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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OS 경쟁...IoT 대응이 판도 바뀐다

2016-03-12도강호 기자


지난해 12월 모질라 재단이 ‘파이어폭스OS’ 개발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파이어폭스OS는 모질라 재단이 개발한 스마트기기와 사물인터넷(IoT)을 위한 운영체제(OS)다. 모질라 재단의 오픈소스 웹브라우저인 파이어폭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2013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ZTE와 알카텔의 스마트폰을 통해 소개된 파이어폭스OS는 이번 발표로 스마트기기에 대한 지원이 중단된다. 하지만 모질라 재단은 IoT를 위한 파이어폭스OS 개발은 계속할 예정이다.

모질라 재단의 결정은 OS 시장 상황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데이터 분석 업체 넷애플리케이션에 따르면, 2016년 1월 스마트폰과 태블릿 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가 58.75%, iOS가 32.93%를 차지하고 있다. 두 OS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90%를 넘는다. 스마트폰만 보면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더 높아진다. 통계 포털 스테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스마트폰 시장은 안드로이드가 65.88%, iOS가 19.22%를 점유하고 있다.

OS는 선점에 의한 고착 효과가 강력한 시장이다. 그만큼 안드로이드와 iOS가 오랜 기간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OS가 시장에 침투하기란 쉽지 않다.

모질라 재단이 모바일 시장에서의 경쟁을 포기하고 IoT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런 현실적인 제약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전승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최근 OS 시장에 대해 “IoT에서 OS가 어떤 위치에 놓일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기존 강자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신흥 세력들이 어떤 전략을 펼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멀티 플랫폼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IoT에서 OS가 핵심적인 요소인지에 대한 논란은 있지만 IoT에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OS 시장의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일한 멀티 플랫폼 OS 윈도10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마이크로소프트(MS)다. PC OS의 최강자인 MS는 스마트기기 시장에서는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PC OS 시장에서 지난 1월 윈도 점유율은 90.61%에 이른다. 반면, 지난해 12월 윈도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고작 2.3%에 그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전체 OS 점유율도 1월 기준으로 2.86% 밖에 되지 않는다.

MS는 지난해 윈도10을 출시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윈도10의 가장 큰 특징은 하나의 OS로 모든 기기에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애플은 PC용 맥OS와 스마트기기용 iOS로 구분되고, 안드로이드는 스마트기기용으로만 사용된다. 하지만 윈도10은 PC, 스마트폰, 태블릿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김영욱 한국MS 부장은 “심지어 POS를 비롯한 임베디드 시스템에도 윈도10을 사용할 수 있다”며 “OS 가운데 윈도10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동일한 OS를 기기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으면 개발환경과 앱, 서비스를 모든 기기에서 공유할 수 있다. MS는 장점을 살리기 위해 개발환경도 기기 구분 없이 동일하게 적용되도록 했다. PC에서의 풍부한 윈도 개발자와 서비스가 쉽게 모바일과 IoT 등으로 확산될 수 있게 한 것이다.

김 부장은 “코드에 기기별 차이점만 서술하면 다른 기기에서도 동일한 앱을 실행할 수 있다”며 “기존 윈도 개발자들도 조금만 배우면 며칠 만에 스토어에 앱을 올릴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MS는 기기 구분 없는 OS를 통해 모바일 환경에서 iOS, 안드로이드와의 격차를 좁힐 수 있게 됐다. PC와 모바일이 앱을 공유하면 단숨에 부족한 윈도 모바일 앱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윈도10의 범용성이 모바일에 대응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김 부장은 “윈도10을 통해 천천히 가더라도 IoT까지 아우르는 성장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윈도10을 뒷받침하는 MS의 클라우드 기술을 바탕으로 PC와 모바일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물까지 하나의 체인으로 연결할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전승우 연구원은 최근 MS의 행보에 대해 “방향을 잘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 연구원은 “여러 기기에 동시에 적용할 수 있는 OS를 통해 서비스 확대와 콘텐츠 판매를 위한 교두보가 확보됐다”며 “결국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지만 숭실대 교수도 “지금까지 OS를 판매해 돈을 벌 수 있었지만, 이제 OS는 무료로 제공되는 것이고 앱 다운로드를 비롯한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올린다”며 “MS의 전략 수정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움직임 둔해진 안드로이드
OS는 무료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MS의 변화를 이끈 것은 구글의 안드로이드다. 안드로이드는 가장 많은 스마트기기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을 제작하고 있다.

그렇다고 안드로이드의 상황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OS의 고착효과 때문에 기업들이 독자OS를 만들고 안드로이드에서 이탈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내부에서 균열이 발생하고 있다.

가장 큰 위협은 중국 IT기업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위기의 원인이 안드로이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구글은 모바일에서 구글의 서비스를 원활히 이용하려면 순정 안드로이드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기업이라면 얼마든지 안드로이드를 자신들의 서비스에 맞게 개조할 수 있다. 이렇게 개조한 안드로이드를 AOSP라고 한다. 샤오미의 ‘미유아이(MIUI)’가 대표적이다.

AOSP는 자체 서비스를 모바일로 제공하려는 IT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OS가 서비스를 배포·판매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중국 정부의 구글 규제까지 겹치면서 샤오미, 오포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AOSP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문제는 AOSP의 성장이 안드로이드의 파편화를 심화시킨다는 점이다. 안드로이드는 여러 스마트폰에 적용된다. 그만큼 모바일 앱 개발과 테스트에 많은 자원이 소모된다는 말이다. 여기에 AOSP까지 등장하면서 앱 개발사의 개발 부담이 가중된다. 게다가 알리바바같은 비제조사들도 자체 서비스를 모바일에 원활하게 적용하기 위해 AOSP를 제작·배포하고 있어 안드로이드의 파편화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는 파편화로 인해 최적화와 보안에 약점을 보이고 있다. 모든 모바일기기를 지원하기 위한 범용성을 확보하면서 OS가 크고 무거워진 것이다. 그만큼 가벼움을 요구하는 IoT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윈도와 iOS가 최근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최적화는 보안 문제로도 연결된다. 미국 정부가 모든 데이터를 감시하고 있다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 이후 보안은 더욱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안드로이드도 이런 이슈를 감안해 모든 기기에서 암호화가 이뤄지도록 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에서 암호화 기능을 사용할 경우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특히 보안은 IoT에서 중요 이슈 가운데 하나인 만큼 보안 성능은 안드로이드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로 지적된다.


보안성 좋지만 폐쇄성 덫에 걸린 iOS
안드로이드와 달리 iOS는 높은 보안성을 인정받고 있다. 아이폰은 모든 정보를 암호화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 2월 테러 용의자 수사를 위해 아이폰의 암호를 풀 수 있도록 FBI에 협조하라는 법원의 판결을 거부하기도 했다. 고객 데이터를 중요하게 보호해 신뢰감을 높이는 것이다.

그만큼 iOS는 높은 고객 충성도도 중요한 장점이다. iOS는 안드로이드에 비해 높지 않지만 스마트기기에서 20%~30%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익성은 iOS가 안드로이드보다 더 높다. 앱 시장분석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2015년 2분기 모바일 앱 다운로드수는 안드로이드가 iOS에 1.8배 정도 많지만 수익은 iOS의 60%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iOS가 더 안정적이고 충성도 높은 앱 마켓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애플의 OS가 높은 보안성과 충성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폐쇄성을 가지고 철저히 품질을 관리한 덕분이다. 애플은 ‘FreeBSD’라는 OS를 기반으로 OS X와 iOS를 제작했다. 하지만 코어에 변형을 가하고 완성도를 높여 전혀 다른 OS를 만들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최근 애플은 OS를 고도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애플의 개발자 컨퍼런스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매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기능과 디자인을 가진 제품과 OS로 주목받던 것과 대조된다. 하지만 새롭게 업데이트된 iOS는 덩치가 작아지고 오래된 애플 기기에서도 무리 없이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만큼 외형보다는 내실을 다지는데 성공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홍지만 숭실대 교수는 “문제는 다양성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택과 집중이 시장을 키우기에 좋은 전략이지만 결과적으로 확장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전승우 LG경제연구원도 “iOS를 IoT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변형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IoT에서도 애플의 제품으로 구성된 생태계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면 문제가 없지만 최근 스마트폰 시장 상황을 볼 때 IoT에서도 애플이 주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평가다. 전 연구원은 “맥북에 윈도를 받아들인 것처럼 애플 기기에 다른 OS를 받아들이는 방식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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