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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치닫는 MCN…단속 어렵고, 규제 부작용 우려도

2016-06-16도강호 기자


 

스웨덴 출신의 펠릭스 셸버그. 유튜브 아이디 ‘퓨디파이’. 셀버그는 유튜브 구독자가 6000만 명에 이르는 유튜브 스타다. 컴퓨터 게임 영상을 보여주며 해설을 한다. 단순해 보이지만 1년에 버는 돈이 135억 원에 이른다.

국내에도 셸버그만큼은 아니지만 억대 수익을 올리는 인터넷 방송 진행자들이 있다. 19금 토크로 인기를 끌고 있는 BJ 세야는 한 TV 프로그램에서 연 수입이 10억 원 정도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대도서관, 김이브, 양띵 등 유명 BJ는 1년에 5억~10억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MCN 스타만 되면 한 달에 10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최대 개인 방송 플랫폼인 아프리카TV는 동시에 방송되는 방송이 5000개에 이를 정도다.

대도서관이 소속된 CJ E&M의 다이아TV에는 400여명의 파트너가 소속돼 체계적인 관리를 받고 있다. 수많은 MCN 사업자와 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등장하면서 MCN 스타가 되는 것도 연예인이 되는 것만큼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다른 차량을 위협하며 난폭운전을 하는 장면이 아프리카 TV를 통해 방송됐다.

(다른 차량을 위협하며 난폭운전을 하는 장면이 아프리카 TV를 통해 방송됐다.)


인기 위해 갈수록 자극적으로


지난 3월 인터넷 방송 진행자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미성년자에게 남성과 성관계를 시키고 이 장면을 인터넷으로 방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미리 방송을 예고한 뒤 2만 원 이상을 낸 유료 시청자에게만 성행위 장면을 공개했다. 이들은 20분가량의 영상으로 700여만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이들은 또 지난해 길거리 인터뷰를 빌미로 여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촬영해 방송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난폭운전을 하고 이를 생중계한 혐의로 입건된 BJ도 있다. 이 BJ는 지난 3월 서울 강변북로 20㎞ 구간을 시속 180㎞의 속력으로 달리며 레이싱을 벌이고 이를 아프리카TV를 통해 생방송했다.

이 BJ가 벌어들인 돈은 한 달에 30만 원 정도에 불과했다. 지난 4월에도 위협 운전을 하며 이를 인터넷 생방송으로 공개한 또 다른 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제는 자극적인 내용으로 인기를 얻으려는 인터넷 방송 진행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음식을 더 먹거나 수 십 개의 핫소스를 넣은 음식을 먹는 먹방(음식을 먹는 방송)은 다반사다. 섹시 댄스를 추거나 은밀한 부위를 노출하고 성행위 장면을 보여주는 방송은 물론이고, 싸우는 장면을 방송하거나 욕설을 하고 장애인을 비하하는 방송도 있다.

단순히 엽기적인 행동으로 관심을 끄는 것은 물론이고, 범죄에 가까운 행동을 하거나 실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까지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경쟁이 심해지면서 소수를 제외하면 별다른 수익을 얻지도 못한다. 그만큼 더 엽기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부적절한 방송으로 시정 조치를 받은 인터넷 개인방송은 총 73건이다. 이 가운데 도박이 44건으로 가장 많았고, 성매매 등 음란 관련 정보가 12건, 욕설이나 장애인 비하 등이 17건이다. 하지만 모든 인터넷 개인방송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내용이 인터넷으로 방송된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결국 인터넷 방송 플랫폼 사업자가 자발적인 자정 활동을 벌여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자극적인 방송이 플랫폼 사업자들의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TV에서는 시청자들이 마음에 드는 BJ에게 별풍선을 선물한다. 별풍선은 1개에 세금을 포함해 110원이다. BJ들은 선물 받은 별풍선을 현금으로 환전해 수익을 얻는다. 아프리카TV는 별풍선을 환전해주면서 수수료를 가져간다. 수수료는 BJ의 등급에 따라 20~40%로 차이가 난다. 꾸준히 방송하고 팬을 관리하는 BJ일수록 수수료가 낮다.

지난해 9월 BJ 유소다는 한 명의 팬에게 별풍선 60만 개를 한꺼번에 받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한 번에 6000만 원을 벌어들인 것이다. 수수료 20%와 세금 3.3%를 제외해도 유소다가 벌어들인 금액은 약 4600만 원에 이른다. 아프리카TV도 수수료로 12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얻은 셈이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사업자의 입장에서 인터넷 방송 진행자들의 활동을 제약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이라도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수익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점점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아프리카TV도 자정을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아프리카TV는 현재 50명의 내부 모니터링 요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숫자도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또 단순히 경고나 제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BJ와 소통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실시간 신고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도심 질주로 입건된 BJ의 경우 한 달간 아프리카TV를 통한 방송이 정지됐다. 이외에도 문제가 된 많은 BJ가 일정기간 방송이 정지되거나 영구 퇴출되기도 했다.

러시아의 인터넷 방송 진행자는 일반인들에게 돈을 주며 황당한 부탁을 들어달라고 한 뒤 이를 촬영해 유튜브로 방송했다.

 

 

(러시아의 인터넷 방송 진행자는 일반인들에게 돈을 주며 황당한 부탁을 들어달라고 한 뒤 이를 촬영해 유튜브로 방송했다.)


통제 안 되는 사각지대, 개인에 달렸다
인터넷 방송에 대한 자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한다. 특히 멀티채널네트워크(MCN)라는 이름처럼 다양한 인터넷 방송 채널이 자정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아이러니를 낳고 있다.

막장 BJ의 대명사로 불리며 아프리카TV에서 영구 퇴출된 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대표적이다. 이 BJ는 아프리카TV에서 도를 넘는 장난전화와 심각한 욕설 등으로 퇴출당했다. 하지만 방송을 중단하지 않고 페이스북과 유튜브로 옮겨 오히려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유튜브의 경우 외국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BJ는 채널을 옮겨서도 기행을 계속하고 있다. ‘좋아요’ 수를 늘리기 위해 좋아요 15만 개를 받으면 자동차에 깔리겠다는 공약을 걸었던 사건이 있다. 실제 공약을 이행하면서 살이 심하게 까지는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공중파 뉴스의 주목을 받자 오히려 좋아하기도 했다.

이처럼 문제를 일으킨 인터넷 방송 진행자들은 채널을 바꿔가며 문제의 콘텐츠를 계속 제공하고 있지만, 사업자별로 제재 정책이 달라 자정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연구보고서에서 인터넷 개인방송 사업자들이 문제가 되는 인터넷 방송 진행자의 명단을 블랙리스트 형식으로 공유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 보고서는 사전에 약관을 통해 동의를 받는다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하는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문제는 앞선 사례처럼 국내 사업자가 아닌 경우 국내에서 합의된 규정을 준수할 수 있을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또 방송 진행자가 외국인일 경우 외국 채널을 통해 국내에 유입되는 방송을 차단할 수 있을지도 문제가 된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는 길거리를 지나는 여성에게 돈을 주며 속옷만 입고 세차를 해달라거나 머리를 삭발하면 돈을 주겠다고 한 뒤 해당 영상을 찍어 올린 러시아 재벌 3세 인터넷 방송 운영자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운영자는 수십만 원의 대가를 제시하고 뮤직비디오 촬영이라고 속여 속옷만 입고 세차를 하는 등 문제의 동영상을 제작해 배포했다. 국내에서도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내용이지만 국내에서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결국 전문가들은 시청자들의 자율 규제가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MCN에서 개인은 소비자로서 뿐만이 아니라 생산자로서도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MCN은 일반인들도 언제든지 동영상을 제작 배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개인의 판단에 따라 문제가 될 수 있는 동영상이 배포될 수도 있다.

실제로 서울 동작구에서 일반인이 주변 사람이 싸움을 벌인다는 소식을 듣고 현장을 찾아가 생방송을 진행한 사례가 있었다. 이 사람은 단순히 촬영한 것뿐만 아니라 싸움을 더 부추기기까지 했다.

휴대폰으로 촬영된 영상을 본 사람들도 별풍선을 보내며 싸움을 더 부추기도록 독려했다. 다행이 경찰의 개입으로 상황은 종료됐지만, 촬영자는 30분 만에 5만 원 정도의 돈을 벌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수많은 개인방송을 일일이 관리하고 제재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정보가 계속 남아 있을 경우 직접 규제를 할 수도 있지만 인터넷 방송은 휘발성이고 24시간 모든 방송을 모니터링 하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법원 판례에서도 인터넷 실명제 등을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기준이나 제제에 대해 비교적 비판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도준호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도 “항상 인터넷에서의 규제는 실효성 문제가 뒤 따른다”며 “인터넷 개인방송은 일반 방송 규제와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도 교수는 다만 “사회적 이슈가 커지면 자율 규제에만 기댈 수는 없을 것”이라며 “자율 규제를 하지 못할 경우 외부 규제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도 교수는 또 “외부 규제가 이뤄질 경우 양질의 콘텐츠까지 규제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까지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MCN의 힘은 각 개인이 콘텐츠를 만들고 배포하는데서 나오는 만큼, 그 힘을 가진 개인이 스스로 자정 노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테크M=도강호 기자(gangdogi@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38호(2016년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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