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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투자환경 바꿔야 알파고 나온다

2016-05-08전화성 씨엔티테크 대표

최근 인공지능 분야는 구글, IBM, MS가 경쟁하고 있다. 퀴즈쇼에서 인간을 이긴 IBM ‘왓슨’은 편견 없이 영양과 맛을 살려낸 요리 레시피까지 제공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 분야는 구글, IBM, MS가 경쟁하고 있다. 퀴즈쇼에서 인간을 이긴 IBM ‘왓슨’은 편견 없이 영양과 맛을 살려낸 요리 레시피까지 제공하고 있다.)

지난 3월 이세돌이 알파고에 패배했다. 혹자는 이제 ‘트랜센던스’나 ‘터미네이터’ 같이 기계가 인간을 지배하는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고 두려워하기도 한다. 이세돌을 꺾은 인공지능에 대해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알파고가 이긴 이유는 세 가지다. 첫 번째,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는 기계학습 기술이다. 특히 알고리즘 자체가 발달했다. 요즘 많이 쓰이는 알고리즘이 딥러닝이다.

두 번째, 알고리즘이 학습할 재료가 많아졌다. 알파고도 이세돌과 대결 전에 많은 학습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은 서버와 네트워크 기술의 발달이다. 바둑에서 다음 수를 예측하는 것은 굉장히 많은 연산이 필요하다. 최근 발전된 서버와 네트워크 기술은 이 연산량을 뒷받침하고 있다.

필자가 KAIST 인공지능연구실에서 공부하던 2000년 무렵만 해도 상황이 달랐다. 서버의 연산능력이 늘 부족했다. 연산량이 적은 형태의 연구개발만 할 수 있었다. 당시 수학적 알고리즘을 활용하는 HMM(Hidden Markov Model) 알고리즘을 보편적으로 사용했다.

다른 학파는 인위적인 신경망을 기반으로 인간의 뇌를 벤치마킹한 모델을 만들었다. 하지만 신경망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역시 컴퓨팅 파워가 부족했다. 연산량을 인위적으로 조절한 ANN(Artificial Neurual Networking)을 만들었지만 성능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하드웨어 속도가 빨라지고, 컴퓨팅 파워가 높아지면서 굳이 인위적으로 조절한 신경망을 구현할 필요가 없어졌다. 인간의 뇌와 유사한 연산구조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딥뉴럴네트워크(Deep Neural Network), 즉 딥러닝이다. 딥러닝의 혁신과 발전은 기본적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완성시켰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인공지능 분야는 구글, IBM,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경쟁하고 있다. 구글은 알파고로 실력을 증명했다. IBM에는 ‘왓슨’이 있다. 왓슨은 2011년 퀴즈쇼에서 인간을 이겼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요리까지 만들고 있다. 왓슨 요리사는 많은 요리사를 두려움에 떨게 할만하다.

인간 요리사는 요리를 만들 때 한국 요리, 이탈리아 요리처럼 특정 소스나 재료를 선택한다. 요리 과정에서 편협한 사고를 갖는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 요리사는 이런 편협한 생각을 하지 않는다. 왓슨 요리사가 만들어낸 레시피는 상당히 좋은 것이 많다. 편견 없이 영양과 맛, 모든 것을 살려낸 레시피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민간 중심 장기투자 필요

MS는 구글이나 IBM 왓슨과는 방향이 다르다. 구글과 IBM 왓슨은 인간이 만들어낸 지식을 활용해 미래를 예측하는데 집중했다. 하지만 MS는 입출력에 많은 신경을 썼다. 음성인식, 문자인식, 안면인식 등에 많은 투자를 했다. 이런 기술의 대표가 MS의 인공지능 비서 ‘코타나’다.

인공지능과 관련해 자율주행, 스마트공장, 미래예측 등은 요즘 많이 회자되는 키워드들이다.

자율주행은 주변 상황을 인식하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안정적인 주행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스마트공장도 사물인터넷(IoT)을 바탕으로 공장의 각종 디바이스가 연결되고 인공지능이 결합되면서 인간의 도움 없이 공장의 로봇이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경영 분야에서도 많은 지식과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회사의 미래를 예측할 것으로 기대된다. 많은 문서를 인공지능이 스스로 수집하고 분석해 회사의 미래를 예측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은 새로운 먹거리를 가져올, 우리나라도 도전하는 분야 가운데 하나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얼마 전 인공지능 육성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인공지능 분야는 단기간에 정부의 의지만으로는 발전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인공지능 기술의 근본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민간 위주의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단기 매출과 이익 성과에만 급급한 문화에서는 인공지능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패를 용인하고 성과에 대해 수익 이상의 것을 기다려줄 수 있는 문화가 성숙될 때 인공지능 강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는 5년 이상의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 해결책은 초기 투자자들에 대한 출구전략을 만드는 것이다.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는 5년 이상의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 해결책은 초기 투자자들에 대한 출구전략을 만드는 것이다.)

필자는 대학원생이던 2000년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음성인식으로 창업했다. 음성인식 분야 역시 원천기술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수익이 발생하기까지는 수 년 이상 걸린다.

하지만 투자 이후 매출과 수익, 기업공개(IPO)에 대한 압박으로 원천기술 외에 당장에 돈을 벌어야 하는 응용기술에 손댈 수밖에 없었다. 글로벌 원천기술과의 기술경쟁력에서는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현재도 우리나라에서 음성인식 원천기술로 수익을 내는 회사는 없다. 구글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하거나 ‘뉘앙스’ 같은 미국 원천기술을 사서 사용한다.

비단 음성인식뿐만 아니라 문자인식, 이미지 인식 분야도 모두 외국 원천기술에 크게 의존하는 상황이다. 또 알파고 같은 딥러닝 기반의 지식처리 분야는 선진국에 비해 3년 내지 5년 정도 기술이 뒤떨어진다.

원천기술 투자 출구전략 만들어야

결국 투자문화를 바꿔야 한다.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는 5년 이상의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 당연히 기술 개발이 완료되기 전까지 매출이 없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5년 후에나 매출이 나올 분야에 대한 투자는 벤처캐피털은 물론 엔젤 투자에서도 찾기 어렵다.

해결책은 전반적인 투자 문화에서 초기 투자자들에 대한 출구전략을 만드는 것이다.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 출구전략으로 매출이 없는 기업이라 하더라도 기술성 평가로 구주 인수를 할 수 있는 투자 플랫폼이 필요하다.

또 정부가 이런 형태의 투자 플랫폼에 대한 정책과 투자자들에 대한 세재 혜택 등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것이 원천기술 투자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근본적으로는 다양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기술개발만으로도 회사가 인수될 수 있다는 희망적인 투자환경이 먼저 구축돼야 한다.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기술을 개발하려는 노력보다는 기술 기반의 국내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인수하는 다양한 사례를 만들어 줄 때 원천기술 기반의 창업자가 늘어날 것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37호(2016년5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