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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인터넷전문은행 앞으로 4년에 달렸다

2016-03-06조은아 기자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케이(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선정됐다. 두 회사 모두 본 인가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일단 케이뱅크가 한발 빠르게 치고 나가는 분위기다. 케이뱅크는 지난 1월 7일 준비법인을 설립했고, 1월 말 21개 주주사가 유상증자를 통해 초기 자본금 2500억 원을 마련했다.

케이뱅크 준비법인에서는 정식 은행으로 인정받게 되는 본인가를 준비하고 영업기반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KT, 우리은행 등에서 50여 명을 파견해 태스크포스(TF)를 꾸린 상태로 TF 인력면담, 우리은행 공모 등의 절차를 거쳐 2월 말 케이뱅크 직원을 1차로 선발한다.

카카오뱅크는 출범을 위해 지난 1월 18일 ‘한국카카오주식회사’라는 가교법인을 설립했다. 한국카카오는 본인가를 통해 카카오뱅크가 본격적으로 출범할 때까지 연결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는다.

윤호영 카카오 부사장과 이용우 한국투자금융지주 전무가 공동 대표로 선정됐으며, 자본금 마련을 위해 주주사 유상증자, 은행 인력, 조직 및 시스템 구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준비법인 설립당시 마련한 자본금은 9억원에 불과한 상황으로, 3월에 주주구성을 위한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준비가 차근차근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을 둘러싼 업계의 행보 역시 눈길을 끈다.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자 선정에서 고배를 마신 아이뱅크(인터파크) 컨소시엄은 재수를 준비한다.

아이뱅크 컨소시엄은 탈락 이후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준비해왔다”며 “앞으로도 금융혁신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으리라 보고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아이뱅크 컨소시엄은 은행법 개정 이후 추가 인가에 도전할 경우, 컨소시엄을 재정비해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1차 사업자 예비인가 실패의 이유가 최대주주의 적격성과 주요 수익 포트폴리오에 대한 우려 등에 있기 때문이다.

자금 안정성이 약한 상황에서 최대주주 역할을 제1금융권인 IBK기업은행이 아닌 대부업체 계열의 웰컴저축은행이 맡은 점이 발목을 잡았다. 또한 부실화 가능성이 큰 중소 자영업자 대출 방식에 집중하는 포트폴리오도 낮은 점수를 받은 요인이었다.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기업들 역시 상황을 관망하며 한발짝 물러난 분위기다. 컨소시엄을 주도한 인터파크 측은 컨소시엄 참여사들과 협의한 후 의사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은행법 통과 후 재도전 기회를 기약했고, IBK기업은행은 재도전 여부 자체를 다시 검토할 계획이다. IBK기업은행은 1호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 대비해 미리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혁신해 비대면 채널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정면 승부하는 전략을 세운 상태다.

현대해상은 인터파크의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참여기업간 정보 공유를 바탕으로 빅데이터 활용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컨소시엄에 참여한 현대해상은 직접적인 영업활동보다 투자수익을 내는 것도 주요한 목적이었던 만큼 추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20년 넘게 은행업 진출을 노렸던 SK텔레콤의 노력은 또다시 수포로 돌아갔다.

SK텔레콤은 현행법상 지분을 갖고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는 구조가 아닌 만큼 은행법 개정 이후를 기약한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에 계속 합류할 수도 있지만, KT가 별도의 컨소시엄을 꾸려 사업권을 따낸 만큼 아예 별도의 추가사업자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의 집합체인 옐로금융그룹의 행보도 관심이 쏠린다.

옐로금융그룹이 참여한 아이뱅크 컨소시엄은 비록 탈락했지만 옐로금융그룹의 계열회사가 새로 만들어질 인터넷전문은행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금융공학 기술인 퀀트를 기반으로 투자상품을 추천하는 쿼터백투자자문은 케이뱅크의 주요 주주인 현대증권과 제휴를 맺었다.

케이뱅크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핵심을 담당하는 곳이 현대증권이다. 결국 케이뱅크에 쿼터백투자자문의 기술이 녹아있는 셈이다.

은행법 개정 이후 진행될 인터넷전문은행 추가인가에는 당초 유력 인터넷전문은행 후보로 물망에 올랐던 기업들도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곳이 키움증권이다.

키움증권은 그동안 권용원 키움증권 대표가 인터넷전문은행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지만, 은산분리법의 제약 때문에 1차 사업자 선정에는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은행법 개정으로 은산분리 규제가 풀린다면 당연히 도전한다는 입장이다. 키움증권은 인터넷증권사로 시작해 자리매김한 경험이 큰 강점으로 꼽힌다.

시장 안착까지는 상당 시간 걸릴 듯
제3호, 제4호 인터넷전문은행이 계속 나오기 위해서는 1, 2호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과연 인터넷전문은행이 빠른 시간 안에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지점이 없고 효율적인 인력구성을 통해 비용경쟁력이 월등하다.

비대면 채널, 중금리 대출 등에서 예금 금리는 높이고 대출금리는 낮추는 구조가 실현 가능하다. 아울러 고객 접점이 기본적으로 모바일이기 때문에 모바일에 최적화된 IT 시스템과 고객 사용자 경험(UX) 기반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강점에도 불구하고 증권가 금융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 자체에 의의를 두는 분위기다. 제대로 자리를 잡기까지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한정태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인터넷뱅킹이 발달돼 있는 국내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성공할지 여부는 불확실해 보인다”며 “자금이체와 조회 건수에서 대면거래는 고작 11%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온라인뱅킹이 보편화돼 있다”며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한 애널리스트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전산투자 비용이 많은 사업으로 자본금 3000억 원 수준의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꾸준한 투자가 가능할지도 의문스럽다”며 “다만 틈새시장이나 새로운 비즈니스가 열릴 가능성은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구경회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4년이면 판가름 난다는 분석을 내놨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2016년 말 3000억 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손익분기점은 4년 후인 2020년이다. 또 이익잉여금이 쌓여서 누적결손금을 탈피하는 시기는 설립 8년 후인 2024년 정도로 내다봤다.

구 애널리스트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쟁상대는 IT인프라 규모가 10배 이상인 거대 은행들이다. 게다가 중금리 대출시장은 ‘고위험 고수익 무한경쟁’ 시장”이라며 “초반에는 지점 운영 등의 비용 감축이 핵심은 아니라고 본다. 인터넷전문은행 초기에는 판관비 부담이 오히려 일반은행보다 높기 때문에 자칫하면 생존이 목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