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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우리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아니라 경제성장을 원해

2016-08-22MIT테크놀로지리뷰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의 알파벳 X랩 본부는 쉽게 찾기 어려운 곳에 있다. 거대한 쇼핑몰이었던 길쭉한 건물 입구에는 단순한 노란색 ‘X’마크가 있을 뿐이다.

지난 5월 말, 평일임에도 주차장은 직원, 방문객, X 랩의 알 모양 무인자동차 때문에 떠들썩했다. 이 건물에는 대부분 젊은이로 구성된 다양한 팀이 세상을 바꾸고 큰 영향을 주는 기술이라고 정의하는 ‘문 샷(moon shots)’ 작업에 매달리고 있다.

무인자동차 외에도 X가 확인해 준 프로젝트 중에는 고고도 기구를 이용해 오지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룬, 자동 비행하는 배달용 드론을 만드는 윙, 지상의 발전소와 연결, 공중에 떠 바람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마카니 등이 있다.

스케이트보드, 자전거, 스쿠터 등이 건물 어디에나 있고 기계가공소와 고가의 분석 장비들도 널려 있다. 부분적으로는 디자인 스튜디오와 기술 인큐베이터를, 또 부분적으로는 과학 실험실을 닮은 포스트모던 시대의 이 연구소는 야망과 창조, 그리고 극단적인 신기술에 사로잡혀 있다는 점에서 실리콘밸리가 가진 장점을 가장 잘 나타내고 있다.

X는 비록 구글 글래스가 필요하다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실패하며 널리 조롱의 대상이 됐지만 그들이 무인자동차 분야에서 이룩한 놀라운 진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X의 과거를 잊게 만들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알파벳의 X는 엄청난 자원과 사람을 투자해도 고도의 신기술을 상업화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런 시도를 감당할 수 있는 회사는 실제로 거의 없음을 알려준다.

인공지능, 스마트 로봇, 무인 자동차 분야의 인상적인 발전은 우리가 새로운 기술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안타까운 현실은 오늘날의 기술적 진보가 경제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다른 디지털 기술은 의심할 바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가치를 가져다줬다. 하지만 그 이득이 실질적인 경제 성장으로는 연결되지 않고 있다. 실리콘밸리가 부를 성장시키는데 연료를 공급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실망하게 될 것이다.

또는 더 인내력을 기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첨단기술 산업은 자신들에게는 큰 부를 만들어줬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부진한 경제의 늪에 빠져 있다. 무인자동차와 진보된 인공지능이 언젠가는 이 현실을 바꿀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이들 기술이 경제를 크게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 1인당 생산량을 측정해 생산성을 연구하는 경제학자들은 1994년에서 2004년까지 인터넷과 컴퓨터의 발전이 실제로 빠른 성장을 일궜다고 말한다. 그러나 다음 10년 동안 우리는 생산성이 매우 느리게 향상되는 상태로 밀려났으며, 곧 경제침체에 빠졌다.

이런 현상은 발달한 경제를 가진 나라에서 나타났고 특히 이탈리아와 영국 등은 큰 충격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의 소득이 정체 또는 감소했고 그 결과는 거의 확실하게 많은 나라의 정치적 불안정으로 이어졌다.

시카고 부스 경영대의 채드 사이버슨에 의하면 미국의 생산성은 2005년에서 2015년까지 매년 겨우 1.3% 성장했다. 이는 앞선 10년간의 평균 성장률 2.8%보다 매우 낮은 것이다. 사이버슨은 이런 정체가 일어나지 않았다면 2015년 국내총생산은 2조7000억 달러가 더 높았을 것이며, 이는 미국인 한 명당 8400달러에 해당할 것으로 추산한다.


누구도 이 정체의 원인을 알지 못한다. 경제적 중요성의 측면에서, 이제 우리는 20세기에 이룬 위대한 발전에 필적할 아이디어가 바닥난 건지도 모른다.

또는 디지털 기술과 소셜 미디어 분야에서 일어난 진보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측정할지 아직 알지 못하는 것일 수 있다.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가 분명히 우리를 더 생산적으로 만들고 있다면, 어쩌면 이런 공짜 서비스의 진짜 가치를 계산할 수 없기 때문에 아직 모르는 것일 수 있다. 이 말이 사실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 해도 전체적인 생산성 향상 속도가 둔화된 사실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보다 그럴듯한 설명은 최근 나온 디지털 기술이 전체 경제규모에서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헬스케어나 제조, 교통 같은 영역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동화와 디지털 기술이 경제에 혁명을 가져올 것이란 생각을 가장 강하게 옹호하는 사람들도 이러한 기술이 현실에 적용되는 속도가 느린 것에 당황하곤 한다.

MIT 슬론 경영대의 교수이자 ‘제2의 기계시대’ 저자인 에릭 브린욜프슨은 그 과정이 “실망스러울 정도로 어렵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 수년간 “기반 기술과 관련해 많은 진보”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필요한 변화를 이루는 데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그저 스위치를 올리는 그런 일이 아니죠. 기업들은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워싱턴D.C. 진보정책연구소의 경제학자 마이클 만델은 그가 물질산업이라 부르는 제조와 헬스케어를 포함한 분야에서 생산성의 정체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국가 경제의 80%를 차지하는 이 영역은 정보기술 투자 부문에서 35%만을 차지하고 있고 그 결과 이들의 생산성은 연 0.9%만 증가하고 있다. 반면 금융과 서비스 산업을 포함한 디지털 산업 영역에서는 매년 2.8%의 생산성 증가가 이뤄지고 있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낙관주의가 자리 잡을 수 있는 많은 여지가 존재한다. 만델은 “신기술 적용법을 배울수록, 우리는 생산성의 증가속도가 올라가는 것을 다시 보게 될 것입니다”고 말한다.

사이버슨 역시 IT혁명으로 인한 생산성의 증가를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에 다 써버리기는 했지만 ‘두 번째 파도를 상상할 수 있다’는데 동의한다.

물질 세상

우리가 선정한 스마트 기업 50개에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로 기존의 산업을 파괴하는 곳이 포함돼 있다. 아마존은 소매 거래 시장을 지배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은 미디어 영역에 침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목록에는 IT기술을 이용해 자신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독일의 대형 제조기업 보쉬 같은 기존 기업도 있다.

또 자율주행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바이두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놀라운 발전을 만들어내고 있는 알파벳처럼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극한까지 몰아붙이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올해의 목록은 우리가 처음 이를 만든 2010년의 목록과 매우 다르다. 2010년 뽑혔던 여러 에너지 및 재료 기업들은 실패했거나 목표를 훨씬 낮췄거나 자신들의 목표에 비해 작은 진척만을 보였다.

이들이 성공하지 못한 많은 이유가 있다. 하지만 이들 산업이 본질적으로 혁신을 이룩하는 데 수년의 시간이 걸리고 상업적 제품 개발에 수억 달러가 필요한데 우리가 이를 위해 가져야 할 인내를 잃은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가치가 있다.

현실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기후변화와 같은 문제를 푸는 것은 고사하고 그 자체로는 경제를 되살리지 못한다는 것이다.

MIT의 경제학자 데이비드 아우토는 “값싼 컴퓨터를 가지고 있다고 에너지를 저장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의 테슬라 안에 원하는 만큼의 계산능력을 넣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배터리의 가격, 무게, 낮은 에너지 밀도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아우토는 생산성을 크게 높이려면 에너지, 교육, 헬스케어 같은 분야의 핵심 ‘병목현상’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값싼 에너지 저장장치가 없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시스템의 설치가 부진하고 전기자동차의 매력을 낮춘다고 말한다.

또 저렴하고 실용적인 에너지 저장장치가 “생산성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 분야의 상업적인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의 목록에는 전기 배터리를 개발하는 피츠버그의 아퀴온에너지와 새로운 형태의 배터리를 만드는 초기 스타트업 24M이 있다.

그러나 2010년 목록에 비하면 재료나 에너지 분야의 스타트업이나 대기업이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만델은 미국 정부의 데이터를 분석, 고용된 화학자와 재료과학자의 수가 지난 몇 년 동안 크게 줄었음을 발견했다.

이것은 놀라운 발견이 아니다. 4년도 더 전인 2012년 1/2월호의 커버스토리는 ‘우리는 내일의 획기적 발전을 만들 수 있을까?’였고 제조업에서 나오는 기술과 전문성이 새로운 신기술을 만드는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실리콘 웨이퍼 제조는 새로운 실리콘 기반 태양광 패널의 발명 능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2012년 기사에서 미국 기업들이 새로운 배터리와 진보한 에너지 기술의 상업화에 필요한 뭔가를 여전히 갖고 있는지 점검했다.

불행히도 많은 기업이 그렇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가 당시 조사한 몇몇 기업들은 살아남지 못했다. 미국의 제조능력 상실이 고도의 새로운 기술을 다양한 산업에서 상업화하는 능력을 없앤 것일까?

잊혀진 교훈

지난 3월 세상을 떠난 인텔의 공동 창업자이자 CEO였던 앤디 그로브는 2010년 실리콘밸리가 더 이상 발명한 것을 직접 만들지 못함을 한탄하며 미래를 내다보는 에세이를 썼다.

“창고에서 일어나는 신비로운 창조의 순간 이후 (기업을 세우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기술이 프로토타입을 거쳐 대량 생산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기업은 규모를 키우게 된다. 그들은 상세한 디자인, 어떻게 제품의 가격을 낮출지, 공장을 어떻게 지을지, 수천 명의 사람을 어떻게 고용할지와 같은 문제를 해결한다. 기업 규모를 정하는 일은 어렵지만 혁신을 의미 있게 만들려면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그로브는 실리콘밸리가 예전과 달리 일자리를 만들지 않는다며 걱정했다. 그는 이렇게 썼다.

“우리가 만들려고 하는 사회가 만약 고액의 연봉을 받으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일을 하는 사람과 다수의 실직자로 이루어져 있다면, 그 사회는 도대체 어떤 종류의 사회일까?”

그는 또 제조업을 잃으면서 이뤄지는 혁신이 가져올 피해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오늘날의 ‘상품’ 제조업을 버리는 것은 내일 떠오를 산업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그로브는 글을 쓸 무렵 지배적 생각인 고부가가치 ‘지식 산업’을 국내에 유지하는 한 제조업을 잃는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과 싸우고 있었다. 윌리 시 하버드 경영대 교수는 그로브의 글이 “절대적인 진실이었다”며 “이제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로브는 단지 “우리가 1980년대 엔지니어로서 배웠던 것”을 상기시켰을 뿐이라며 “무엇이 모두로 하여금 그 사실을 잊게 만들었는가”가 진짜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로브의 글은 미국 경제의 운명이 제조업 같은 ‘오래된’ 산업과 밀접하게 엮여 있으며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함을 알려주는 통렬한 외침이다. 디지털 기술은 이를 전적으로 적용하는 산업에 커다란 이득을 안겨줄 것이다. 소프트웨어와 인터넷으로 헬스케어 분야의 효율을 높이기만 해도 전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디지털 기술을 넘어 재료, 3D프린팅, 유전학, 에너지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과 발명을 이뤄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알파벳 X의 성공을 지켜볼 가치가 있는 이유이다. X랩의 리더들은 자신들이 말하는 거대한 문제를 진정 해결하려면 모 회사의 소프트웨어 능력 너머로 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고 있다.

실제로 X는 하드웨어 전문성과 재료 및 엔지니어링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같은 프로젝트에서 디지털 세상과 실제 세상은 서로 만난다.

X가 문샷 프로젝트를 결정하는 하나의 기준은 그 기술이 적어도 10억 명의 삶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라고 ‘문샷 기술이 실제 세상과 만날 준비를 하게 만드는 책임자’란 직함을 가진 오비 펠튼은 말한다. 이는 그들이 헬스케어, 교통, 자동차 산업, 통신 분야 기업들과 같이 일해야 함을 의미한다.

펠튼은 “나는 신중한 기술 낙관주의자”라며 “헬스케어에서 기술이 커다란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빠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X의 성공은 X를 위해 일하는 기술자들의 창의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아마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른 산업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또 소비자들이 뭘 원하는지 X가 얼마나 잘 이해하는가일 것이다.

벤처 투자자인 피터 틸은 실리콘밸리에 대한 비판 부분에 이렇게 서술했다.

“우리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약속 받았다. 그런데 140글자를 얻었다.” 대부분의 기술기업이 야망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옳지만, 이 표현 또한 커다란 편향을 드러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경제가 튼튼해지고 좋은 일자리가 더 많아진다면 행복할 것이다. 이를 이루는 것이 어쩌면 진정한 ‘문 샷’일 것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40호(2016년8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