마운틴캐피털파트너스는 아이로봇 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로봇 청소기 사업에 집중하고, 국방 로봇 사업을 정리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번 D&S 사업부문 매각으로 아이로봇은 앞으로 로봇 청소기 등 가정용 로봇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 청소기 사업의 비중은 아이로봇 전체 매출에서 94%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에 비해 국방 로봇 사업부문은 전체 매출의 5% 정도에 불과했다.

아이로봇이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정용 로봇 시장의 전망은 매우 밝다. 영국 시장조사업체인 제니퍼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전 세계 소비자용 로봇: 시장과 전략 2015-2020’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미국은 10가구에 한 대 꼴로 가정용 로봇이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미국 가정에는 25가구에 1대 꼴로 로봇이 보급돼 있다. 대부분 청소 로봇이나 잔디깎기 로봇이다. 성장을 위해 가정용 시장에 집중 가정용 로봇의 보급은 앞으로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가정용 로봇이 아이로봇의 로봇 청소기 룸바, 드롭렛 로보틱스의 ‘스프링클러 로봇’, 소프트뱅크의 소셜 로봇 ‘페퍼’ 등이다. 최근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투자전문업체인 콜럼비아와그너는 아이로봇 주식 125만주 가량을 매입했다.

이 회사는 아이로봇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는데다 부채가 없고, 강한 성장 잠재력과 이윤 창출능력을 갖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최근 발표된 2015년 깜짝 실적은 아이로봇의 성장 잠재력이 절대 과장이 아니라는 점을 잘 말해주고 있다. 2015년 실적 자료에 따르면, 아이로봇은 2014년 5억5680만 달러보다 6000만 달러 정도 증가한 6억168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순익도 2014년 3780만 달러에서 4410만 달러로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 실적은 로봇 청소기 판매 호조와 중국 시장의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룸바 980을 비롯한 가정용 로봇 사업부문이 전년 대비 25% 이상 성장했고, 중국 광군절(11월 11일), 쌍12절(12월 12일) 등 특수 덕분에 중국 매출 실적이 전년 대비 70% 이상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D&S 사업부문의 매각에도 불구하고 아이로봇이 2016년 매출 목표를 6억3000만~6억4000만 달러로 잡은 것도 가정용 로봇 시장의 성장세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년 대비 11%~13%의 매출 성장률을 자신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중국 시장의 잠재력은 아이로봇의 미래 전망을 더욱 밝게 해주고 있다. 지난해 중국 매출이 70% 이상 증가했는데, 중국 소비자들의 가정용 로봇에 대한 수요 증가로 아이로봇의 중국 매출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콜린 앵글은 실용성을 갖춘 로봇 개발과 사업을 중시하는 경영자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이 원하는 로봇은 각종 첨단기능이 장착돼 있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아니라 실제로 가정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용적이고 저렴한 로봇”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아이로봇이 지향하는 목표가 바로 소비자들이 저렴하게 구입해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해 공급하는 것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국방 로봇의 매각으로 실용성을 중시하는 콜린 앵글의 경영 철학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로봇이 가정용 로봇 시장에 어떤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지 주목된다.

<본 기사는 테크M 제35호(2016년3월) 기사입니다>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