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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강자에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2016-09-22장길수 IT칼럼니스트

엔비디아의 무인 자율주행 레이싱 콘셉트 카

(엔비디아의 무인 자율주행 레이싱 콘셉트 카)

 

[테크M = 장길수 IT칼럼니스트]

지난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의 바둑 대결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딥마인드는 네이처에 게재한 논문에서 유럽챔피언을 꺾을 당시 알파고가 1202개의 CPU와 176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알파고에 채택된 GPU가 바로 엔비디아 기술이다. 엔비디아는 오랫동안 그래픽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해온 그래픽카드 업계의 대명사다. 엔비디아는 GPU 기술을 구현한 최초의 업체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엔비디아는 GPU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의 아이콘으로 거듭나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가상현실(VR) 등 요즘 떠오르고 있는 신IT기술의 밑바탕에 바로 GPU 기술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원래 GPU는 고화질 게임 등의 3D그래픽 구현에 장점이 있었지만 최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저렴하고 계산능력이 뛰어난 GPU가 다방면에서 핵심적인 기술로 부각됐다.


엔비디아가 HTC, 오큘러스 등과 함께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게임스컴’ 전시회에서 VR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엔비디아가 HTC, 오큘러스 등과 함께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게임스컴’ 전시회에서 VR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첨단 IT 떠받치는 GPU의 절대강자

최근 엔비디아 GPU 기술의 응용분야는 거침이 없다고 할 정도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영국 런던대학 천문학자인 인고 왈드만(Ingo Waldmann) 박사팀은 엔비디아 GPU 가속 딥러닝 프로그램인 ‘외계 행성 인식 로봇(Robotic Exoplanet Recognition)’을 이용해 우주의 생명 징후를 탐색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 위치한 스타트업 오비털 인사이트(Orbital Insight)는 지구 표면 전체의 물 보유량을 측정 및 모니터링할 수 있는 GPU 기반 딥러닝 시스템을 선보였다. 가뭄을 미리 예측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미국 지질조사국(USGS) 지구탐사위성인 ‘랜드샛 8호(Landsat 8 satellite)’가 촬영한 지구 곳곳의 이미지를 분석해 물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탐색할 수 있는 딥러닝 신경망(neural network)을 만들었다.

미국 메사추세츠종합병원 산하 MGH임상데이터센터는 엔비디아와 공동으로 질병의 발견, 진단, 치료 등에 관한 의료기술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MGH센터는 엔비디아가 새로 출시한 인공지능 슈퍼컴퓨터인 ‘엔비디아 DGX-1’을 기반으로 딥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해 방대한 양의 의료 데이터를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엔비디아가 최근 발표한 플래그십 GPU ‘지포스 타이탄X’

(엔비디아가 최근 발표한 플래그십 GPU ‘지포스 타이탄X’)

 

엔비디아는 기존의 그래픽 기술과 GPU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자동차, 가상현실, 슈퍼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가 업계로부터 가장 많이 구애를 받고 있는 분야가 바로 자동차다.

원래 엔비디아는 퀄컴의 모바일 프로세서와 경쟁하기 위해 ARM 기반 ‘테그라’ 프로세서를 내놓았다. 하지만 퀄컴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을 장악하자 엔비디아는 안드로이드 콘솔, 셋톱박스,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테그라 기반 비주얼 컴퓨팅 모듈(VCM) 플랫폼이 기존 프로세서보다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에서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자 BMW, 아우디, 혼다, 테슬라자동차 등 자동차 메이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BMW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그리고 테슬라자동차는 12.3인치 차량용 디스플레이에 엔비디아 GPU 기술을 채택했다. 혼다는 ‘혼다 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엔비디아 기술을 접목했다.

엔비디아는 2017년 1분기(통상연도 기준 2016년 1분기)에 13억5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자동차 부문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7% 상승한 1억13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엔비디아 총매출의 8.6%에 달하는 수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주로 활용되던 엔비디아 칩은 이제 반자율 및 자율주행차 쪽으로 진화하고 있는 단계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차 플랫폼인 ‘드라이브 PX’를 내놓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6’에서 ‘드라이브 PX2’를 발표하면서 “자율주행차를 위한 세계 첫 번째 인공지능 슈퍼컴퓨터”라고 소개했다.

드라이브 PX는 인공지능 기술을 채택, 경험에 기반해 새로운 운전기술을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자동차 CEO는 ‘2015 GPU 테크롤로지 컨퍼런스’에서 엔비디아 테그라 GPU가 자율주행차 개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엔비디아 GPU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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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칩은 이제 자율주행차로 진화하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CES 2016’에서 ‘드라이브 PX2’를 발표하면서
“자율주행차를 위한 세계 첫 번째 인공지능 슈퍼컴퓨터”라고 소개했다.



자율주행차·VR 등 신시장 공들여

BMW,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PX를 활용해 자율주행차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의 럭셔리 사업부인 아우디는 엔비디아의 드라이브 PX를 이용해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볼보는 내년에 드라이브 PX2를 도입해 자율주행차의 주행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테슬라자동차는 원래 모빌아이(MobilEye)의 기술을 활용해 오토파일럿 기능을 구현했으나 오토파일럿의 오작동으로 인해 사망사건이 발생하자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시장조사업체인 ‘IHS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오는 2035년까지 7600만 대에 달하는 자율주행차가 실제 주행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보스턴컨설팅 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자율주행 자동차 시장이 42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시장이 커지면서 엔비디아의 자율주행차 관련 사업 비중은 앞으로 계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VR 분야도 엔비디아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분야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엔비디아와 협력해 GPU 기반 우주체험 VR 기술인 ‘하이브리드 리얼리티 시스템(Hybrid Reality System)’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시스템이 개발되면 우주 비행사들은 가상현실 공간에서 월면차(lunar roving vehicle) 운전을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다.

화성, 달,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있는 것처럼 무중력 또는 미중력 상태를 가상공간에서 체험하는 것도 가능하다. 엔비디아는 또 지난 4월 ‘GTC 2016’에서 화성에 발을 내딛은 우주비행사가 화성을 탐험 및 조사하는 경험을 구현할 수 있는 인터렉티브 VR 프로젝트 ‘Mars 2030’ 구상도 발표했다.


NASA가 엔비디아와 협력해 구현할 GPU 기반 우주체험 VR 기술인 ‘하이브리드 리얼리티 시스템’

(NASA가 엔비디아와 협력해 구현할 GPU 기반 우주체험 VR 기술인 ‘하이브리드 리얼리티 시스템’)

 

엔비디아는 VR 시장의 개막에 맞춰 VR 구동에 특화된 그래픽카드 신제품도 발 빠르게 내놓고 있다. 지포스 그래픽카드를 기반으로 드라이버, 개발자 키트인 게임웍스VR, 디자인웍스VR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엔진을 한데 묶어 VR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PC나 노트북이 VR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지 인증해주는 프로그램인 ‘지포스 GTX VR레디’도 내놓았다. 차세대 물리(PhysX) 효과가 적용된 최초의 VR게임 ‘VR펀하우스’를 개발해 무료로 공개하기도 했다.

최근 인공지능, VR 등의 분야를 둘러싸고 시장과 기술의 변화는 아주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딥러닝과 VR 시장을 놓고 글로벌 IT 업체들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딥마인드를 인수한 구글이 인공지능 딥러닝 플랫폼인 ‘텐서플로’에 기반한 인공지능 프로세서인 ‘텐서프로세싱 유닛(TPU)’을 개발했으며, 페이스북은 인공지능 컴퓨팅을 위해 설계된 차세대 하드웨어인 코드명 ‘빅서(Big Sur)’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인텔은 BMW, 모빌아이와 공동으로 자율주행기술에 관한 공동연구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퀄컴은 ‘스냅드래곤 820’ 프로세서를 앞세워 자동차 시장 진입을 선언했다.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업체 간 합종연횡도 매우 복잡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앞으로 엔비디아의 혁신 역량이 어떻게 발휘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엔비디아는 기존 시장을 수성하면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가상현실, 슈퍼컴퓨팅 등 신규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1호(2016년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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