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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부터 낸 향기 기술, 삼성도 반했다

2016-12-07주다은 인턴기자

삼성전자의 창의 지원 프로그램인 ‘크리에이티브 스퀘어’에 참석한  김재연 피움 CEO(왼쪽 네 번째)와 황성재 CSO(첫번째)

(삼성전자의 창의 지원 프로그램인 ‘크리에이티브 스퀘어’에 참석한 김재연 피움 CEO(왼쪽 네 번째)와 황성재 CSO(첫번째))


 아침 7시, 숲속에서 아침을 맞는 것같이 상쾌한 향이 단잠을 깨운다. 전기밥솥에서 취사 완료 알람이 울리자 방 안을 가득 메우던 피톤치드 향이 가라앉고 구수한 밥 냄새가 식욕을 돋운다.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부드러운 장미향이 온몸을 부드럽게 감싼다. 취향에 꼭 맞는 향이 외출 준비를 하는 내내 기분을 좋게 한다. 스마트 디퓨저(diffuser) 스타트업 ‘피움(PI:UM)’이 준비하는 미래다.

피움은 기술 기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퓨처플레이의 스핀오프(분사) 기업이다. 퓨처플레이의 공동창업자인 황성재 피움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피움은 선특허 후창업이라는 독특한 창업 전략으로 설립됐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창업 후 특허를 내는 데 반해 피움은 특허로 기반을 강화시킨 후 사업을 구체화해 나가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당초 퓨처플레이 발명팀은 인간의 오감을 대상으로 특허를 분석했다. 이 중 시각·청각·촉각에서의 기술 특허는 이미 포화상태라고 판단했다. 남은 감각인 후각과 미각 중 후각을 자극하는 향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인간의 감각 기관 중 후각이 가장 예민하고 오랫동안 기억에 남으며 감정변화에 즉시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참조했다.

실제로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현대인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하면 지난해 수면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5년 전보다 56% 증가한 72만 명을 웃돈다.

구글 트렌드를 봐도 디퓨저의 인기는 꾸준히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의하면 디퓨저를 포함한 글로벌 향기 시장은 지난해 266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2019년에는 355억 달러(약 41조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시장도 상승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향기 제품 시장 규모가 지난해 2조5000억 원을 기록했고, 매년 10%가량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피움의 스마트 디퓨저 가상 모델

(피움의 스마트 디퓨저 가상 모델)


친환경적 미래형 디퓨저

피움은 향기와 관련된 기술과 제품을 연구한 결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더하면 기존 디퓨저 제품의 약점을 보완하고 시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제품들은 방향(perfume) 조절이 불가능하다. 막대 리드의 작은 구멍들 사이로 오일을 끌어 올리는 모세관 현상을 이용하기 때문에 막대 리드를 제거하지 않는 이상 방향 조절이 되지 않는다.

또 아로마 캔들 디퓨저 제품은 미세먼지의 일종인 일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캔들의 심지에 불을 붙이면 탄화수소들이 불완전 연소하면서 일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피움은 방향 조절이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스마트 디퓨저 개발에 돌입했다. 피움의 스마트 디퓨저는 향기의 농도를 조절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상황에 따라 향을 선택적으로 배합, 분사할 수 있다.

또한 인체에 무해한 자연성분의 오일을 사용하며, 일회용 실린더에 위생적으로 보관된다. 이를 위해 사용자 상황 인식 기술, 향기 배합 기술, 향기 분사 기술 등을 확보했다.

피움은 스마트 기기 간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IFTTT(If This, Then That) 프로토콜을 지원할 예정이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면 일정 관리 앱을 통해 사용자의 활동 양상에 따라 특정 향을 분사할 수 있다.

이외에도 수면 패턴을 인식하거나 맥박을 통해 감정을 분석하는 스마트 기기들과 연동하면 그때그때 기분이나 바이오리듬에 따라 향을 조절할 수 있다.

기본 향은 플로랄(Floral), 오리엔탈(Oriental), 우디(Woody), 프레쉬(Fresh) 네 가지다. 피움은 이 중 플로랄, 우디, 프레쉬의 세 향을 사용해 상황에 따라 배합한다. 향기를 시각화한 것도 눈길을 끈다. 사용자가 은은한 장미향을 맡고 싶다면 분홍색을 선택하는 식이다.

향기 분사는 진동소자를 이용한다. 캔들의 심지나 오일 디퓨저의 막대 리드와 달리 진동소자는 방향 차단부터 농도 조절까지 가능하게 만든다.

진동소자의 진동 수위에 따라 향기 오일의 기화 정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피움은 공기 중에 오일이 노출돼 세균이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까지 최소화하는 등 보다 세밀하게 진동 분사 기술을 개발 중이다.

피움은 탁상용 스마트 디퓨저 출시 후  웨어러블 제품도 개발할 예정이다.

(피움은 탁상용 스마트 디퓨저 출시 후 웨어러블 제품도 개발할 예정이다.)


맞춤형 디퓨저로 향기 마케팅 시도

피움은 개인 소비자(B2C)뿐만 아니라 기업(B2B)도 타깃으로 한다는 전략이다. 최근 제조업계나 호텔 등 숙박업계에서 ‘향기 마케팅’이 인기를 끌고 있다. 향기 마케팅은 소비자의 후각을 자극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심는 마케팅이다.

피움은 브랜드 이미지에 어울리는 향기를 배합해 제안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특정한 향기로 기억되는 브랜드 마케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스마트 디퓨저에 누적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안된 향기를 사용할 수 있다. 호텔의 경우 투숙객이 원하는 향기로 방 안을 채울 수도 있다.

피움은 현재 삼성전자의 창의 지원 프로그램인 ‘크리에이티브 스퀘어(Creative Square)’의 지원 아래 기기를 개발 중이다. 내년 상반기에 워킹 프로토타입(Working Prototype)을 내놓을 예정이며, 제품 출시는 이로부터 1년 이상 후로 예정하고 있다. 탁상용 제품 출시 후에는 웨어러블 제품 개발에도 돌입할 계획이다.

황 CSO는 “스티브 잡스처럼 사람들의 행동양식을 바꾸는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애플의 아이폰 이후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편함을 느끼는 것처럼 스마트 디퓨저를 시작으로 사람들의 행동양식을 바꿀 만한 창의적인 제품을 발굴하고 싶다는 얘기다.

황 CSO는 “기술 스타트업은 창의적인 문제를 먼저 찾고 풀어서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면서 “스마트 디퓨저라는 창의적 제품이 대중화되면 또 다른 재미난 문제를 찾아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테크M=주다은 인턴기자(eun2629@mtn.co.kr)]

<본 기사는 테크M 제44호(2016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