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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규제 환경이 창조경제 활성화 발목 잡는다

2016-03-03조은아 기자

2일 서울 삼성동 구글캠퍼스에서 ‘투자에 대한 인터넷 규제의 영향’을 주제로 ‘청년창업포럼 오픈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 정부의 규제 환경이 창조경제 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투자에 대한 인터넷 규제의 영향’을 주제로 2일 서울 삼성동 구글캠퍼스에서 열린 ‘청년창업포럼 오픈 토론회’의 연사로 나선 매튜 르 머를 피프스 에라 매니징 파트너의 지적이다.
피프스 에라 측은 미국, 영국 등 15개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한 연구내용을 소개했다. 피프스 에라의 보고서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 활동에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법적 환경’을 꼽았다.
예를 들어 투자자의 79%가 표현의 자유가 제한되거나 심하게 통제되는 국가는 투자 대상국으로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용자 데이터가 국제적 기준을 따르지 않고 법 집행기관에 공개될 수 있는 경우 투자자의 78%가 인터넷 기업에 대한 투자를 단념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데이터 저장소에 대한 규제 역시 부정적으로 봤다. 투자자들의 67%는 사용자가 거주하는 국가에 서버를 둬 사용자 정보를 저장해야 하거나 현지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도록 강제하는 법적 규정이 있다면 해당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규제완화 외치는 정부, 오히려 규제 만들어

연구발표 후 이어진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규제가 한국의 스타트업 창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박병종 콜버스 대표는 “심야 전세버스 공동구매 서비스인 콜버스는 야간 승차거부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한 새로운 공유경제 서비스”라며 “하지만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기존 사업자들과 부딪혔고, 정부가 조정에 나서며 콜버스 사업이 전면 허용됐다. 문제는 기존 택시, 버스 면허사업자에게 면허를 주면서 정작 아이디어를 낸 우리는 사업을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가 규제완화를 외치고 있지만, 오히려 정부의 개입이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규제로 작용한 셈이다.

최충엽 스타트업센트럴 대표는 “원래 규제는 나쁜 것이 아니라 공익을 위한 것이었다. 문제는 시대가 바뀌면 규제도 바뀌어야 하는데 그대로 남아있다보니 낡은 규제가 됐다”며 “현실에 맞는 규제로 빨리 변화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지금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게다가 규제를 이용해 기존 이익을 지키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최 대표는 또 “과거 인터넷은 일부 연구기관의 전유물이었지만 과감하게 개방했기 때문에 지금의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탄생했고, 엄청난 부를 만들어냈다”며 “이런 혁신을 스타트업들이 가져가도록 해야하는데 정부는 그 열매를 가져다가 기득권에 주고 혁신을 무마시키려고 하는 것은 우리 경제에 암울한 시그널이고 반드시 고쳐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국가가 발전하려면 혁신이 필요하다. 혁신이 되려면 혁신을 추진하는 기업가에게 열매가 돌아가야 하고, 벤처캐피털이나 엔젤투자자가 투자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기업 규모가 작을 때는 규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원칙으로 잡혀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신산업이 중국에 뒤쳐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안창용 미래창조과학부 창조융합기획과장은 “”기존 질서와 규칙의 가치가 시대가 바뀌면서 사회적으로 충돌하는 상황"이라며 "개별 상황에 따라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집중 토론을 해 개선방안을 내놔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 과장은 ”다만 100개 중 99개가 잘되고 1개가 악용되면 집중 포화를 맞는 분위기다보니 공무원들 역시 개방적인 입장을 취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술혁신으로 규제 문제 풀어야"

인터넷 규제의 또 다른 사례인 클라우드 서버에 대한 논의도 나왔다. 지난해 클라우드법이 통과됐지만, 현재 국내 공공기관에서는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또 데이터 서버 위치는 국내에 있어야 하고, 금융이나 의료 산업의 경우 조직 내에서만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등 한계가 뚜렷하다.

데이터 활용과 개인정보보호 사이의 딜레마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안창용 과장은 “아마존, 애플, 알리바바 등 온라인을 지배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갈수록 커지고 있고, 정보의 국경이 점차 흐려지는 것이 트렌드가 되고 있다”며 “클라우드의 걸림돌은 개인 정보보호 문제다. 데이터가 자산이 돼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활용돼야 하는데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통제하는 절차는 투명한지 등 여러 이슈가 맞물려있다”며 “부작용은 피할 수 없다. 다만 정보가 노출되는 상황에서 얼마나 안전장치를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수단과 목적을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임정민 구글캠퍼스 서울 총괄은 “개인정보 관리의 주체가 누구냐에 따라 논란이 일고 그것이 규제로 나타나는 것 같다”며 “개인정보보호는 하나의 대원칙이다. 클라우드서버가 맞는지 사설 서버가 맞는지, 누가 책임을 질 것인지는 수단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10만원이면 유전자 분석을 할 수 있는 시대에 개인정보보호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프레임워크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충엽 대표는 “규제가 아닌 혁신적인 기술로 풀 수 있다”고 관점을 달리할 것을 주문했다. 최 대표는 “블록체인과 같은 기술의 경우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추적할 수 있다. 정보 유출 시 추적하는 기술, 그 정보를 무력화하는 기술이 얼마든지 가능한데 정부나 소비자단체 등에서는 이런 기술을 잘 모르기 때문에 막연하게 반대한다”며 “기술 혁신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통제하고 다루면 인간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민화 이사장은 “개인정보는 활용과 보호라는 양날의 검을 갖고 있다”며 “결국 기술을 통해 문제를 풀면서 개인정보 소유권을 인정하고 클라우드에 정보를 올리는 것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가져야 미래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