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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학교는 '에듀테크' 실험 중

2016-08-12마송은 기자

 

 지난해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인천 명현중학교를 방문해 학생들과 SW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뉴스1]


태어나면서부터 휴대폰·인터넷 등 디지털 환경에 노출된 세대를 일컬어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라고 부른다. 디지털 언어와 장비를 마치 모국어를 쓰듯 자유자재로 쓴다는 뜻이다. 공교육 현장에서도 이 같은 시대적 흐름이 반영되고 있다. 교육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에듀테크 바람이 불고 있는것이다.


교육부는 7월 5일 ‘경제 활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을 통해 교육분야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우선, 내년부터는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 등을 이용한 ‘첨단 미래학교’가 시범 운영된다. 또 클라우드를 활용한 교육환경을 위해 클라우드 기반 교육체제 구축전략이 마련된다. 전국 초·중등학교에 디지털교과서가 보급되고, 소프트웨어(SW)교육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디지털교과서 개념도 사진=KERIS
 

2018년 전 학교 디지털교과서 도입
이 가운데 2018년부터 모든 초·중등학교에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되는 것은 기존 공교육 현장의 모습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수 있는 정책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디지털교과서는 초등학교 3~5학년, 중학교 1학년 사회·과학 교과에 한해 디지털교과서 연구학교와 희망학교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다. 올해는 3195개교(연구학교 128개교, 희망학교 3067개교)가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 중이다.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 3~6학년 사회, 과학, 수학, 영어 과목과 중학교 1~3학년 사회, 과학, 영어 과목, 고등학교 영어 과목을 중심으로 디지털교과서를 확대 개발하고 적용할 계획을 마련했다.

디지털교과서는 기존의 서책형교과서보다 용어 사전, 멀티미디어 자료, 평가문항, 보충학습 내용 등 학습자료가 풍부한 것이특징이다. 또 교육정보 종합 서비스 시스템 ‘에듀넷’ 등 외부 자료 서비스와 연계를 통해 폭넓은 학습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도디지털교과서의 강점으로 꼽힌다. 디지털교과서 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학습 커뮤니티 ‘위두랑’은 정보 탐색뿐 아니라, 토론, 모둠활동, 학급 간 교류 등 교육 목적의 소셜 네트워크로도 이용되고 있다.

최근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디지털교과서가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를 높여주고, 학습 능력 향상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학생들의 주도적인 학습 측면에서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디지털교과서를 통해 ‘플립러닝(Flipped Learning)’을 실시한 전남 아산초등학교 학생들은 방과 후 디지털교과서로 사전 학습을 한 뒤 수업시간에 실험, 토의, 토론 등 학생 참여 중심의 학습을 이끌어 나갔다. 그 결과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와 흥미가 높아졌고, 교실 수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련하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 가락중학교는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해 학생이 주도적인 학습을 할 수 있는 ‘스마트러닝 케어(SmartLearning Care)’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교과서로 수업을 하는 경우 학업 성취 수준이 높은 학생이 또래 교사 역할을 맡아 다른 학생을 돕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교과서 전면 도입을 앞두고 우려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디지털교과서 사용에 따른 뇌기능, 시력 저하, 스마트기기 중독 등의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서정희 KERIS 디지털학습부장은 “여러 연구를 통해 검증된 과학, 사회 분야 등 특정 일부 과목에서만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할 것”이라면서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한다고 해도 여러 활동지를 함께 병행해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2019년까지 전국 초·중·고교 무선망 100% 확충을 목표로 정책을 펴나갈 방침이다. 여기에 정부와 공공기관, 민간의 유·무료 콘텐츠를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는 오픈마켓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다.

초·중등학교 교과과정에 소프트웨어(SW) 교육을 강화해 나가는 것도 공교육 에듀테크의 큰 줄기 중 하나다. 정부는 2018년부터 초·중등학교 SW 교육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는 2019년부터 실과 과목 내 SW 기초교육시간을 현행 12시간에서 17시간으로 대폭 늘리고, 교과과정에는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체험, 문제 해결과정 등이 포함된다. 중학교는 2018년부터 정보 과목을 필수교과로 지정하고 수업시간을 34시간 이상으로 개편한다. 간단한 알고리즘, 프로그래밍 개발 등 컴퓨팅 사고를 기반으로 한 문제 해결능력을 기르는 데 교육 초점을 맞췄다. 고등학교 또한 2018년부터 정보 과목을 일반 선택과목으로 지정하고,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와 융합한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설계할 수 있도록 개선안을 마련했다.

현재 미래창조과학부는 ‘SW 교육 선도학교’를 지정해 운영중이다. 올해는 선도학교를 900개까지 확대했으며, 해당 학교는 해당 학교는 정보컴퓨터, 기술, 수학 등 기존 교과서 과목을 재구성해 다양한 SW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5년부터 SW선도학교로 선정된 서울 광신중학교는 SW교육 모범사례로 꼽힌다. 이 학교는 전 학년을 대상으로 SW 교육을 마련하고 있다. 정보컴퓨터 교과에서는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크래치(Scratch)’를 통해 게임을 만드는 등 다양한 교육활동을 진행 중이다. 또 방과 후 수업에서는 아두이노 프로그램 반을 운영하고 있다.
 

2018년부터 모든 초·중등학교에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된다. 디지털교과서는 기존 공교육 현장의 모습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정책으로 관심을 모은다. [사진=뉴스1]


로봇 통해 SW 교육 실시…학생 호응 커
SW 선도학교 교육과정 가운데 로봇을 활용해 SW 교육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일선 학교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ERIS는 2015년부터 SW 교육과 연계한 로봇 활용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는 초·중·고교 34개교가 로봇을 활용한 SW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SW 코딩을 통해 직접 로봇을 만들고 제어해 보면서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SW 분야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방안이다.

세종시 도담초등학교는 전교생에게 로봇을 연계한 SW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학년별 수준에 맞는 로봇을 선택해 교과에 적용하고, 일대일 사제동행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다. 학생과 선생님이 일대일로 팀을 맺어 코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면서 SW 분야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장의덕 KERIS SW교육 책임연구원은 “학생들이 직접 로봇을 만들면서 오류를 수정하고, 로봇을 제어해 보면서 SW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문제 해결방식을 찾아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정부는 산업수요 맞춤형 SW 전문인력을 조기에 양성 하기 위해 SW 분야 마이스터고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2013년 5월 미래부와 교육부는 SW 분야 마이스터고 선정 및 지원 협력을 체결했다. 지난 3월에는 대구SW고등학교가 대덕SW마이스터고등학교(2015년 3월 개교)에 이어 두 번째로 문을 열었다. 대구SW고등학교는 SW개발과 2학급 40명, 임베디드SW과 1학급 20명을 선발해 3년 간 산업수요에 맞춘 SW 전문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학교 신입생 전원은 이미 SK텔레콤, 한국오라클 등 72개 기업에 취업이 확정된 상태다. 내년 3월에는 광주SW고등학교가 개교를 앞두고 있다.

SW 교육에 관한 관심은 정치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7월 10일 송희경 새누리당 의원은 SW교육 활성화를 위한 ‘SW교육지원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송 의원은 “2018년부터 초·중등 SW 교육이 의무화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교육시간이 짧다”면서 “SW 교육 이수시간 확대, 전담교육기관 양성, SW 교육 지원근거 마련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프라 개선, 교원 연수 등 과제
정부의 다양한 정책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공교육 분야의 에듀테크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정부가 다양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여전히 교육 현장과의 온도차가 크기 때문이다.

학교 인프라 개선은 무엇보다 시급히 개선돼야 할 과제다. 이 가운데 교사 재교육, 인력 충원 등에 대한 지원은 더욱 강화돼야 할 부분이다. 현재 정부가 교사 연수, 교육 교재 개발·보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SW 교육의 경우 교사 교육과 교과과정 기준이 명확히 제시돼 있지 않은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서울 소재 한 중학교 교사는 “아직 SW 교육과정에 대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교사의 역량과 의지에 따라 교육의 질이 달라질수밖에 없다”며 “일선에서 SW 교육을 맡고 있는 교사들도 과연 내가 잘 하고 있는지 스스로 의문이 들 때가 많다”고 고민을 토로했다.

에듀테크를 통해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합의도 마련돼야 할 것 중 하나다. 특히 SW 교육의 근간인 ‘컴퓨팅적 사고(Computational Thinking)’에 대한 기본적 공감대 형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SW 교육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 유발뿐 아니라 컴퓨팅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기초 토대가 구축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안규철 안산대학교 정보통신과 교수는 “지금처럼 교과목을 암기식으로 배우는 교육 구조로는 세계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인재를 길러내기 힘들다”며 “학생 스스로 생각하고 여러 문제를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교과서에 다양한 콘텐츠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책형교과서 콘텐츠를 단순히 디지털화 한 것만으로는 디지털교과서의 한계가 자명하다는 것이다.

김상균 강원대학교 시스템경영공학과 교수는 “디지털교과서에 기존 교과서 내용 이상의 콘텐츠가 추가되지 않으면 학생들의 관심을 끄는 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며 “AI,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기기를 이용해 학생 간 상호작용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테크M = 마송은 기자 running@mtn.co.kr]

<본 기사는 테크M 제40호(2016년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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