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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T·과기인 국회 진출 5% 불과…일당백 활약 필요

금배지 거머쥔 테크 전문가들

2016-04-27조은아 기자
국회의사당 본회의장 모습 (사진=뉴스1)
국회의사당 본회의장 모습 (사진=뉴스1)

8명. 4.13 총선에서 당선된 정보통신기술(ICT)·과학기술계 출신 새내기 국회의원의 숫자다. ‘여의도 선배’들의 머릿수까지 합쳐도 과학기술 전문가 출신은 16명에 불과하다. 전체 의석수 300석 중 5%에 그친 것이다.

이번 총선에 테크 전문가들이 대거 입후보하며 물망에 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ICT 전문가 출신 중 처음 국회에 입성한 당선인 중 비례대표가 6명이며, 지역구 당선자는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부산 기장군)과 김병관 웹젠 의장(성남시 분당구갑) 2명뿐이다. 과학기술계 정치신인이 지역구 초선의원으로 당선되는 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유영민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 조명희 경북대 항공위성시스템학과 교수, 문용식 전 나우콤 대표 등이 기대를 모았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ICT 과학기술이 사회 변화를 이끌고 있지만 그동안 주요 국가정책 결정과정에서는 과학기술 전문가들을 찾기 어려웠다.

이에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대과연)이 비례대표 후보의 20% 이상을 과학기술 전문가로 공천하고 지역구 후보 역시 과학기술적 소양과 경험을 갖춘 인물에 가점을 부여할 것을 요구했지만 현실 정치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여야 3당이 비례대표 1번으로 모두 이공계 인사를 추천하며 과학기술 정책 발전을 위한 의지를 보이긴 했지만 각 당의 비례대표 추천명단 중 이공계 출신은 한 손에 꼽을 정도다.

국민의 선택이 끝난 지금 시점에서는 ICT 출신 당선자들의 일당백 활약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당선자들이 펼칠 4년간의 의정활동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우선 정당별 ICT 전문가 출신 초선의원을 살펴보면 새누리당 3명, 더불어민주당 3명, 국민의당 2명이다. 새누리당 소속은 비례대표 1번을 받은 송희경 전 KT 전무, 비례 8번 김성태 전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 그리고 윤상직 전 장관이다.



송희경 당선인은 대우정보시스템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다 KT에 합류해 기가사물인터넷(IoT)사업단장 및 전무를 역임했다. 한국클라우드산업협회장으로 클라우드발전법의 국회 통과를 추진했던 이력 등을 감안하면 IoT, 빅데이터, 5G통신기술 등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송 당선인은 “갑작스럽게 발탁돼 차분히 준비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지만 그동안 기업에서 고객 중심으로 일했듯이 이제 국민을 내 고객으로 삼아 봉사하기로 다짐했다”며 “IT 전문 국회의원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4년 동안 열심히 일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20대 국회에서 규제 프리존, 경제 특구, 소프트웨어 규제 철폐 등과 관련된 법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송 당선인은 “국회 밖 기업이나 협회에 있을 때 보면 법이 너무 오래 계류됐다. 클라우드산업협회장 시절 추진한 클라우드발전법의 경우 반대를 위한 반대가 심했다. 과학이나 IT산업, 연구개발(R&D) 자금 등 국회에 묶여있는 것이 많다”고 지적하며 “20대 국회에서는 규제 프리존을 강화하고 경제특구를 건설함으로써 제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태 당선인은 2009년 한국정보사회진흥원과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을 통합해 신설된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초대원장을 역임했다. 또 초고속정보통신 기반 시범지역사업 추진협의회 위원장과 한국지역정보화학회장을 거쳐 전자정부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전자정부의 토대를 만들고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스마트 전자정부 구현, 정보보호 및 전자정부 수출 등 국가정보화 분야의 오랜 경험이 국회의원 활동에서 어떻게 발휘될지 주목된다.

윤상직 전 장관은 부산 기장군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25회 행정고시를 통해 1982년 공직에 입문한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과 지식경제부 차관을 지낸 실물경제통으로 평가받는다.

이력만 놓고 보면 ICT 전문가로 분류되기 어렵지만 산업부 장관으로 일하며 ICT를 기반으로 한 제조업 혁신 3.0을 추진해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해 노력했다. IoT, 바이오 헬스 등 27개 지역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 프리존 제도를 주창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장관 시절 “IT 산업이 무역흑자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며 “IT 산업이 꾸준히 성장하기 위해서 기술개발과 더불어 인재양성과 표준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던 만큼 미래 신산업 발전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ICT 업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중 김병관 전 웹젠 의장에 대한 기대가 특히 크다. 김병관 당선인은 NHN게임스 대표 및 게임개발회사 웹젠 대표를 역임한 온라인·모바일 게임 개발자이자 경영자다. 오랜 시간 IT 산업에 몸담았던 그의 이력과 지역구 판교의 특성이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다.

김병관 당선인은 판교테크노밸리가 더욱 활성화되고 확장할 수 있도록 행정규제를 해소하고 금융이나 세제 지원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김 당선인은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또 IT 업계 출신인 만큼 업계 종사자들이 걸고 있는 기대 역시 잘 알고 있다”며 “국민과의 약속대로 경제를 살리기 위해 IT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고 정책을 개발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덧붙여 “창업날개법과 CEO연대보증법 폐지를 통해 IT에 관심 있는 우수한 청년들이 초기자본금이나 각종 규제 때문에 도전을 포기하고 좌절하는 일이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그는 덧붙여 “창업날개법과 CEO연대보증법 폐지를 통해 IT에 관심 있는 우수한 청년들이 초기자본금이나 각종 규제 때문에 도전을 포기하고 좌절하는 일이 없도록 방법을 찾겠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의 또 다른 과학기술계 출신 초선의원은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와 문미옥 전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기획정책실장이다.

비례대표 1번으로 여의도에 입성하게 된 박경미 당선인은 미국 일리노이대 수학교육학 박사 출신으로 대한수학교육학회 이사를 맡고 있으며 수학 교양서 ‘수학콘서트’ 저자로도 유명하다.

박 당선인은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나 여성가족위원회에서 활동할 전망이다. 한국 과학기술계의 기초 토대를 튼튼히 하기 위해 그의 주전공인 교육 관점에서 문제를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문미옥 당선인은 비례대표 7번을 받아 국회의원 배지를 달게 됐다. 포항공대에서 물리학 박사를 받은 문 당선인은 여성 과학기술인을 위해 줄곧 일해왔다. ‘과학기술 여성정책’ 등 여성과 과학을 연계한 저서를 두 권 냈고, WISET에서 이공계 여성인재 육성·지원 사업을 펼쳤다.

여성 과학기술인의 경제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던 만큼 국회에서 역시 여성 과학기술인을 위한 활발한 입안 활동이 예상된다.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1, 2번을 모두 과학기술계 인사로 내세웠다. 신용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과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과 교수가 바로 그들이다.

신용현 당선인은 1984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공채여성 연구원 1호로 입사 후 30년 넘게 과학자로서의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진공기술센터장, 물리표준본부장, 전략기술연구본부장을 거쳐 연구원장을 맡았고, 한국과학기술연합총연합회 부회장을 역임하면서 한국 과학계를 지키며 연구현장을 진두지휘했다.

누구보다 연구자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세정 당선인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로 부임해 연구활동에 매진하며 후학을 양성했던 학자 출신이다. 고체물리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꼽히는 오 당선인은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등을 지냈다.

과학기술계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비례대표 자리를 수락했다고 밝힌 만큼 과학기술 연구자들을 위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오 당선인은 “과학기술자들 연구에 규제가 너무 많다. 현장에서 봤을 때 연구비 부족 문제도 있지만 더 심각한 것은 지나친 규제”라고 말하며 “현실적으로 효율적인 연구비 집행을 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줘야 하는데 정부가 모든 것을 컨트롤하려고 한다. 이는 제도를 손보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로 과학기술인들의 연구에 자율성을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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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미방위’는 어디로?


여의도 ICT·과학기술 정책의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과연 미방위의 20대 국회 활동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미방위 소속 19대 국회의원 21명 중 8명만이 다시 금배지를 달게 된 만큼 구성원 물갈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의도에 남은 8명의 국회의원 모두 ICT·과학기술과 거리가 먼 비전공자인데다 20대 국회에서는 다른 상임위로 옮길 가능성도 있어 새롭게 합류하게 될 의원들의 역할이 막중한 것.

미디어 출신 당선자들이 미방위에 관심을 보이 있는 가운데 ICT 전문가들의 상임위 행보가 차기 국회의 미방위 활동 색깔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통신·IT 정책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새누리당 송희경 당선인이 미방위 소속으로 활동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송 당선인 역시 자신의 전문성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미방위를 1순위로 희망하고 있다. 같은 당 김성태 당선자도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을 지낸 경력을 살려 미방위에서 활동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민의당 비례 1, 2번 신용현, 오세정 당선인도 미방위 활동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본 기사는 테크M 제37호(2016년5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