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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세계가 배우는 한국의 스마트 시티 만들자

2016-10-20김갑성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




[테크M = 김갑성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

정부는 스마트 시티를 유망 수출전략 산업으로 선정, 도시개발 노하우와 다양한 요소기술을 적용한 K스마트 시티 모델을 구축했다. 또 국가별 맞춤형 진출 전략을 수립하고 외교·금융·홍보 등 모든 부처를 포괄하는 차원의 지원책을 마련했다.

도시기획, 스마트기술, 제도·문화를 결합한 K스마트 시티 모델을 구축하고 단품 또는 개별 기관별 진출에서 탈피해 협업에 기반한 패키지 동반진출로 전환을 추진하는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또 국가별 지역적 특성과 경제발전 단계, 도시개발 유형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술력을 높이고 국내 모범사례를 확산시키며 스타트업 성장을 돕는 등 산업생태계를 조성하고 스마트 시티 정책 컨트롤 타워(수출추진단) 구축과 해외 정보네트워크 강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기존의 유비쿼터스 도시의 건설 등에 관한 법률을 전면 개편, ‘스마트 도시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법은 스마트 시티의 개념을 명확하게 정립하는 한편 스마트 시티 관련 산업 육성과 해외진출 지원 등의 내용을 보완했다.

도시의 승리(Triumph of the city)의 저자 글레이저(Edward Glaeser) 교수는 도시를 ‘인류의 최고 발명품’이라고 했다. 도시는 문명의 총합체이다.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대부분의 제품과 서비스가 만들어지고 거래, 소비되는 곳이 바로 도시다.

중후장대형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에서 ICT, 문화산업, 서비스산업 등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스마트 시티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대표적 수출상품으로 삼을 만하다. 도시계획, 관리, 주택, 교통, 환경, 에너지, 치안, 방재 등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까지 연계한 수출상품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도시의 시스템이 수출되면 이를 유지하고 업그레이드하는 데 우리나라의 제품과 서비스가 사용된다. 이렇게 되면 무한한 순환 수출구조를 낳을 수 있는 황금 거위가 될 수 있다.

6.25 전쟁 이후 세계의 최빈국 중 하나였던 우리나라는 지금 세계 12대 경제대국의 반열에 올랐다. 이 때문에 동남아시아 및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압축성장의 모델 국가로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같은 경제성장의 결과로 나타난 것 중의 하나가 현재 우리 도시의 모습이기도 하다. 특히 1990년대 초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조성된 5개 신도시는 농경지에서 도시로의 변화를 단시간 내에 달성한 사례로 외국의 공무원이나 도시 전문가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꼭 들러 보는 단골 코스가 됐다.

최근에는 2기 신도시와 인천의 송도신도시가 최첨단 정보 기술을 접목한 미래 도시로 소개되고 있다. 단기간의 압축개발에 따른 시행착오가 있기도 했지만 우리의 도시조성 기술은 이미 세계에 내놓아도 자랑할 만한 수준이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도시모델이 해외에서 배우고 싶어 하는 스마트 시티로 성공하려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야 한다. 2008년 준공된 경기도 화성 동탄을 시작으로 2013년까지 국토교통부, 행정자치부 등 U시티 사업을 계획하거나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는 총 73개에 달한다.

화성 동탄 신도시는 유비쿼터스 환경의 미래형 도시를 구현하기 위해 초고속 정보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한 공공정보서비스를 도시통합정보센터에서 제공하고 있다. 대중교통정보, 교통제어, U파킹, 외부연계 도로교통정보, 불법주정차 단속, 차량번호 인식, 상수도 누수관리, 포털, 미디어보드, U플랜카드 등 다양한 도시관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다.

21세기 세계적 미래형 도시를 표방하고 있는 세종특별자치시는 2013년 3월까지 1단계 U시티 구축사업에 이어 2단계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교통, 방범, 환경, 시설물 관리, 포털 등 도시관리와 운용에 ICT 기술을 접목한 시범도시로 조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창조과학부 주관으로 부산에는 의료에 특화한 스마트 시티 시범사업을, 대구에는 IoT 활용 실증단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해야 수출의 길도 열릴 것이다.

둘째,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기존 U시티 테스트 베드 사업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은 재원조달 문제가 원인이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초기 구축비용은 토지와 주택을 분양하는 분양가에 포함시켜 조달했다. 총 공사비의 약 2%가 U시티에 투입됐다.

그런데 시스템의 업데이트와 추가 운영비가 필요하게 되자 U시티 서비스에 따른 편익과 비용을 비교한 주민들은 그 필요성에 회의를 가지게 됐다.

시범사업이 성공하려면 자체 비즈니스 모델을 확보해야 하지만 무엇보다 공공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공은 스마트시티 기술의 도입으로 행정을 효율화해 경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이고, 이 재원을 스마트 시티 운영에 사용할 수 있다.

시스템의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업그레이드는 스마트 시티 운영의 필수요건이다. 안정적인 운영자금의 확보를 기반으로 도시의 시스템을 꾸준히 개선해나가야 하는 것이다.

셋째, 전문 인력의 양성이 필요하다. 스마트 시티 개발의 기획, 계획, 설계, 건설, 운영 및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각 부문별 전문가뿐만 아니라 전 과정을 총괄할 수 있는 프로젝트 매니저(PM)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각 부문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있는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에서는 해외건설 엔지니어링 전문가 양성, U시티 석박사 인력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건설시장이 위축되어 우수 인재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공공기관과 민간 기업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분들을 재교육 하는 등 스마트 시티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스마트 시티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응용할 핵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스마트 시티 석·박사 인력양성 사업(가칭)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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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시스템이 수출되면 이를 유지하고 업그레이드하는 데
우리나라의 제품과 서비스가 사용된다.
이렇게 되면 무한한 순환 수출구조를 낳을 수 있는 황금 거위가 될 수 있다.



넷째,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 정부는 스마트 시티를 유망 수출산업으로 선정하고 국토교통부,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부처별로 R&D 과제를 발굴, 실증단지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이같은 부처별 노력도 중요하지만 부처 간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최신 기술을 도시에 접목해야 한다.

ICT, IoT 등 원천기술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담당하고 도시관리는 국토교통부에서 담당하고 있어 중복과제가 다수 있고, 추진 장소도 분산되는 단점이 있다.

부처의 벽을 뛰어 넘는 컨트롤 타워가 필요한 이유이다. 해외 도시개발은 건설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다. 외교, 경제, 산업, 교육, 문화, 건설 분야 등 여러 분야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범부처 간 단일 창구의 마련이 요구된다.

다섯째, 공공과 민간의 협력이 필요하다. 실제 해외에서 스마트 시티 사업을 추진하려면 민간 기업의 투자와 수주가 이뤄져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끼리 과다경쟁으로 덤핑 수주가 이루어진다면 손해이기 때문에 기업 간 협력이 중요하다.

하지만 원칙 없는 협력은 자칫 담합의 문제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정부나 공공이 조정역할을 담당, 과다경쟁을 방지해야 한다. 신용도가 높은 공공기관이 사업을 리드하고 민간 기업이 참여하여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국내에서 U시티 사업이 시들해진 것은 동반성장 차원에서 정부의 정보화 사업에 대기업이 배제된 것도 원인 중 하나다. 중소기업의 보호를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되지만, 사업 초기 막대한 투자를 수반하는 정보화 사업에 대기업이 배제되면 신기술 개발과 활용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인천 송도에 시스코가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때 우리나라 대기업들은 손이 묶인 채 중국 등 해외 진출을 꾀했으나 부진했던 경험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스마트 시티 분야에서만은 대기업의 참여를 허용, 투자를 확대하고 중소기업과 창업기업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나오게 해야 한다.

여섯째, 신도시뿐 아니라 도시재생에 스마트 도시 기법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저출산 ·고령화의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대도시로의 인구 집중이 보편화되고, 기존 도심의 재생 수요가 늘고 있다.

현 정부에서는 도시재생을 대표 어젠다로 설정, 추진하고 있다. 도시재생 사업에 스마트 시티 기법을 적용하면 도시 운영 시스템을 효율화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지난 9월 2일 한국관광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등 관련기관들이 관광진흥·도시재생 활성화를 위해 스마트 시티기술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도시재생 사업에 스마트 시티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첫 출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2호(2016년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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