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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여학생의 일상도 약사의 미친 댄스도 ‘찍어 올리면’ 뜬다

2016-06-29최현숙 기자



맹채연 양은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여고생이다. 2년 전, 페이스북에서 누군가가 초코파이 두 개를 한입에 넣는 영상을 본 후 ‘나도 한번 해볼까’ 하고 영상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렸다. 초코파이 두 개를 한 입에 넣는 것은 실패했다.

그러나 1000만 명이 이 영상을 시청하면서 하루아침에 ‘유명인’이 됐다. 이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애교가 듬뿍 묻어나는 사진, 택시 탔던 일, 학교 앞 분식집, 교복에도 어울리는 화장법 등 소소한 일상을 찍어 올렸을 뿐인데 이를 기다리는 페이스북 팔로잉(소식 보기)이 27만 명이 넘는다.

지난해에는 한 화장품 업체와 협력해 제품도 만들었다.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제품 생산 전 단계에 걸친 협업이었다. 맹 양의 이름을 딴 ‘맹블리 크림’은 제작 단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됐고, 출시 일주일 만에 판매량 1000개를 돌파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고퇴경 씨는 약사이자 영남대학교 약학대 대학원생이다. 그가 페이스북과 유튜브에서 운영하는 채널 ‘퇴경아 약먹자’의 동영상 조회 수는 1억이 넘는다. 특별한 줄거리나 메시지는 없다. 그저 음악에 맞춰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과장된 몸짓으로 춤을 출 뿐이다. 이를 두고 SNS에서는 ‘핵잼’, ‘제2의 싸이’란 말이 오간다.

고 씨는 2014년 약사 국가시험 준비를 하다가 재미로 찍어 올린 영상이 뜨거운 반응을 얻으면서 동영상 제작에 나섰다. 그의 자취방에서 하나 둘 찍은 엉뚱 발랄 동영상은 지금까지 100편이 넘는다. 영상을 보고 댓글을 단 사람들도 40여 개 국에 이른다. 러시아·프랑스·아랍에미리트 등에는 팬클럽도 있다.

개그맨 유세윤이 직접 찾아와 함께 코믹영상을 찍기도 하고, 증권사의 요청으로 체크카드 홍보영상을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남다른 이력과 ‘끼’가 입소문을 타면서 강연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연예인과는 다른 유형의 ‘유명세’로 몸값이 올라가고 돈도 벌고 있다.



유명세 타면 월 1000만 원 거뜬

요즘 10대들은 국내 정치인 이름은 몰라도 ‘대도서관’, ‘양띵’, ‘씬님’이 누군지는 안다. 대도서관은 총 조회 수 3억 건을 기록한 크리에이터다. 게임에 예능성을 가미해 ‘보는 재미’를 살린 것이 적중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대도서관은 지상파 프로그램의 MC를 맡거나 유명기업 광고를 촬영하는 등 전통TV와 모바일 미디어를 오가며 콘텐츠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양띵 역시 게임 중계자다. ‘게임으로 꽁트 만들기’ 등의 미션을 통해 재미를 더하고 차별화한 노력 덕분에 국내 유튜브 크리에이터 중 최다인 130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씬님은 뷰티 크리에이터다. ‘겨울 왕국’의 주인공 엘사 같이 가상 캐릭터의 메이크업 방법을 소개하기도 하고, 황진이, 명성황후 같은 역사 속 인물까지 넘나드는 메이크업으로 유튜브 채널에 40만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 외에도 SNS에는 음식을 맛있게 먹거나 만드는 요리, 콩트나 댄스 같은 재미 위주의 엔터테인먼트, 어린이를 위한 놀이 등을 보여주는 키즈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수천 명의 크리에이터들이 활약 중이다.

10대들이 TV가 아닌 모바일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시청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1인 방송을 진행하는 크리에이터들의 인기도 치솟고 있다. 대도서관같이 널리 알려진 상위 1% 크리에이터의 연봉은 5억 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인지도가 있는 크리에이터들도 월 1000만 원 이상은 번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개 유튜브 광고나 브랜드 협찬, 콘텐츠 유통 등 부가사업 수익이 주를 이룬다. 일부 크리에이터들은 인기와 인지도를 기반으로 CF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웬만한 대기업 월급 이상을 버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도 많다. 성공한 크리에이터들은 “가장 중요한 것은 동영상을 꾸준히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하는 것”이라며 “인내심을 갖고 장기적으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기획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얼짱보단 소통능력이 중요’

모바일 동영상 스타들은 대개 게임이나 뷰티 등 전문 콘텐츠를 갖고 있다. 얼짱 미모나 특출한 재능보다는 오히려 평범함과 친근함이 무기다. 대신 팬과의 소통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한 MCN 관계자는 “대도서관, 양띵 등은 게임을 잘 해서 유명해진 것이 아니라 게임을 하면서 시청자와 즐겁게 소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들의 동영상 댓글을 보면 ‘형’이나 ‘언니’라는 표현이 많다. 연예인처럼 먼 존재가 아니라 형이나 친구처럼 친근하게 본다는 얘기다.

지난해 7월 미국 연예잡지 버라이어티 조사에 따르면, 미국 10대(13~17세)에게 인기 있는 인물 상위 10위 중 8명이 유튜브 스타였다. 짐 캐리, 조니 뎁 등 쟁쟁한 할리우드 스타들은 10위 밖으로 밀렸다. 2014년 조사에서는 유튜브 스타가 4명이었다.

모바일 동영상 스타 탄생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집계에 의하면, 전 세계 디지털 광고 시장은 매년 약 12%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2017년에는 사상 최초로 텔레비전 광고 시장을 앞지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테크M=최현숙 기자(coffee@techm.kr)]

<본 기사는 테크M 제38호(2016년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