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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바이오 소재 이용 메이커 운동 이끈다"

2016-06-26장길수 칼럼니스트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뉴욕(Techcrunch Disrupt NY) 2015’가 지난해 5월 4일부터 6일까지 뉴욕 맨해튼센터에서 열렸다.

이 행사에서 파괴적 기술혁신을 주도하는 24개 스타트업이 참여한 가운데 최고의 스타트업을 뽑는 경연 ‘스타트업 배틀필드’가 펼쳐졌다. 스타트업 배틀필드는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의 등용문으로 여겨진다.

5만 달러의 우승 상금이 걸린 경진대회의 최종 결선에는 3D 바이오 프린터 기업 바이오봇츠, 수질 정화 필터 기업 리퀴디티, 인공지능 고객서비스 솔루션 기업 디지털지니어스, 웹사이트 생성 서비스 기업 페이지클라우드, 자동 하드웨어 가속기술 기업 비트퓨전아이오 등 7개 기업이 최종 경합을 벌였다.

바이오봇츠는 바이오 소재를 활용해 비극적인 삶을 살았던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의 귀를 3D프린터로 재생하는 데모를 시연했다. 자신의 귀를 스스로 잘라야했던 빈센트 반 고흐의 귀를 3D프린터로 재현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살아있는 생체조직을 인공적으로 재생하는 ‘바이오생산(Biofabrication)’은 새로운 연구 분야는 아니다. 이미 20여 년 전부터 이 분야에 대한 연구가 꾸준하게 이뤄져왔다.

하지만 기존에 개발된 3D 바이오 프린터는 부피가 워낙 커 연구소 방 하나를 독차지해야만 했다. 게다가 가격도 10만 달러를 웃돌았다.


바이오봇츠의 3D 바이오 프린터로 만든 귀

(바이오봇츠의 3D 바이오 프린터로 만든 귀)


저렴한 3D 바이오 프린터가 가져온 혁신

2014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창업한 바이오봇츠는 3D 바이오 프린팅 시장에 새로운 혁신의 바람을 몰고 왔다.

바이오봇츠는 지난해 9월 혁신적인 데스크톱 3D 바이오 프린터인 ‘바이오봇(Biobot)1’을 출시했다. 12인치 크기의 큐빅 형태에, 가격도 1만 달러에 불과하다.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을 지원, 설치도 간편하다.

바이오봇츠는 3D 바이오 프린터를 싸게 공급하는 대신 일종의 소모품이자 바이오 재료인 바이오 잉크를 판매한다. 바이오 잉크로는 콜라겐, 젤라틴, 플루로닉 F-127 등이 사용되고 있다.

연구자들이 오토캐드나 솔리드웍스 같은 캐드(CAD)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인간의 생체조직이나 장기를 설계해 파일로 만든 후 ‘바이오봇1’ 프린터로 전송하면 원하는 3D 바이오 조직을 만들 수 있다. 이를 이용해 살아있는 생체조직과 인간 장기 미니어처를 만들 수 있다.

바이오봇츠는 다른 3D 바이오 프린팅 기업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장기를 완전히 대체하는 생체조직을 만드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고객사들과 협력해 폐, 간장, 심장, 뇌, 피부 등을 만드는 3D프린팅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봇츠는 당장 인간의 장기를 대체하는 것보다는 인간 장기와 가장 유사한 생체조직을 만들어 의약품 테스트와 임상 전 단계 시험에 활용하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다른 3D 바이오 프린팅 기업들이 3D프린터를 이용한 조직 샘플이나 인공장기를 공급하는데 주력하는 것과 대비된다.

현재 제약회사들은 의약품 테스트를 위해 동물실험을 하거나 비용이 저렴한 2D 조직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이나 솔루션이 아직은 고가이기 때문이다.

바이오봇츠는 보급형 데스크톱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통해 이 같은 장벽을 해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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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조직공학은 꾸준하게 발전해왔지만,

개발 및 구입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바이오봇츠는 3D 바이오 프린터의

구입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

‘바이오 생산기술의 대중화’를 구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봇츠가 바이오생산의 황금기를 조기에 실현하기 위해 업계의 선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생체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은 꾸준하게 발전해왔지만 기술적으로 접근하기 쉽지 않았고 개발 및 구입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하지만 바이오봇츠는 3D 바이오 프린터의 구입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 ‘바이오생산기술의 대중화(democratizing biofabrication technology)’를 구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바이오봇츠가 개발한 3D 바이오 프린터

 

 

 

(바이오봇츠가 개발한 3D 바이오 프린터)

특히 바이오봇츠는 대학 등 연구기관들과의 커뮤니티 형성을 중요한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바이오봇1을 시판하기 전에 바이오봇츠의 생체조직 솔루션 개발을 지원하는 대학과 기관에 3D 바이오 프린터를 5000달러에 공급했다.

또 바이오봇츠는 자사의 바이오 프린팅에 관한 경험과 지식을 여러 기관이 공유할 수 있도록 데이터 저장소와 위키 페이지를 만들었다.

아마추어 과학자들이 중심이 되는 메이커 운동처럼 바이오봇츠의 고객 역시 생체조직 제작에 관한 솔루션과 노하우를 공유, 여러 사람이 직접 제작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바이오봇츠의 기업경영 철학이다.

이를 통해 ‘생물학의 메이커봇(MakerBot of Biology)’ 또는 ‘생물학의 DIY(Do It Yourself)’를 꿈꾸고 있다.

대니 카브레라 바이오봇츠 창업자는 “앞으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대규모 임상시험 없이도 개개인의 질병 특성에 맞는 치료가 이뤄지는 1인용 의약품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바이오봇츠가 이런 시대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3D 바이오 프린팅 분야의 대표주자들

3D 바이오 프린팅 분야에는 바이오봇츠 외에 여러 플레이어들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업체들을 소개한다.

오르가노보

3D 바이오 프린팅 분야에서 가장 많이 알려져 있으며, 언론에도 빈번하게 소개되는 기업이다. 본사는 미국 샌디에이고에 위치해 있다.

간조직용 ‘엑스바이브 3D’를 개발해 의약품 독성 테스트용으로 제약회사에 주로 공급하고 있다. 로레알, 머크 등 세계적인 업체와 제휴를 맺고 있으며, 올해 중 콩팥조직용 엑스바이브 3D를 내놓는다. 인간의 전체 조직을 이식할 수 있는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사이퓨즈바이오메디컬

오르가노보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지는 않지만, ‘레제노바(Regenova)’라는 바이오 프린터를 공급하고 있다. 일본 도쿄에 위치해 있다. 세포 스페로이드(cellular spheroids)를 활용해 3D세포 구조를 바이오 프린팅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에 일본의 대표적인 외골격 로봇 전문업체인 사이버다인으로부터 투자받았으며, 1650만 달러의 투자금을 여러 기업에서 받았다. 혈관, 소화기, 방광, 연골 등을 재생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3D 바이오프린팅 솔루션스

러시아의 대표적인 3D 바이오 프린팅 업체다. 인간 장기를 바이오 프린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가장 최근의 성과는 갑성선을 3D프린팅해 쥐에 이식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2018년까지 콩팥조직을 3D프린팅해 공급할 계획이다. 환자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해 하이드로젤(hydrogel)과 결합해 프린팅한다.

로킷

국내 3D 바이오 프린팅 업체로 데스크톱형 3D 바이오 프린터 ‘인비보(Invivo)’를 내놓았다. 인비보는 연조직용 바이오잉크와 경조직용 스캐폴드 소재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복합형 3D 바이오 프린터다. 고체인 스캐폴드와 액체인 바이오잉크를 동시에 출력할 수 있다.

인비보로 만든 3차원의 세포 구조체는 간이나 신장 같은 인공장기뿐만 아니라 두개골, 턱뼈, 피부 등의 이식에 사용될 수 있다. 2018년까지 인공 피부를 프린팅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화상 환자나 피부병 환자들에게 이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38호(2016년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