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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F1’ 레이싱 드론 세계 제패한 13살 소년

2016-09-03마송은 기자

지난 7월 김민찬 선수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컵 상하이에서 레이싱 종목 우승을 차지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T

(지난 7월 김민찬 선수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컵 상하이에서 레이싱 종목 우승을 차지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T)

 

군사용 무기로 개발된 드론이 촬영, 운송, 농업 등으로 분야를 확대해 나가더니 이제는 스포츠로까지 발전했다. ‘하늘의 F1’으로 불리는 레이싱 드론 대회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최근 국제 레이싱 드론 대회에서 우리나라 13살 소년인 김민찬(KT 기가5 소속·경기도 파주 봉일천초 6학년) 선수가 최연소 챔피언에 올라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KT가 국내 기업 가운데 최초로 창단한 레이싱드론팀 기가5 소속인 김 선수는 지난 7월 KT와 정식 계약을 맺은 바 있다.

3살 때 RC헬기 조종을 시작한 김 선수는 ‘드론 천재’로 불리며, 세계 대회 우승 트로피를 싹쓸이 하고 있다. 지난 3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세계 드론 레이싱 대회(World Drone Prix) 프리 스타일 종목에서 1위를 차지한데 이어 7월에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컵 상하이에서 레이싱 종목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8월 4일 경기도 일산의 한 카페에서 앳된 모습의 김 선수를 만났다. (인터뷰 3일 뒤인 8월 7일 그는 부산 해운대에서 열린 ‘기가 드론 레이싱 월드 마스터’에서 또 한 번의 우승 기록을 세웠다.)

최대 시속 180㎞ 레이싱 드론

“일반 드론은 항공 촬영이나 취미 생활용으로 많이 쓰이잖아요. 속도는 일반적으로 30~40㎞ 정도로 느린 편이죠. 그런데 레이싱 드론은 최대 시속이 180㎞까지 나와요. 기체도 일반 드론보다 훨씬 가볍고요.”

김 선수의 설명대로 레이싱 드론은 속도가 무척 빠르다. 300m 코스를 한 바퀴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15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반인의 눈으로 레이싱 드론을 좇는 일은 녹록치 않다. 레이싱 드론 본체에 영상 수신 장치(FPV)용 카메라가 달려 있는 까닭이다. 조종자는 본체 송신기에서 고글로 전달되는 영상을 보면서 드론을 날린다.

그런데 간혹 본체 송신기에 문제가 생겨 고글에 영상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0.1초의 실수에도 승패가 좌우되는 드론 레이싱 경기에서 이 같은 돌발 상황은 트로피의 색을 좌우할 수 있다.

그러나 김 선수는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자신의 첫 세계 무대였던 세계 드론 레이싱 대회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대회 중간에 고글 영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던 것.

김 선수는 당시를 떠올리며 “대회 중간에 영상이 나오지 않아 당황했지만, 고글을 벗어 드론을 조종했다”며 “어렸을 때 고글을 사용하지 않는 레이싱 헬기를 날려봤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고글을 끼면, 마치 조종자가 드론에 탑승해 조종하는 것 같은 느낌을 갖는 것도 레이싱 드론의 장점이다. 김 선수가 레이싱 드론의 매력으로 꼽는 것도 이 부분이다. “고글을 끼고 레이싱 드론을 조종하면 제가 드론 안에 앉아서 조종하는 파일럿이 된 느낌을 받아요. 신나고 짜릿하죠.”

사진=KT

(사진=KT)

 

스피드 ‘트랙 레이스’, 독창성 ‘프리 스타일’

그러나 레이싱 드론이라는 스포츠 분야가 아직 일반인에게 낯선 것이 사실이다. 국제 대회가 시작된 것도 불과 2~3년 전의 일이다. 레이싱 드론 대회는 ‘트랙 레이스’와 ‘프리 스타일’ 종목으로 나뉜다. 트랙 레이스는 300m 트랙을 5바퀴 도는 경기다. 프리 스타일은 다양한 장애물을 통과하면서 비행 기술을 선보이는 종목이다.

김 선수가 강점을 보이는 종목은 프리 스타일이다. 어렸을 때부터 갈고 닦았던 조종 실력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선수의 프리 스타일 주특기는 드론의 기체를 360도 회전하며 뱅뱅 도는 ‘필루엣 플립(Pirouette Flip)’ 기술이다.

“프리 스타일 종목은 대회마다 장애물 구성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기술요소가 무엇보다 중요해요. 또 선수 개개인의 독창적인 비행 기술이 들어가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요.”

김 선수는 쉬는 날이면, 외국 선수들의 레이싱 드론 경기 동영상을 찾아 모니터링을 자주 한다. 그는 새로운 기술이나 다른 선수들의 강점을 빠르게 습득하는 강점을 갖고 있다. 김 선수는 “처음 드론 레이싱 대회에 참가했을 때, 프리 스타일 종목은 제대로 준비를 하지 못한 상태였다”며 “운이 좋게 이 종목에서 가장 마지막 출전 번호를 받아 먼저 경기를 한 선수들의 기술 등을 순간적으로 벤치마킹했다”고 털어놨다.

김 선수의 또 다른 강점은 ‘집중력’이다. 그는 레이싱 드론 경기를 펼칠 때면 무서울 정도의 집중력을 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레이싱 드론 경기는 워낙 속도가 빨라서 0.1초라도 집중하지 않으면 경기를 망칠 수 있어요. 그래서 경기 도중에는 되도록이면 눈도 잘 깜빡이지 않아요. 친구들이랑 눈싸움하면 절대지지 않을 자신이 있을 정도로요.(웃음)”

김 선수는 첫 대회에서 트랙 레이스 종목에서 1위를 놓친 것에 대해 아쉬워하면서 다음 대회에서는 꼭 이 종목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해왔다. 그리고 불과 몇 달 만에 트랙 레이스 종목에서 우승하며 자신의 목표를 달성해 냈다. 그는 “트랙 레이스에서 우승해서 정말 기뻤다”면서 “앞으로도 세계 여러 대회에 출전하면서 레이싱 드론 비행의 새로운 기술을 쌓아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선수는 마지막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드론 레이싱에 관심을 갖기를 바랐다.

“레이싱 드론 경기장에서 환호를 받으며 대회를 펼칠 때 가장 신나고 행복해요. 그런데 레이싱 드론 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을 하고, 뉴스에도 나오기도 했는데 아직 저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물론 반 친구들은 제가 레이싱 선수라는 걸 모두 알지만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저를 알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게요.”

[테크M = 마송은 기자(running@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41호(2016년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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