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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SW코딩교육, 또 하나의 주입식 교육 막아야

2016-12-09마송은 기자 주다은 인턴기자



초·중등 SW 교육 의무화 시행

지난 달 전남 장흥초등학교 4학년 정재현, 최윤재 학생이 ‘2016 주니어 SW 창작대회’에서 임베디드 SW부문 대상을 받았다. 두 학생은 교내 소음을 줄이기 위해 소음의 크기를 감지하고 이에 따라 웃는 표정, 화난 표정을 보여주는 임베디드 시스템을 개발했다.

장흥초등학교 문상민 교사는 “SW 교육은 학생들이 원하는 것 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돼야 한다"며 ”그 동기가 될 수 있는 학생 대상 SW 대회나 행사가 많이 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흥초는 교내 SW 동아리 ‘우리반 소음 지킴이’를 운영하는 등 학생들이 원하는 SW 관련 활동을 지원하며 SW 교육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장흥초는 SW 과목 교사 부족 등 SW 교육을 강화해 나가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

지난 7월 교육부와 미래창조과학부는 ‘SW 인재 양성을 위한 인재양성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초등학교(2019년)와 중?고등학교(2018년)의 SW 교육이 강화된다. 초등학교는 실과 내 SW 기초교육을 17시간 이상으로 늘리고,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체험, 정보 윤리의식 등에 대해 학습한다. 중학교는 정보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컴퓨팅사고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개발을 34시간 이상 이수해야 한다. 고등학교는 심화 선택 과정이던 정보 과정을 일반 선택으로 변경해 다양한 분야와 융합한 알고리즘, 프로그램 설계 수업을 늘릴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와 미래부는 교사의 SW 교육 역량 강화는 물론, 교과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8년까지 초등교사 6만 명(전체 교사의 30%)을 대상으로 SW 관련 직무교육을 실시하고, 이 가운데 6000명은 SW 심화 연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전국의 모든 중학교 정보 과목 교사와 정보?컴퓨터 자격증 보유 교사를 대상으로 심화 연수도 추진한다.

중학교 정보교사의 부족한 인원을 보충하기 위해서 교원양성기관의 예비 교사를 위한 교육을 시작하고, 시?도 교육청의 협의를 거쳐 SW 교사를 연차별로 확충해 나갈 예정이다.

교육부는 초?중학교용 SW 기초과정 보조교재를 개발하고, 미래부는 고등학교용 심화?융합 보조교재를 개발해 보급한다. 컴퓨팅 사고력을 높이기 위한 모듈형 워크북 교재를 개발하고, 블록형 코딩 프로그램처럼 학생들이 쉽고 재미있게 SW 교육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용 도구를 만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SW 교육이 조기에 정착될 수 있도록 130여 개 학교를 SW연구?시범학교로 지원해 집중적으로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대덕SW마이스터고가 운영하는 신입생 전형프로그램 개발팀의 김성래 학생. 사진=대덕SW마이스터고

(대덕SW마이스터고가 운영하는 신입생 전형프로그램 개발팀의 김성래 학생. 사진=대덕SW마이스터고)

 


SW마이스터고등학교는 학원 SW 교육의 또 다른 축이 될 수 있다. 국내 첫 SW마이스터고인 대덕SW마이스터고는 지난해 첫 신입생을 뽑았다. 신입생 경쟁률은 4.6대 1이었다. 대덕SW마이스터고는 학급당 20명의 소수정예 인원을 SW 분야 명장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입학생 전원은 C프로그래밍, JAVA, SW공학 등을 공통이수하고 2학년부터 SW개발과, 임베디드SW과, 정보보안과로 나뉘어 전문적인 직무능력을 배우게 된다. 이외에도 산업재산권 출원 교육과 회화 중심의 영어, 1인 1악기 연주 등 인문적 소양을 겸비한 인재를 기를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

조규석 대덕SW마이스터고 교육지원부장은 SW 교육 의무화를 앞둔 일반 초?중등학교에 대해 “SW 교육은 수학적, 논리적인 컴퓨팅 사고력을 키우기 위한 교육”이라며 “컴퓨터 앞에 앉히는 것보다 다양한 언플러그드 활동 콘텐츠를 통해 컴퓨팅 사고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부장은 이어 “국내 SW 교육은 해외에 비해 늦은 감이 있지만 교사와 콘텐츠 확보 등 교육적 기반이 잘 마련되면 1~2년 안에 정상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W 교육 강화는 세계적 추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빌 게이츠 MS 창업자 등이 조직한 비영리단체 코드닷오알지는 쉽고 친근한 게임을 이용해 코딩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빌 게이츠 MS 창업자 등이 조직한 비영리단체 코드닷오알지는 쉽고 친근한 게임을 이용해 코딩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SW 교육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영국 정부는 SW를 외국어, 지리, 역사, 음악 등의 과목보다 높은 비중을 두고 교육하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14년 9월부터 SW 코딩 과목을 정규과목으로 지정하고, 초등과정(5~7세)부터 프로그래밍과 알고리즘, 3D프린팅을 컴퓨터 정규 교과과정에 편성했다. 이미 2012년부터는 9~11세 학생을 대상으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수상은 “교육 분야의 혁명은 향후 수십 년 동안 영국의 번영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SW 교육을 강화해 나갈 방침을 밝혔다.

핀란드는 올해부터 초등학교 정규과목으로 SW 코딩 교육을 시작했다. 또 핀란드 정부는 코디콜루라는 코딩학교를 운영하며, 4~8세 아이들에게 무료로 SW 교육을 제공해왔다. 핀란드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업체 레악토에서 시작된 코디콜루는 전 국민적 관심을 받게 되면서 학교로 발전하게 됐다.

미국은 워싱턴?텍사스?켄터키 주가 고등학교 교육과정 중 제2 외국어 대신 코딩 교육을 선택하고 있다. 공교육뿐 아니라 민간단체가 실시하는 코딩 교육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이 조직한 비영리단체 코드닷오알지(codw.org)는 일반인들이 ‘앵그리버드’처럼 쉽고 친근한 게임을 이용해 코딩을 쉽게 배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 일주일에 한 시간씩 코딩 공부를 하자는 ‘Hour of Code’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이민석 국민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국민대는 4차 산업혁명의 태동 전부터 SW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15년부터 SW교육을 의무화했다”며 “디자인이나 자동차 기술 등 다양한 분야와 SW를 융합한 혁신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미 모든 분야에서 추구하는 가치들이 SW에 의해 구현되고 있음이 자명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발맞춰 SW교육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SW 교육 방향을 어떻게 정비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SW라는 과목 자체가 음악이나 체육 등 다른 과목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한다. 무턱대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어려운 과목으로 인식하는 것보다는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라는 이야기다.

이 교수는 “정보교과를 별도의 과목으로 정하는 것만이 방법이 아니다. 수학, 과학, 사회, 예술 등 다른 과목에서 SW를 활용하는 콘텐츠를 개발해 문맥 있는 SW 교육을 해야 한다”며 “SW는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교육 방식인 주입식 교육으로 SW를 가르친다면 사교육 시장으로 잠식될 수밖에 없다. 학생 맞춤형 교육을 위한 콘텐츠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한편, 일각에서는 SW 교육이 사교육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도 지적한다. 다른 정규 교과목들처럼 주입식 교육으로 학습될 경우를 우려한 것이다.

최성일 소프트웨어교육연구소장은 “기존의 교육 방식인 주입식 교육으로 SW를 가르친다면 사교육 시장으로 잠식될 수밖에 없다”며 “학생 맞춤형 교육을 위한 콘텐츠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학생은 기능적 결과물을 구현하는 것을 좋아하는 반면, 여학생은 심미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듯 학생의 성향에 맞는 교육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최근 학생들 대상으로 SW 자격증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벌써부터 학생들의 기술적 능력을 평가하려는 태도는 시기상조”라며 “향후 3~5년 동안은 학생들의 수학적·논리적 컴퓨팅 사고력을 기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테크M = 마송은 기자 주다은 인턴기자 (running@techm.kr) (eun2624@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44호(2016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