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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장애를 극복하는 희망의 기술, 재활로봇

2016-11-17강진규 기자
기자가 국립재활원 재활로봇짐에서  팔 재활로봇을 체험해보고 있다.
(기자가 국립재활원 재활로봇짐에서 팔 재활로봇을 체험해보고 있다.)


‘다리를 다쳐 혼자 걸을 수 없었던 환자가 로봇을 착용하고 혼자 걸어간다. 팔이 마비된 환자가 로봇의 힘을 이용해 팔을 움직이고 또 다른 한 쪽에서는 로봇이 환자의 팔을 대신한다.’

이는 영화나 공상과학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연구의 일환이다.

재활전문 국가 중앙기관인 국립재활원은 2013년 재활로봇중개연구사업단을 조직해 로봇의 원천기술을 장애인과 노인의 재활치료 및 일상생활 지원에 사용하기 위한 임상적 중개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재활부문에 로봇을 활용하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실제로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산업화도 지원하고 있다. 말 그대로 인간의 장애를 기술로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재활로봇 복합 연구공간 재활로봇짐

국립재활원은 원활한 연구 진행을 위해 복합 연구공간인 재활로봇짐(GIM)을 운영하고 있다. 수십 종의 로봇과 연구 장비들이 비치돼 있다. 서울 강북구 국립재활원 재활로봇짐을 방문해 최신 재활로봇 연구 진행 현장을 살펴봤다.

재활로봇짐에서는 하체, 상체 등 다양한 장애를 극복해주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외골격형 로봇(엑소스켈레톤) 장비였다. 이 장비는 하반신 마비 또는 다리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 다리에 장착해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로봇 장비였다. 사업단이 만든 1단계 외골격형 로봇은 휠체어와 비슷해 보였다. 하체 장애를 극복해주는 휠체어를 걸을 수 있는 장비로 만든 것처럼 보였다. 2단계로 만든 외골격형 로봇은 우리가 생각하는 로봇의 형태를 갖추고 있었다. 1단계 로봇이 단순히 걷는 것에 충실했다면 2단계 로봇은 좀 더 자연스럽게 걸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1단계 외골격형 로봇
(1단계 외골격형 로봇)
2단계 외골격형 로봇
(2단계 외골격형 로봇)


김호진 국립재활원 공업연구관은 “기업들과 협력해 자체 기술로 외골격형 로봇을 만들고 있다”며 “보다 진보된 3단계형 로봇을 개발하고 있고 조만간 이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활로봇짐에는 스위스에서 도입한 또 다른 하체 장애 재활 로봇인 ‘G-EO Evolution’이 있었다. 이 장비는 사용자가 약간 공중에 뜬 상태에서 장비를 이용해 걷는 것을 지원한다. 환자가 걷는 상황을 측정하고 보조해주는 것이다.

사업단은 다양한 로봇을 실험하고 임상 적용해 보면서 환자에게 어떤 방식이 더 도움이 되는지 또 어떤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해야 하는지 연구하고 있었다.

재활로봇짐에서는 하체뿐 아니라 팔 등 상체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로봇 연구도 진행되고 있었다. 재활로봇짐이 스위스에서 도입한 ‘Armeo Power’는 팔이 불편한 사람의 재활 치료를 연구하는 장비였다. 환자의 불편한 팔에 로봇 팔을 장착한 후 컴퓨터로 동작을 입력하면 로봇이 움직이며 팔 근육, 신경, 관절 등의 재활을 돕는 방식이다. 이 장비는 게임 기능을 적용해 환자가 화면 속에서 떨어진 책이나 꽃을 집어 선반에 놓는 것과 같은 움직임을 하도록 유도한다.

김호진 연구관은 “단순히 로봇을 이용한 재활 치료를 하면 환자들이 금방 지루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 이 장비의 경우 게임 기능을 적용해 환자들이 재활 치료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런 점은 재활치료와 재활로봇 연구에서 참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재활로봇짐 한 편에서는 인간의 팔을 대체할 수 있는 로봇 팔 연구도 진행되고 있었다. 하체가 불편한 환자들이 사용하는 전동 휠체어에 로봇 팔을 장착하는 연구였다. 전신마비 환자들이 다리뿐 아니라 팔도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한 연구다. 이 장비는 장착형으로 개발되고 있어 향후 다른 기기와 결합시키거나 다른 부분에 활용될 가능성도 높아 보였다.

재활로봇짐에서는 데이터 분석실이 있었다. 환자가 주요 부위와 관절, 근육 등에 마커를 부착한 후 동작을 하면 방 전체에 부착된 수십 대의 적외선 카메라가 이를 촬영하고 데이터가 컴퓨터에 전송된다. 연구원들은 데이터를 분석해 환자에게 필요한 보조기술을 연구하고 또 재활치료의 성과를 측정할 수 있다.

김호진 연구관은 “환자의 움직임을 자동으로 분석해 측정된 자료를 재활로봇과 치료 연구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재활로봇짐에는 팔 재활 치료를 위한 한 쌍이 똑같이 움직이는 로봇 팔, 손가락 치료를 위한 로봇, 걷기 운동 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로봇 등 다양한 장비가 있었다.

사업단은 단순히 기술 연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립재활원 의료진과 임상 연구를 하고 있으며 기업들과 공동 연구, 기술 이전 등도 추진하고 있다. 또 국내 연구진과 연구진, 연구진과 기업체를 연결해 주는 등 재활로봇 연구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었다.

김 연구관은 “재활로봇 연구는 재활을 위해 어떻게 맞춰서 연구하고 개발할 것인지, 재활치료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이 모두 고려돼야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공학자, 임상치료사, 의사 등의 긴밀한 협력과 논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고령화 사회, 재활로봇 투자 늘려야

아쉬운 것은 일부 장비들이 외국에서 도입된 것이고 또 일부는 아직 널리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김 연구관은 “미국, 일본, 스위스 등 여러 나라들이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고 신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재활로봇 분야에 많은 연구와 투자를 하고 있다”며 “한국도 재활로봇 분야에 관심을 갖고 연구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테크M = 강진규 기자(viper@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43호(2016년1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