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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해외 직구, 성장은 계속된다

2016-12-20이승훈 가천대학교 교수




중국 국민이 해외 사이트에 접속해 직접 상품을 구매하는 해외직구는 중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상품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주는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중국 조사업체인 빅데이타리서치(베이징정보자문유한회사)에 따르면 2014년 해외직구 규모는 전년보다 95% 증가한 1500억 위안(25조원)에 달하고 2015년에는 다시 2400억 위안(40조원)으로 급증했다. 2018년에는 해외직구 규모가 1조 위안(180조원)에 달할 것이란 예측이다.

표면 상으로 보면, 해외직구 상품을 수입하는 주체는 개인이고 매출은 모두 다른 국가의 몫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해외직구를 장려하고 있는데 이는 해외직구 규모가 커짐에 따라 소비 또한 늘어나기 때문이다.

중국정부의 해외직구 장려는 소비의 다양화와 경험의 증대라는 표면적인 이유도 있지만 내심은 국내 산업이 충분히 인민들의 소비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소비를 통한 성장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 소비를 이끌어낼 만큼 매력적인 상품이 많지 않은 현실을 직시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중국, 특히 2선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쇼핑에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쇼핑몰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구매할만한 상품을 찾는 것도 무척 힘든 것이 중국의 현실이다. 이는 유통채널이 제대로 성립되기 전에 인터넷 유통망이 발전한 탓도 있지만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만큼 충분히 매력적인 중국상품이 부족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이런 중국의 여러 상황을 보면 해외 직구는 중국 인민에게 좋은 탈출구이다. 배송까지 길게는 2주일을 참아야 하고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반품이 거의 안 된다는 단점이 있지만 직구를 통해 맘에 드는 물건을, 특히 면세로 살 수 있다는 점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면세 통관은 한 사람 당 연간 2만 위안으로 웬만한 상품의 구매, 특히 화장품이나 의류는 큰 문제 없이 살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직구는 중국 전자상거래의 중요한 하나의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원래 직구는 소비자가 해외 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물건을 구매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중국 소비자의 잠재력을 인식한 해외 사이트들이 직접 중국어로 된 사이트를 만들고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결제방식을 채용하는 등 전문적인 직구 사이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국의 쇼핑몰들이 지마켓 직구몰 같은 직구사이트를 만드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관세청의 전자상거래 수출 동향보고에 의하면 최근 1년간 수출금액은 1억829만달러(1,232억원, 7억위안)로 전년 동기 대비 232.3%나 급증했다. 그 중 중국이 최대 수출대상국으로 42.2%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중국 직구시장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국내 쇼핑몰들도 사이트 내에 중국어를 지원하고 중국카드로 결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또 다른 직구몰은 중국인이 중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중국에 만드는 사이트들이다. 즉 중국인의 소비습관을 잘 알고 있는 중국인이 해외에 제품을 조달하는 조직을 두고 직송을 통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중국에서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중심으로 판매하고 판매가 된 상품은 해외에서 직배송 하는 형태를 띤다.

중국 통계청이 중국내 직구사이트의 거래규모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5년 거래규모는 5.2조 위안(926조원)에 달했고 2016년에는 그 규모가 6.5조 위안을 기록, 해마다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장을 한 것은 중국 소비자의 해외 상품에 대한 욕구가 늘어난 원인도 있지만 정부의 국가 간 전자상거래 장려정책과도 매우 큰 연관이 있다. 정부는 늘어나는 해외소비를 국내로 돌려 세수를 강화하고 수입하는 모든 해외상품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판매사이트와 해관데이터시스템에 연동하도록 의무화 함으로써 거래를 투명하게 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세수확대를 위한 인프라를 확보한 셈이다. 또 2016년 1월까지 13개 도시(정저우, 항저우, 텐진, 상하이, 충칭, 허페이, 광저우, 청두, 다롄, 닝보, 칭다오, 선전, 쑤저우)를 보세시범구역으로 정해 이 곳에서만 보세수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보세수입의 경우, 1000위안 이하의 상품에 대해서는 수입관세를 면제해주고 상품에 따른 행우세만을 부과하는 정책을 취했다. 이로 인해 보세구를 이용한 직구상품의 가격은 일반 무역대비 경쟁력을 갖게 되었다.

그 결과, 국내 직구사이트는 활성화됐지만 일반 무역업체가 큰 타격을 입었고 반발도 커졌다. 이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2016년 4월 8일 새로운 보세정책을 발표했다.

신 정책에 의하면, 보세시범구역 이용 시에도 기존 일반무역 시에 적용하던 증치세와 종합세를 모두 부과한다. 다만 2000위안이 넘지 않는 상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면제하고 증치세와 종합세를 30% 감면해준다. 물론 2000위안을 초과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일반무역과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또 기존의 50위안 이하 소액 구매의 세금 면제 혜택을 폐기했다.

변경된 세율을 적용할 경우 과거 행우세에 비해 꼭 세금이 올라간다고 볼 수는 없다. 상품품목에 따라 높아진 상품도 있지만 낮아진 상품도 있다. 그러나 세액면제 혜택이 없어져 소비단가가 다소 올라감에 따라 중국 내의 직구사이트 주문량은 빠르게 위축됐다.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점은 그동안 통관신고서 없이 보세창고로 수입되던 해외직구 상품들이 ‘화물’로 분류되면서 복잡한 검역과정을 거치게 된 점이다.

이는 중국 내 해외직구 업체가 크게 반발하는 원인이 됐다. 그로 인해 5월 25일 중국 정부는 지정 보세구역에 한해 신 정책 개편안을 2017년 5월 11일까지 유예한다고 발표했고 1년간 신 정책을 전면적으로 실행하기까지 대비할 시간을 주겠다고 통지했다. 이러한 중국 정부의 보세정책에 관한 여러 가지 발표로 중국은 해외직구 사업을 활성화하는 동시에 세수, 상품 품질 등 다각도로 규범화된 통관 규제를 한층 심화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직구몰의 원조는 소위 말하는 따이꼬우(代., Daigou)란 보따리상이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면서 물건을 직접 사서 중국에 판매하는 구매대행 모델이다. 따이꼬우가 등장한 것은 2005년 중국 유학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당시 중국에는 높은 관세로 물건 가격이 2,3배 차이가 났고 중국에서는 살 수 없는 브랜드도 많았기 때문에 많은 해외 유학생들이 방학을 하면 가족이나 친지들의 부탁을 받아 현지의 화장품, 시계, 가방 등 상품을 사다 주었다. 차츰 부탁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10%의 구매대행 수수료를 받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따이꼬우의 초기단계이다.

점차 따이꼬우의 규모가 커지면서 2007년 알리바바 계열사인 티몰에서 처음으로 해외직구 C2C플랫폼인 티몰글로벌쇼핑을 선보였다. 그 결과 따이꼬우들은 티몰과 타오바오의 트래픽을 이용할 수 있어 고객 수가 크게 늘었고 해외직구족인 하이타오(海淘, Haitao)들은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게 됐다.

이러한 플랫폼의 등장은 자연스레 따이꼬우에게 판매의 장을 마련했으며 그들의 규모를 키웠다. 이런 상황이 계기가 돼 중국 해외상품 구매열풍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따이꼬우들은 해외를 방문해 상품을 구매할 때 영수증, 구매 사진, 배송 사진 등을 통해 정품임을 인증하는 방법을 택했다. 아날로그적이면서 매우 비공식적인 방법이지만 이를 통해 구매자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규모는 2014년에 829억 위안(14조원)에 달하고 전년 대비 상승률이 62.3%였다.

최근 중국의 세관정책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한국 화장품을 구매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가장 중요한 유통 수단은 아직 따이꼬우다. 그런 따이꼬우들이 상품 단가를 낮추기 위해 회색통관(중국 입국 시 세관 신고 절차를 밟지 않고 불법으로 상품을 반입하는 것)을 해 중국 정부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하나의 중요한 유통채널로 성장한 따이꼬우의 밀반입 행위를 중국 정부는 가만히 지켜만 볼 수 없었다.

2014년 4월부터 중국 해관은 개인물품 통관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회색통관 근절에 나섰다. 또한 많은 밀반입 따이꼬우 조직에게 실형을 내리고 이를 기사화해 그들의 행동을 통제했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2015년 따이꼬우 시장규모는 400억 위안 수준으로 전년 대비 30% 줄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직구란 해법은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 공급을 통해 소비를 진작시킨다는 장점이 있는 솔루션이다.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결코 버릴 수 없는 솔루션이고 이를 통해 국내 생산자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적절한 수단을 통해 과세를 하려는 시도는 이미 관세정책이나 따이꼬우에 대한 대응을 통해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중국정부는 알리바바로 하여금 중국에 직구로 들어오는 상품들에 대한 직접 관여를 지시했다고 한다.

이는 해외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하는 상품들을 가능하면 알리바바가 조달해 중국정부가 통제 가능한 영역 내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는 의미이다. 중국 정부는 해외상품을 통해 중국 인민들의 소비가 진작되는 것은 선호하지만 그 과정이 통제되지 않는 것은 싫어한다는 의미이다.

2016년 4월 19일 ㈜담양한과 명진식품이 중국 알리바바와 연간 20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맺은 것은 중국 정부의 해외 상품에 대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4호(2016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