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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4.13 총선 향해 달리는 과학기술 전문가들

“전문성과 현장 경험으로 세상을 바꾸겠다”

2016-03-03장윤옥 기자, 최수지 인턴기자


이번 총선에 출마의사를 밝히거나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과학과 ICT 분야 주요 후보자는 20여 명.

새누리당의 경우 상대적으로 다양한 과학 분야 인사가 많은 반면, 더민주당은 ICT 기업 출신의 비중이 높은 게 특징이다. 국민의당의 경우, 당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안철수 의원 외에는 아직 눈에 띄는 테크 분야 인사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번 총선에 출마할 ICT 분야 새 얼굴은 주로 더민주에 포진해 있다. 온라인 게임 업체 웹젠의 김병관 의장, 유영민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등이 영입인사로 잇따라 입당식을 가졌다.

전북 정읍이 고향인 김병관 의장은 과묵한 성격으로, 말하기보다 듣기를 즐기는 스타일. 정치 입성 이후에는 출마를 포함, 당에 필요한 일은 무엇이든 하겠다며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고향 지역 외에 수도권 출마도 거론된다. 김의장 영입을 통해 더민주는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상처를 입은 IT전문성과 혁신성을 재주입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농사를 짓고 공장에서 일하신 부모님 이야기를 담은 입당의 변이 화제가 되면서 ‘약자 대변’의 이미지 부각에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눈물의 입당 기자회견으로 화제가 된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는 핸디캡을 강점으로 승화시킨 주인공. 광주여상 졸업 후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보조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임원까지 올라 ‘고호녀(고졸, 호남, 여자)’를 극복한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입당 기자회견에서 “나처럼 노력하면 된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는 말과 함께 눈물을 보여 많은 사람의 공감을 받았다. 광주 서구을에 전략공천을 하기로 했다.

포스코ICT 총괄 사장과 소프트웨어진흥원장 등을 역임한 유영민 전 사장 역시 고향인 부산 해운대갑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LG전자의 말단 사원으로 시작해 정보시스템 총괄임원, LG CNS 부사장을 거치면서 쌓은 전문성과 경륜을 자랑하는 그는 미래 기술과 산업 변화상을 조망한 ‘상상, 현실이 되다’란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상상하는 것’이란 앨빈 토플러의 말을 종종 인용하는 유 전 사장은 당의 미래정책 구상에 참여하고 불평등해소본부에서도 활동할 예정이다.


새누리, 현역 ICT 전문가들 재선될까
새누리당의 ICT 출신들은 이미 금배지를 거머쥔 현역의원이 재도전을 노리고 있는 사례가 많다. 권은희, 김희정, 서상기, 전하진 의원이 대표적이다.

외부 영입인사로는 사이버 보안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주대준 전 총장, 황영헌 대구경북창조경제정책연구소 대표 정도가 꼽힌다.

권은희 의원(대구 북구갑)은 KT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일한 경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보보호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는 등 다양한 ICT 입법을 추진했다. 최근 권의원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소프트웨어 품질향상과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전문 엔지니어 육성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현역에 도전하려는 자치단체장 출신의 예비 후보들의 강한 도전을 받고 있어 공천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글과컴퓨터 대표 출신인 전하진 의원 역시 ICT 분야에 강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 있는 현역의원이다. 전의원은 개인 사업자들의 전기 판매를 허용한 전기사업법 개정을 의정활동에서 가장 보람 있는 일로 꼽는다.

전의원은 “향후 5년 안에 에너지 혁명이 올 것”이라며 태양광을 이용해 전력과 물, 식량을 스스로 생산하고 소비하는 자립 마을(썬빌리지) 세우기 운동을 더욱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성남 분당을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전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대통령실장을 지낸 임태희 후보와 공천티켓을 놓고 대결을 벌이게 된다.

부산 연제구의 김희정 의원은 비교적 일찍 정치에 입문, 다양한 ICT 기술을 직접 활용하면서 전문성을 키워왔다. 당의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전자당원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온라인 부문에 관심을 기울였고 의원에 당선된 후에도 국회 과학기술위원회 상임위 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초대 인터넷진흥원장을 역임했고 19대 국회에서는 스마트워크촉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자율주행자동차 관련법 마련에도 힘을 보탰다.

서상기 의원(대구 북구을) 역시 ICT 부문의 경험보다 의정활동을 통해 전문가로 성장한 케이스다.

이번에 4선에 도전하는 서의원은 기계연구원장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국회 과학기술위원회에서 활동했고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교육과학기술정책을 입안하는 역할을 맡았다.


같은 지역 공천 맞대결 결과에 관심
황영헌 창조경제정책연구소 대표 역시 서 의원과 같은 지역에 예비후보로 등록해놓고 있어 ICT 분야 전문가끼리의 맞대결이 예상된다.

황 후보는 KT에서 에너지, 헬스케어, 보안 등 신사업지원을 담당하는 임원으로 재직하다 창조경제타운 단장에 응모, 단장으로 일했다. 서상기, 황영헌 두 사람은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조영삼 전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 이종화 전 대구 북구청장 등과 공천경쟁을 벌여야 한다.

경기 광명을에 출사표를 던진 주대준 전 선린대 총장은 우리나라 사이버보안의 선구자로 꼽히는 인물.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고학으로 야간고교를 졸업 후 3사관학교에 입대, 청와대 전산실장, 정보통신처장, 경호차장 등을 역임했다.

퇴임 후 KAIST 교수로 일하며 사이버보안연구센터를 설립하는 등 사이버 보안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는 주 후보는 국회에 입성한다면 사이버 테러의 사전탐지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한다는 포부다. 공천이 되면 현역인 더민주 이언주 의원과 승부를 겨루게 된다.

영입 인사나 현역 의원은 아니지만 ICT 분야 경력을 가진 재도전 후보도 있다.

강원 동해삼척 지역에 후보등록을 한 정인억 후보는 정보통신 정책기관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부위원장과 OECD 정보통신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통신과 정보화 분야 전문가다. 2008년 총선에 도전했으나 낙선, 이번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나우콤과 아프리카TV의 대표를 역임한 더민주의 문용식 후보도 재도전자다. 온라인 기업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 입당 아이디어를 내는 등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호응을 받았다.

문후보는 “미래가 지식문화산업에 있음에도 불구, 선봉에 있는 IT 기업에 지나친 규제를 하고 있다”며 “인터넷 관련법과 제도를 미래지향적으로 정비할 것”이란 의지를 보였다.

의약계에서는 22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 중 강남을에 출사표를 던진 원희목 전 의원과 전현희 전 의원의 대결은 두 사람의 비슷한 이력 때문에 눈길을 끈다. 원후보는 서울대 약대를, 전후보는 서울대 치대를 각각 졸업한 동문으로 18대 국회에서는 함께 비례대표로 의정활동을 했다.

19대 총선때는 강남을 공천에 탈락하자 타 지역 출마는 하지 않겠다며 사퇴했다. 보건복지 영역에 관심이 많다는 점도 비슷하다. 전현희 후보의 경우 더민주의 2차 전략공천을 통해 강남을 출마가 확정된 상태다. 4년 간 강남을만 바라보며 절치부심한 두 인사가 맞붙는 대결에 승자는 누가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현역의원 과학계 애정 과시
대구 중남구에서는 두 명의 교수가 새누리당 공천 대결을 벌이고 있다. 경북대 융복합시스템공학부 조명희 교수와 계명대 식품가공학과 이인선 교수가 그 주인공.

조 교수는 위성원격탐사분야 국내 1호 박사다. 국내에 기반이 전혀 없던 위성정보 분야를 개척하고 후학을 양성해왔다. 우주, 위성분야는 아직도 일반인들에게 낯설게 인식되지만 무인자동차나 드론, 재난 방재 등 미래 산업과 매우 밀접한 기술이라는 게 조 교수의 설명이다.

이인선 교수는 전공은 식품과 면역분야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 역량을 인정받았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장, 대구신기술사업단장을 맡아 신사업 발굴과 지원에 매진했으며 전국 최초의 여성부지사로 4년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를 역임했다.

궁극적으로 인류의 미래는 푸드테크와 연결돼있다고 생각하는 이 교수는 “ICT 등에 비해 열세를 보이는 푸드테크의 인프라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지역이 대구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있어 두 사람 모두 공천경쟁을 뚫는 것이 관건이다.

대전 유성구는 두 국회의원의 대결이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는 곳.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은 원자핵물리학 박사로 원자력연구원에서 일하다 지난 총선에서 여성과학자라는 상징성을 인정받아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연구자의 처우 개선 등에 관심이 많은 민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임금피크제의 과학계 적용을 두고 우려를 표명하며 눈시울을 붉혀 화제가 됐다.

유성구에서 내리 3선을 하고 4선에 도전하는 이상민 의원 역시 과학기술인들의 처우개선에 각별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폐기 직전까지 갔던 ‘과학기술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키고 ‘연구실 안전법 개정안’으로 연구 환경을 개선하는 등 과학인들의 대변자를 자처하고 있다.

두 사람의 대결이 이뤄진다면 칼과 칼의 대결이 되겠지만 유성구가 분구 대상지역이어서 맞대결이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분구가 되면 민병주 의원은 유성갑을, 이상민 의원은 유성을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선택과 상관없이 공천과정에서 출마지역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