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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스타트업은 법률상담에 목마르다

2016-09-24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




[테크M = 구태언 테크앤로 대표변호사]

‘잔치는 끝났다.’ 최근 한 경제신문의 논설 주제다. 대기업에서 40~50대 임원들의 구조조정이 줄을 잇고 있으며, 과거와 달리 이들이 재취업할 곳이 없다는 게 요지다.

올해 초부터 조선, 해운, 철강 산업의 부진에 천문학적 규모의 국부를 투입해 이들의 침몰을 잠시나마 멈추자는 논의가 줄을 잇더니 경기침체를 우려한 듯 대기업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는 이야기다.

이럴수록 우리는 전통시장경제에서 차지했던 패권 대신 미래 세대가 먹고 살 수 있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야 한다.

세계 각국이 디지털 시장에서 새로운 패권을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며 뛴 지 오래다. 많은 선진국이 기존의 전통시장을 지키는 규제마저 철폐하며 디지털 시장의 새로운 제왕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압도적인 선두주자는 단연 미국이다.

미국은 원래 자유와 책임을 기초로 한 신뢰 기반 사회를 구축한 덕에 새로운 디지털 시장의 규제 역시 많지 않아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혁신의 아이콘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7월 현재 4.9%로 ‘완전고용’에 달하는 수준이다. 많은 국가가 구글, 애플, 페이스북, 넷플릭스, 아마존 같은 기업이 싹을 틔우고 세계를 장악할 수 있는 미국을 부러워하며 따라잡으려 애쓴다.

그러나 이는 법률문화와 함께 선순환을 이루는 투자 생태계가 형성돼야 하는 일이므로 쉽지 않다. 중국은 인터넷을 걸어 잠가 미국 기업들이 중국 내에 진출하지 못하게 하는 보호무역주의를 취하면서 중국 인터넷 산업을 부양하고 있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샤오미 같은 회사들이 이미 수백조 원 규모의 기업 가치를 갖고 있으며, 이들을 따라 잡으려는 후보기업이 즐비한 상황이다.

지난 8월 3일 중국 정부는 ‘국가정보화발전전략요강’을 마련하고 향후 10년간 국가 정보화 발전을 지도하고 인터넷 강국을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해외 진출에 꼭 필요한 법률자문

2007년 아이폰이 열어젖힌 모바일 시대가 세상의 모든 산업을 디지털 경제로 끌어들이는 사이에 아직도 우리 정부의 목표는 규제혁신이다.

필자는 2014년 12월부터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고문변호사로서 스타트업 기업들을 위한 무료자문을 실시했다. 지난 7월까지 총 105개 기업에 법률을 자문했다. 이를 통해 본 스타트업들의 실태는 매우 열악했다.

스타트업들은 기본적인 회사설립 관련 법률문제(22건)부터 인사노무 관련 법령의 준수(3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며, 대부분 인터넷 사업모델을 갖고 있으므로 지식재산권과 영업비밀 보호(18건), 전자상거래 관련 법률이슈(23건)에 관심이 많았다. 개인정보보호(7건)도 주요한 관심사였으며, 핀테크(9건)에 대해서도 사업을 준비하는 스타트업이 많았다. 계약서 검토 등 투자 관련 법률자문(26건)이 무엇보다 가장 많이 질문한 이슈였다.

상당히 많은 스타트업이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거나 중국 투자자의 투자금 유치를 계획하고 있었다. 중국에 합작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법률자문을 요청하는 경우다. 중국의 기업법 체계는 우리나라와 달라 현지 법률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인수합병(M&A)의 경우 상장기업이냐 비상장기업이냐에 따라 적용법령이 달라진다. 법률실사(Due Diligence)를 거쳐 거래대금, 지급시기, 거래조건, 책임 및 의무 내용 등을 확정하고, 계약대금을 기간 내에 지급하면 거래절차가 종료된다.

스타트업들은 아직 매출이 확보되지 않아 임금 지불에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다. 미지급한 급여를 주식으로 대체해 지급이 가능한지 묻는 경우가 있었는데, ‘법정 통화’ 이외의 것으로 임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어야 한다. 단체협약은 서면으로 작성해 당사자 쌍방이 서명 또는 날인하고, 15일 이내에 행정관청에 신고하면 된다.

해당 사업모델에 대한 법률적합성 검토는 무척 중요함에도 스타트업이 가장 놓치기 쉬운 문제다. 요즘 O2O(Online to Offline) 사업모델이 각광을 받고 있어 스타트업들도 물류, 여객운송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데, 운수사업허가 없이 플랫폼 사업자가 서비스할 수 있느냐가 쟁점이다.

대개 이러한 경우 플랫폼 이용수수료를 넘지 않는 선에서 이용료를 받으면 사업이 가능하나, 법률이 알선을 명확하게 금지하고 있으면 플랫폼 사업을 하기 어렵다. 운수사업법에는 무허가 알선행위를 금지하는 조항이 많아 주의가 요망된다. 무상으로 운송주선을 하더라도 플랫폼 이용수수료가 유상운송주선에 해당할 소지를 배제할 수 없다.

용역을 중개해주는 플랫폼도 인기인데, 집안청소나 심부름을 대신 해 주는 일꾼들을 연결해 주는 사업을 들 수 있다. 이때 직업안정법 또는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인력공급의 경우 종래 전통시장에서 인력착취 문제가 많이 발생해 용역 수행자를 보호하는 법령이 많이 발달된 결과, 온라인 플랫폼도 같은 법령이 적용되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콘텐츠 사업의 경우에는 온라인에서 입수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해 제공하는 사업의 경우 저작권법 또는 영업비밀 보호의 이슈가 생긴다. 단순한 링크를 통해 다른 정보를 모아 보여주는 것은 저작권법 위반이 아닐 수 있으나 프레임링크 또는 인라인링크 방식이라면 저작권법상 불법복제로 인정될 소지가 크다.

피키캐스트와 같은 소프트한 콘텐츠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으나, 타인의 저작권을 완벽하게 확인할 수 없으므로 지속적인 사업모델로 만들 때에는 저작권자의 문제제기가 발생할 소지가 얼마나 되는지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그밖에도 동업자들이 회사를 그만둘 경우 개발한 소스코드의 귀속 문제, 바람직한 동업자계약상 지분배정의 문제, 투자유치 시 투자조건의 문제 등 다양한 법률이슈가 스타트업이 사업을 추진하는데 검토해야 할 연속적인 과제였다. 법무팀이 없는 스타트업으로서는 이러한 문제를 속 시원히 알아볼 곳도 없고, 비용문제도 걱정되는 상황이다.

법률 이슈 먼저 짚는 실리콘밸리

현재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에 법무부가 법률자문관을 파견해 법률자문에 응하고 있다. 그러나 법률자문관의 자문은 특정한 분야의 자문에는 한계가 있고, 센터에 입주하지 않은 기업의 경우에는 접근성이 제한되는 문제도 있다.

중견 로펌 이상의 규모를 가진 로펌이 스타트업들에게 전문적 자문을 제공하고, 스타트업이 일정 지분을 스톡옵션이나 신주인수권으로서 부여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법률문제 해결방법이다. 로펌은 해당 스타트업의 사업성을 평가해 자문제공을 결정할 것이므로 스타트업으로서는 사업성 여부를 미리 검증받을 수 있는 기회도 된다.

실리콘밸리의 많은 기업들이 본격적인 시리즈 투자를 받기 전에 법률 이슈를 탄탄하게 해결하는 방법이다. 필자가 대표로 있는 법률사무소도 여러 유망한 스타트업에 이 같은 방식으로 법률자문을 투자해 상생의 길을 열고 있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1호(2016년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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