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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알리바바 가고 징동의 시대 열릴까

2016-10-12이승훈 가천대학교 교수




[테크M = 이승훈 가천대학교 교수, 이진영 연구원]

아마존이 이베이를 제친 것은 믿을 수 있는 신뢰의 브랜드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보지 않고 거래를 해야 하는 전자상거래에서 이용자들은 판매자 보다는 플랫폼 사업자가 보증하는 상품을 원한 것이다. 징동닷컴 역시 알리바바를 제치기 위해 아마존을 벤치마킹 했고 자체 물류시스템과 택배서비스로 서비스를 차별화했다.

각종 가짜 상품이 사회문제인 중국에서는 특히 아예 모든 상품을 자체 관리해 가짜 상품이 뿌리내릴 수 없도록 하는 징동닷컴의 전략이 큰 호응을 받았다. 징동의 경쟁력은 고도화된 물류시스템과 중국 전역을 커버하는 거미줄 같은 배송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징동은 알리바바를 위협하는 중국 2위의 쇼핑몰로 성장했고 최근 텐센트의 대주주 등극으로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오픈마켓을 지향하는 이베이는 추락한 반면 종합몰을 지향하는 아마존은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2007년부터 아마존이 이베이의 가치를 추월, 이미 이베이의 12배를 넘어섰다. 이러한 변화의 바탕에는 신뢰란 이슈가 있다.

오픈마켓이 주는 중요한 가치는 가격과 구색이다. 플랫폼 운영자가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거래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 자발적 거래를 돕는다. 판매하는 상품의 제한이 거의 없기 때문에 상품의 종류가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판매자들 간 자연스런 경쟁으로 가격은 최저가격을 형성하게 된다. 또 플랫폼 운영자의 개입이 거의 없으므로 운영 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오픈마켓은 가장 효율적인 상거래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고객이 효율성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상거래에는 효율을 희생하고 품질을 추구하는 고객군이 있고 그 규모는 사람들의 소득이 늘거나 이전 구매의 유쾌하지 않은 경험을 계기로 증가하기 마련이다.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플랫폼의 특정 기능을 사업자가 책임지고 제공하는 전자상거래 기업이 등장하게 되는데 그 대표 사례가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가능한 많은 상품을 자체 보유하고 관리하면서 최단기의 배송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또 상품의 가격이 타 플랫폼보다 높다고 판단되면 직접 판매자로 참여해 최저 가격을 보장한다. 고객은 아마존이라는 브랜드를 통해 신뢰를 얻는 것과 함께 아마존이 책임지는 서비스라는 안심을 얻게 된다.





이와 비슷한 변화가 중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타오바오라는 오픈마켓이 제공하던 전자상거래 서비스가 아마존을 벤치마킹 한 징동닷컴(JD.com) 같은 기능적으로 발전한 사업자에 잠식되고 있는 것. 징동닷컴 역시 아마존이 제공하는 신뢰감 있는 브랜드와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국과 미국 모두 전자상거래의 이용이 보편화됨에 따라 상거래가 주는 기본적인 덕목인 ‘신뢰(Trust)’를 중요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 고객서비스를 설명할 때 많이 쓰는 ‘해슬 프리(hassle free)’란 영어표현은 ‘번잡한 것에서 자유로운’ 이라는 의미다. 이 ‘해슬 프리’를 시장의 시각에서 해석하면 구매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서 해방되는 것을 뜻한다.

그 동안 유통은 오랫동안 서로 경쟁하면서 제품의 불량, 파손, 오류, 그리고 변심 등의 이슈에 대응하는 방법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구매 과정의 문제를 해결해왔다. 오프라인 유통부문이 겪어왔던 문제해결 과정이 지금 인터넷 기반의 전자상거래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유통 역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해슬 프리’를 구현할 방법을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가 물물교환을 시작으로 물건을 사고 판 이래, 상거래는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 왔다. 인터넷 상거래는 직접 상품을 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파는 사람도 알지 못한다. 물론 소비자가 상품을 바로 가지고 올 수도 없다.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한 환경이다.




특히 전자상거래는 상품에 대해 먼저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상품거래가 완결되기 전에는 계속 불안감이 남아 있기 마련이다.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보편화되면서 불안감도 조금씩 줄었지만 적잖이 발생하는 사고들은 소비자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덕분에 전자상거래는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한 변화를 계속해왔다. 소비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한 것. 전자상거래에서 소비자가 느끼는 불안감의 원인은 다양한데, 특히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소위 ‘짝퉁’으로 불리는 가짜 상품의 존재다.

중국 시장의 가짜 상품 범람은 소비자의 눈길을 소비자 간 거래(C2C)에서 기업대 소비자 거래(B2C) 시장으로 돌리도록 하는 데 일조했다.
전통적으로 중국 상거래에서 신뢰는 매우 중요한 요소였다. 상인을 중시하는 문화를 갖고 있는 중국은 흔히 사농공상으로 대표되는 상인에 대한 괄시가 없다. 하지만 이 같은 전통적인 신뢰의 이미지는 산업화를 겪으면서 많이 퇴색됐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되면서 만들어진 짝퉁의 범람은 거래의 신뢰를 끌어내렸고 전자상거래의 발전은 가짜 상품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가짜 상품이 비대면 유통이 가질 수 있는 나쁜 점을 극대화한 것이다. 이 결과 중국 전자상거래에서 진품인지 여부는 가장 중요한 이슈이고 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짝퉁에 대한 알리바바의 강경한 태도가 눈에 띈다.



징동의 배송차량

(징동의 배송차량)

 

지난 7월 3일, 알리바바는 가짜 상품을 뿌리 뽑기 위해 짝퉁 제품을 추적, 퇴출할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을 공개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실제로 알리바바가 짝퉁을 근절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시장 안에서 짝퉁의 존재가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트린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오픈마켓 중심의 C2C 전자상거래에서 B2C로 전환된 가장 큰 이유는 가짜 상품에 대한 책임을 누군가 질 수 있다는 가능성에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누군지도 모르는 판매자를 신뢰하기 보다는 플랫폼 제공자를 신뢰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처음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작을 알리는 문은 타오바오가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타오바오는 “눈 앞에서 파는 물건도 믿지 못하는데, 어떻게 온라인 상의 물건을 구입하느냐”는 조롱을 받곤 했었다.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많은 사람들이 전자상거래를 이용하지만 불신을 완전히 없애기에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특성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징동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정품만 취급하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브랜드를 확보할 수 있게 한 일등공신은 바로 징동의 ‘자체 물류 시스템’이다.

징동의 물류시스템은 소비자의 신뢰를 받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티몰, 타오바오 등 알리바바 계열사와 다른 점이기도 하다.

알리바바의 경우 소비자를 다수의 기업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데 반해 징동은 철저한 관리를 통해 자체 쇼핑몰을 운영한다. 때문에 신뢰성 면에서 알리바바 보다는 강점이 있다고 평가된다. 중국 온라인 쇼핑업체 중 최대 규모의 물류 시설 창고를 보유, 신속한 배송을 자랑하는 징동닷컴은 11만여 명의 임직원 중 6만여 명이 전문 택배 배달원이다. 징동이 물류·유통 분야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바탕으로 징동은 소비자에게 ‘100분 서비스’, ‘211 배송’ 그리고 ‘징둥 따오지아’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100분 서비스’는 제품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없는 온라인 쇼핑에서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찜찜함을 해결해 주는 서비스로, 배달된 제품에 대해 소비자가 불만을 표시하면 100분 이내에 해당 제품을 수거해 간다.

이처럼 징동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건, 징동의 자체 물류 시스템과 300여 주요 도시에 거미줄처럼 연결된 배송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징동의 물류시스템처럼, 인터넷 전자상거래에서 재고를 관리하고 직접 배송을 수행하는 기능은 일종의 책임의 증대라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은 비용의 증가와 오픈마켓 대비 가격경쟁력의 하락을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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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의 경우 소비자를 다수의 기업과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데 반해
징동은 철저한 관리를 통해 자체 쇼핑몰을 운영한다.
때문에 신뢰성 면에서 알리바바 보다는 강점이 있다고 평가된다.
중국 온라인 쇼핑업체 중 최대 규모의 물류 시설 창고를 보유, 신속한 배송을 자랑하는 징동닷컴은
11만여 명의 임직원 중 6만여 명이 전문 택배 배달원이다.



아마존과 징동은 이러한 비용상의 문제를 규모의 경제를 통해서 풀어내고 있다. 아마존이 영어권 7억 명을 대상으로 지배적 사업자의 위치를 확보했다면 징동 역시 8억 중국인을 대상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알리바바에 이어 중국 제2의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성장한 징동은 지난해 약 80조 원의 거래액을 달성했으며 미국 나스닥에 상장(2014년 5월)해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가 주식을 매입, 1대 주주로 등극했다. 텐센트의 위챗을 기반으로 모바일 전자상거래 거래를 끌어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징동 역시 ‘가짜 상품’의 늪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징동이 직접 상품을 사서 진품유무를 확인하는 게 소비자에게 가장 신뢰를 주는 행동이지만, 쇼핑몰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감당하지 못하는 영역이 나타나곤 한 것이다. 결국 징동이 모든 물건을 직접 관리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되어 다른 업체의 입점을 허용했는데 이것이 징동에서도 가짜 상품이 나오는 원인을 제공했다.

징동은 잃었던 신뢰를 높이고 가짜 상품을 근절하기 위해 입점 업체들에게 까다로운 입점 절차를 밟게 하였고 가짜 상품이 발견될 경우 해당 업체는 바로 입점을 취소하고 퇴출조치를 하도록 했다.

이처럼 단호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징동에는 ‘짝퉁’이 존재하고 소비자의 신뢰 역시 낮아졌다. 사업자들의 입점을 허용함에 따라 가짜 상품 출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게 됐고, 거기에서 오는 불안감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떨어뜨린 것이다.

특히 해외상품이나 화장품, 식품과 같이 사용 후 진품여부가 판별되는 상품영역에서는 소비자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특정 상품에만 집중하는 전문몰들이 등장하는 배경이 됐다.

자료조사 및 정리= 박소연, 이진영 연구원

<본 기사는 테크M 제42호(2016년10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