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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집중분석] SNS 이단아에서 왕좌 노리는 스냅챗

2016-12-13장길수 IT칼럼니스트

스냅챗 앱 서비스

(스냅챗 앱 서비스)


소셜 미디어 시장에서 스냅챗(Snapchat)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하루 사용자가 1억5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이미 트위터를 추월했다.
올해 미국 내 스냅챗 사용자 성장률은 27.2%로, 미국 전체 모바일 메시징 앱 성장률 16%를 훌쩍 뛰어넘었다. 시장조사기업 이마케터는 올해 미국내 스냅챗 사용자수가 5860만 명으로, 트위터(5680만 명)와 핀터레스트(5460만 명)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스냅챗 광고매출은 작년 5900만 달러에서 올해 3억 달러, 내년 1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중 기업공개(IPO)도 준비하고 있는데, 4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것이란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스냅챗의 핵심 지지층은 밀레니얼로 대표되는 젊은 층이다. 2011년 런칭 당시 외설적인 사진을 올리는 섹스팅(sexting) 창구가 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섹스팅 사이트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하고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스냅챗의 성장 비결은 무엇일까.


페이스북도 탐내는 단명성 서비스

스냅챗은 기존 소셜미디어 업계에선 이단아와 같은 존재다. 기존 서비스들은 ‘인터넷은 영원하다’는 명제에 충실했다. 구글·페이스북·트위터 등이 쏟아내는 메시지·사진·동영상·트윗 등은 사이트에 영속적으로 남는 기록물의 성격이 강했다.

이에 반해 스냅챗 서비스는 ‘단명성(ephemerality)’을 특징으로 한다. 동영상 메시지는 10초 만에 사라지고, 서버에도 남지 않는다. 다른 소셜 미디어와 달리 개인정보도 요구하지 않는다.

이런 특성 때문에 스냅챗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 다른 소셜 미디어처럼 다른 사람의 반응을 살필 필요가 없다. 단명성과 자기파괴적(self-destructing) 커뮤니케이션은 밀레니얼 세대인 10대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단명성은 ‘진실성’을 드러낸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은 은연중 자신을 뽐내고 희망적인 메시지만 전달하는데 반해 스냅챗은 진솔한 일상을 담는다. 기쁨과 희망뿐 아니라 좌절·슬픔·고민도 담았다.

세로화면 포맷(vertical video format) 역시 기존 서비스에서는 볼 수 없던 시도였다. TV·영화·유튜브 등에서 익숙한 가로포맷(horizontal video format)을 버리고 세로 화면이라는 낯선 포맷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콘텐츠를 올리는 데는 세로 포맷이 훨씬 편리하다는 점이 입증됐다.

스냅챗이 반짝 인기에 그치지 않고 승승장구한 데는 재미있는 기능을 속속 내놓은 것도 큰 원인이 있다. ‘필터’, ‘디스커버’, ‘렌즈’ 등 다양한 재미 요소를 추가하면서 사용자들을 붙들어 놓았다. 벤모(Venmo)와 유사한 결제서비스인 ‘스냅캐시(snapcash)’ 등 성공하지 못한 서비스도 있었지만 스냅챗은 수많은 기능과 서비스를 새로 내놓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스냅챗 투자자인 ‘밋치 래스키(Mitch Lasky)’는 IT매체인 ‘리코드’와의 인터뷰에서 “스냅챗의 위대한 점 가운데 하나는 많은 제품을 내놓으려는 그들의 적극적인 의지”라고 말했다. 실패 가능성에 구애받지 않고 두려움 없이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것.

지난 2012년 12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스냅챗 창업자인 에반 스피겔 CEO에게 이메일을 보내 스냅챗의 팬이라고 밝힌 것도 이런 배경이 있다.

실제로 저커버그는 스피겔과 스냅챗 공동 창업자인 바비 머피를 만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스냅챗을 모방한 클론서비스 ‘포크(Poke)를 발표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저커버그는 또한 스냅챗 인수를 제안했으나 거부당하자 스냅챗을 모방한 앱과 서비스를 새로 발표하기도 했다.

그만큼 페이스북이 스냅챗을 의식하고 있다. 에반 스피겔 CEO는 3년 전 페이스북 마크 저커버그로부터 40억 달러에 달하는 인수제안을 받았지만 단칼에 거절했다. 결국 그의 판단이 옳았다. 스냅챗의 기업가치는 페이스북 기업공개 당시 가치의 5배에 달하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내년 IPO에 성공한다면 페이스북의 인수제안 가격에 10배에 달하는 최대 400억 달러의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펙타클스

(스펙타클스)


카메라 기업으로의 변신

아직 스냅챗은 구글·페이스북 등에 비해 광고 관련 서비스와 기술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스냅챗은 미디어 콘텐츠인 ‘디스커버’, 타임라인과 유사한 서비스인 ‘스토리’ 광고, 광고주가 제공하는 카메라 필터인 ‘스폰서 렌즈(Sponsored Lenses)’, ‘스폰서 지오필터(Sponsored Geofilters)’ 등을 통해 광고 매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국 패스트푸드 브랜드인 ‘타코벨’ 등 기업들이 스냅챗 스토리 피드 등을 통해 마케팅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면서 마케팅 도구로서의 유용성이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스냅챗은 회사 이름을 ‘스냅(Snap Inc.)’으로 바꾸고 ‘카메라 기업’으로 변신하겠다고 선언했다. 카메라의 재창조를 통해 사람이 살아가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방식을 향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세상을 포착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겠다는 의미다.

얼마 전 발표한 ‘스펙타클스(Spectacles)’는 스냅챗의 이런 변화 움직임을 잘 보여준다. ‘당신의 얼굴을 위한 고프로(GoPro for your face)’라는 제품 설명에서 알 수 있듯이 스펙타클스는 구글 안경처럼 쓰고 다니면서 촬영한 동영상을 블루투스를 통해 바로 스냅챗에 올릴 수 있도록 해준다. 스펙타클스는 ‘스냅봇’이라는 자동판매기를 통해 공급되기 시작했는데 가격이 130달러로 과거 구글 글래스보다는 아주 저렴하다.

스냅챗은 스펙타클스를 통해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에서 해방되어 세계를 보다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재창조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셀카용 앱이라는 비전에서 탈피해 렌즈의 방향을 외부로 돌리는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스냅챗은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분야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실제로 스냅챗은 지난 7월 증강현실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헐리우드 출신 정상급 특수효과 전문가이자 VR콘텐츠 크리에이터인 라파엘 딕러터(Raffael Dickreuter)를 영입했다. 그는 아이언맨, 캐리비언의 해적, 마션 등 영화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인물로 유명하다. 딕러터 외에도 스냅챗은 VR헤드셋 업체인 오큘러스 연구팀을 맡았던 ‘가레스 그리피스(Gareth Griffiths)’도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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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챗은 스펙타클스를 통해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에서 해방되어
세계를 보다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는 방법을
재창조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카메라와 VR·AR의 결합은 스냅챗의 자연스런 행보다. 최근 스냅챗은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를 이용할 수 있는 특수 필터인 ‘월드 렌즈(World lenses)’를 선보였는데, 이 기능이 증강현실 분야를 강력하게 푸쉬하려는 스냅챗의 전략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셀카용 앱에서 벗어나 실세계에 가상의 세계를 접목하려는 스냅챗의 시도는 매직리프(Magic Leap)와 같은 스타트업들이 구현하려는 ‘혼합현실(Mixed Reality)’ 개념과도 일맥상통한다. 스냅챗은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미디어 섹션인 디스커버를 출범하고, ESPN이나 코스모폴리탄 등에 섹션을 할애하고 있다. NFL, NBC 등과 스포츠 중계권 계약을 맺기도 했다. 에반 스피겔 CEO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스냅챗은 지금까지 총 26억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 투자에는 세쿼이아 캐피털, 제너럴 애틀란틱, T로우 프라이스 등이 참여하고 있다.

알파벳의 자회사인 구글캐피털은 최근 회사 브랜드를 캐피털G로 바꾸면서 스냅챗 투자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스냅챗은 올해 들어 벌브, 비트모지, 매스커레이드 테크놀로지 등 기업을 인수하면서 기존 서비스와의 시너지 확대를 노리고 있다.

스냅챗이 막대한 투자자금과 기업인수를 통해 페이스북과 경쟁할 정도로 성장하기 위해선 가입자층을 비밀레니얼 계층으로 확대할 수 있는 묘책이 필요해 보인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4호(2016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