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TECH M

삼성이 골라담은 기업들 품에 안아야 자동차 시장서 성공

2016-12-04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스마트싱스-타이젠-OCF가 주가 돼 온 삼성의 사물인터넷 전략에 비브랩스가 합류해 대화형 사물인터넷 서비스로 발전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또 하만이 가세해 다양한 차량 IT 융합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됐다.

(스마트싱스-타이젠-OCF가 주가 돼 온 삼성의 사물인터넷 전략에 비브랩스가 합류해 대화형 사물인터넷 서비스로 발전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또 하만이 가세해 다양한 차량 IT 융합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됐다.)


[KEY POINT]

삼성전자가 유망 업체에 대한 인수·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대체로 삼성의 미래 사업 관련 업체들이다. 특히 최근 하만의 인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스마트폰-가전-통신-소프트웨어 등 관련 기술과 강력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하지만 다양한 사업부서 및 회사들 간의 시너지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복잡하게 진행되는 융합산업에 대한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자체 기술, 서비스와 인수회사들의 다양한 기술, 서비스의 시너지에 대한 전략이 요구된다.
 

4차 산업혁명의 큰 흐름은 산업 융합과 시장 파괴의 면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주요 업체들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등 핵심 기술에 대한 투자와 상용화에 나서면서 산업 간의 경계와 업체의 역할도 변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하에서 지난 11월 14일 삼성전자의 미국 자동차 전장 업체 하만 인수 발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갤럭시 노트 7’의 실패를 딛고, 새로운 분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는 데 의의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 동안 스마트폰, 가전과 반도체에 집중하던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에 대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갖게 된다.

세계적인 오디오 업체이면서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에도 큰 경쟁력을 갖고 있는 하만의 인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스마트폰-가전-통신-소프트웨어 등 관련 기술과도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기사에서 삼성의 통 큰 행보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경계심을 보도하기도 했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성 장관은 삼성의 이번 딜을 산업 변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하며 이종산업 간의 협력 및 융합, 일본 기업들의 빠른 전략 변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내재화를 고수하면서 개방성과 빠른 변화에 늦게 대응해 스마트폰 및 인터넷 시장의 흐름을 놓쳤던 일본 산업에 대한 변화의 촉구로도 볼 수 있다.



삼성, 인수 통한 빠른 영역 확장

최근 삼성전자는 다양한 유망 업체들에 대한 인수 및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 동안 삼성전자의 주요 인수 업체들은 2014년 8월 스마트싱스(스마트홈 플랫폼), 2015년 2월 루프페이(스마트폰 결제), 2016년 6월 조이언트(클라우드), 2016년 10월 비브랩스(인공지능, 음성인식), 2016년 11월 하만(차량 전장) 등이다.

또 삼성이 투자한 업체들도 쿼너지(자율 주행용 라이다 센서), 빈리(커넥티드카), 비야디(중국 전기차), 말루바(자연어 처리), 누토노미(자율주행) 등으로, 삼성의 미래 사업과 관련된 업체들에게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스마트카 관련 회사들에 인수와 투자가 집중된 점을 주요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본사와 피인수회사의 시너지가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IT 업계를 대표하는 구글과 애플의 경쟁은 이미 전 산업 영역을 망라하고 있다. 스마트폰-스마트홈-스마트카 등 융합산업 전반의 경쟁 속에서 각각의 진화 방향은 서로를 닮아가고 있다.

안드로이드폰-아이폰의 스마트폰 경쟁뿐만 아니라 네스트-홈킷 기반의 스마트홈 경쟁도 서로 비슷한 서비스 모델을 가져가고 있다. 안드로이드오토-카플레이로 대표되는 스마트카 경쟁도 안드로이드폰-아이폰 경쟁의 연장선 상에서 벌어지고 있다. 앞으로 자율주행 경쟁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벤츠는 최근 열린 ‘IFA 2016’과 ‘파리모터쇼 2016’에서 “소프트웨어만으로는 융합산업을 이끌 수 없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이 중요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낸다.

2015년 여름 “애플의 팍스콘이 되지는 않겠다”는 말로 구글, 애플에 대한 경계심과 차량용 클라우드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벤츠는 이제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융합산업에 준비가 끝났다는 자신감을 보여 준다. 벤츠는 자동차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커넥티드 솔루션, 차량용 클라우드, 지도, 자동차 관련 융합 서비스 등 전방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융합 산업의 흐름 속에서 구글, 애플, 삼성의 스마트홈 진화 방향은 서로 비슷해지고 있다. 또 벤츠, 테슬라, 우버, 구글 등 기존 자동차사와 신생 업체들의 자율주행 진화 방향도 ‘주문형 교통 시스템’의 진화를 목표로 비슷한 양상을 띠어 가고 있다.

11월 초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비브랩스 경영진과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1실장(맨 오른쪽)이 기자 설명회를 진행했다.

(11월 초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비브랩스 경영진과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1실장(맨 오른쪽)이 기자 설명회를 진행했다.)


삼성, 융합산업으로의 변화 선언

지난해 열린 ‘IFA 2015’에서 삼성은 사물인터넷의 빠른 변화를 이끌 업체는 삼성뿐이라는, 미래 산업에 대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삼성이 가진 수많은 기기들을 사물인터넷의 흐름에 묶어 넣음으로써 관련 산업을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해 말에는 스마트카 산업 진출을 선언했다. 사실 삼성의 스마트카 산업 진출 선언은 경쟁 업체들에 비해서 늦은 게 사실이다. 또 하나의 생활공간으로, 달리는 스마트폰으로 진화해가는 스마트카 산업에 조금 더 일찍 뛰어들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설 이후에 피아트 주식이 상승한 예에서도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FCA(피아트-크라이슬러)와 구글이 협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피아트의 하드웨어-삼성의 헤드유닛-구글의 클라우드와 자율주행이 합쳐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하만 인수는 삼성의 자동차 진출을 더욱 구체화해 나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삼성은 인수와 투자를 통해 삼성의 약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신사업 영역에 대한 강화를 꾀하고 있다. 스마트폰, 가전, 반도체 등 하드웨어 중심의 기존 사업모델에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대화형 서비스와 같은 소프트웨어 및 사용자 서비스를 강화하고, 여기에 스마트카와 자율주행에 대한 비전을 구체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 자체적인 사업 모델, 인수회사의 시너지, 투자 회사의 성장을 통해서 스마트홈-스마트카-인공지능-소프트웨어-서비스 및 콘텐츠로 이어지는 모든 융합산업에 대한 도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스마트싱스의 사업 모델이 주는 교훈

2014년 인수한 스마트싱스의 현재는 향후 인수 업체와의 거리 설정에 대한 다양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삼성은 스마트홈 서비스 강화를 위해 구글의 네스트 인수에 맞서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바 있다. IFA 2015와 ‘CES 2016’에서는 스마트싱스-타이젠(운영체제)-OIC(Open Interconnect Consortium)를 바탕으로 한 스마트홈 전략을 대대적으로 강조하기도 했다.

올 초에는 삼성이 주도해 온 사물인터넷 표준 단체 OIC가 후발 주자임에도 불구하고 퀄컴 주도의 올신 얼라이언스를 사실상 흡수합병하고 OCF(Open Connectivity Foundation)로 다시 출범한 바 있다. 하지만, 스마트싱스 보안 이슈 이후 IFA 2016에서 보여준 삼성의 스마트홈은 지난해에 비해서도 후퇴한 모습이다.

네스트 인수 금액 32억 달러와 스마트싱스 인수 금액 2억 달러에서 보듯이 막 시작한 스타트업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위험할 수 있다. 오히려 연결성에서 뒤처져 있던 독일 가전 3사는 ‘연결된 주방’을 표방하며 스마트홈 관련 시장을 꾸준히 성장시키고 있다.

보쉬-지멘스의 스마트홈 플랫폼 회사인 BSH의 독자적인 성장에서도 그 사례를 찾아 볼 수 있다. 단적으로, 아이폰 앱과 안드로이드 앱을 동시에 만들어 제공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우리나라 가전사들이 스마트 가전과 스마트홈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반면, 인수 후에 성공적인 내재화로 연결된 사례도 있다. 2014년 인수한 루프페이는 관련 기술을 ‘삼성페이’로 발전시킴으로써 비교적 성공적인 사례를 남겼다.

하지만, 삼성의 인수는 실제적인 실적 향상으로 이어진 사례가 아직 적은 게 사실이다.

이처럼 삼성이 예전에 보여 주었던 여러 사례를 통해 인수회사에 대한 기술의 내재화와 인수회사의 독자적인 성장에 대한 효과적인 전략의 필요성을 엿볼 수 있다.

또 삼성 디스플레이의 중국 비보 공급이 비보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된 사례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경쟁과 협력이 복잡하게 일어나는 상황에서 계열사 간, 또는 사업부 간 이해 상충 문제는 앞으로 우리나라 업체들도 많이 겪을 수밖에 없는 문제다.

그동안 스마트싱스-타이젠-OCF가 주가 돼 온 삼성의 사물인터넷 전략에는 이제 비브랩스가 합류했다. 애플 ‘시리’ 개발팀이 주축이 된 비브랩스는 삼성 ‘갤럭시 8’에 탑재돼 대화형 사물인터넷 서비스로의 발전을 꾀할 예정이다. 비브랩스는 삼성을 선택한 이유로 삼성의 수많은 기기가 가진 장점을 든 바 있다.

삼성의 수많은 가전기기와 앞으로 개발해 나갈 서비스들이 비브랩스의 인공지능 대화형 플랫폼과 연동되면서 또 다른 서비스 모델이 만들어질 수 있다. 여기에 하만이 가세해 스마트카의 IT 기기화를 앞당기고, 또 하나의 생활공간이 돼가는 자동차에 다양한 차량 IT 융합 서비스 모델을 만들어갈 수 있게 된다.

다만, 다양한 사업부서 및 회사들 간의 시너지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복잡하게 진행되는 융합산업에 대한 많은 시행착오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자체 기술, 서비스와 인수회사들의 다양한 기술, 서비스의 효과적인 시너지에 대한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앞으로 스마트홈-스마트카-스마트시티로 이어지는 미래 융합 서비스 모델에 대한 성공적인 전략, 비전과 상용화를 기대해 본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4호(2016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