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 바로가기
대메뉴 바로가기

TECH M

‘설치하지 않는 앱’개발사에 기회지만 구글 영향력 강화도

2016-07-11도강호 기자
안드로이드 인스턴트 앱은 설치없이 검색에서 사용까지 앱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안드로이드 인스턴트 앱은 설치없이 검색에서 사용까지 앱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머니투데이방송 테크M = 도강호 기자] 구글이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뒤흔들려 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인스턴트 앱(Android Instant Apps)’을 통해서다.


구글은 지난 5월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 I/O 2016’에서 인스턴트 앱을 공개했다. 안드로이드 앱을 설치 없이 실행할 수 있는 기능이다. 사용자들은 구글플레이나, 원스토어 같은 앱 마켓에서 앱을 다운받지 않아도 웹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처럼 URL을 클릭하는 것만으로 해당 앱을 사용할 수 있다. 웹의 편의성과 앱의 기능성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구글은 인스턴트 앱이 기존 안드로이드 앱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설명한다. 기존 앱과 동일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와 소스코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인스턴트 앱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새로운 앱을 개발하지 않아도 된다. 또 인스턴트 앱은 단지 기존 앱을 여러 개의 작은 모듈로 만든 것뿐이다. 구글은 앱이나 개발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하루면 기존 앱에 인스턴트 앱 기능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인스턴트 앱은 사용자가 URL을 누르면 인스턴트 앱의 모듈 가운데 필요한 부분만 재빨리 사용자의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된다. 다운로드 시간이 짧고 사용자가 직접 앱을 설치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에 마치 앱을 설치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사용이 끝나면 다운로드된 모듈도 사라진다. 결과적으로 사용자들은 앱 기능을 사용하면서도 앱을 설치하지 않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는 것이다.


신규 서비스 출시 허들 낮춘다
새로운 앱 서비스를 출시할 때 어려운 것 중 하나는 사용자가 한 번이라도 앱을 사용해보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가 앱을 다운로드 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넘기 힘든 큰 허들이다.


사용자들이 앱을 다운로드 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앱 용량이 커서, 데이터가 아까워서, 저장공간이 모자라서, 별로 쓸 것 같지 않아서, 무슨 앱인지 몰라서 등. 인스턴트 앱은 이런 문제를 비교적 쉽게 해결해 줄 수 있다. 용량이 작을 뿐만 아니라 설치하는 과정 없이 앱의 핵심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인스턴트 앱이 단순히 앱을 체험하게 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스턴트 앱은 구글플레이 플랫폼을 통해 ‘로그인’, ‘결제’도 가능하다. 다운로드 용량이 작고, 스마트폰에 설치되어 남지 않을 뿐 기존 앱과 동일한 것이다.


예를 들어 소셜커머스 상의 상품에 대한 링크를 전달받으면 별도의 앱 설치 없이도 인스턴트 앱을 통해 로그인과 결제까지 가능한 것이다. 기존에는 링크를 누르고 스토어에서 앱을 설치하고, 로그인해야 했던 것과 다르다. 앱에서 별도의 로그인과 결제 등록을 요구한다면 상황은 더 복잡해지지만 인스턴트 앱은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인스턴트 앱이 지원하는 모든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구글플레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구글이 개발자와 사용자를 위한다고 설명했지만, 동시에 인스턴트 앱은 개발자와 사용자를 더 강하게 구글의 플랫폼에 묶어두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개발자들도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고 싶어도 사용자에게 간단하게 앱 사용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인스턴트 앱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라이엇게임즈에서 안드로이드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전병권 개발자는 “고객을 놓치지 않고 잡을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라며 “결국 사용자들이 많이 사용한다면 인스턴트 앱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치되지 않는다”는 구글의 당초 소개를 보고 가졌던, 앱이 웹과 같은 개방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더 이상 갖기 어렵다는 말이다.


앱 시장에서 수익 높이려는 시도
결국 인스턴트 앱은 구글이 앱을 통해 수익을 거두기 위해 내놓은 새로운 방법이라는 평가다.


애플과 비교했을 때 구글이 앱으로 얻는 수익은 적다. 앱 데이터 분석 업체인 앱애니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에 등록된 앱의 개수가 애플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보다 2배 정도 많지만, 매출은 오히려 앱스토어 쪽이 2배나 높다. 앱당 수익이 4배 정도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또 검색으로 수익을 올리는 구글이지만 앱 내용은 구글 검색을 통해 검색할 수가 없었다. 특히 수많은 서비스, 그중에서도 특정 카테고리를 지배하는 앱 서비스들이 출시되면서, 사용자들이 특정 주제에 대해서는 구글이 아니라 해당 앱을 통해 정보를 얻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예를 들어 호텔 정보는 구글 검색이 아니라 호텔 예약 앱을 통해 얻는 것이다.


2013년 출시된 딥링크와 앱 인덱싱 기능은 앱 검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두 기능은 앱 내 콘텐츠에 접근하고, 이를 보여주는 기능이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딥링크와 앱 인덱싱을 채택한 앱만 검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두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앱이 더 많은 실정이다.


구글은 지난해에 인스턴트 앱의 이전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앱 스트리밍 기능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름 그대로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지 않고 서버에서 앱을 구동해 동작 화면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앱 파일이 다운로드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인스턴트 앱보다 더 강력하지만 서버 부담이 크고, 스트리밍으로 인한 데이터 소모량이 많아 생각만큼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구글의 새로운 시도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애플이 앱 수수료를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몫을 돌려주고 개발자들과 상생하겠다는 것이다. 앱스토어를 통한 수익이 중요한 애플로서는 다소 과감한 결정으로 여겨지지만, 앱에 대한 애플의 영향력 강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아직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은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구글도 앱 수수료를 인하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앱을 통한 수익률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앱 시장을 둘러싼 구글과 애플의 격돌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머니투데이방송 테크M = 도강호 기자(gangdogi@mtn.co.kr)]

<본 기사는 테크M 제39호(2016년7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