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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개발과 운영을 동시에…민첩한 문화 만드는 데브옵스

2016-03-08도안구 테크수다 기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연초부터 이 말이 이곳저곳에서 회자되고 있다. 개발과 운영(DevOps)에 대한 글에서 디지털 전환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큰 그림을 우선 파악하고 각론으로 들어가는 것이 개인과 조직, 회사가 적응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지난 1월에 만난 데이브 웨스트 시스코 아태지역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올해 시스코의 화두를 ‘디지털 전환’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디지털화가 아니라 모든 프로세스에 디지털을 녹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달 한국오라클이 마련한 대규모 클라우드 행사의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시장정보기업 컨스터레이션리서치의 레이 왕 창립자 겸 회장도 디지털로의 전환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하버드비즈니스리뷰를 통해 ‘디지털 비즈니스의 파괴(Disrupting digital business)’라는 제목의 저서를 발간했다.

그는 기조 연설을 통해 “기업 수명이 1960년대는 60년, 지금은 15년이며, 2020년에는 12년 밖에 안 된다”며 “디지털 변혁으로 인해 포춘 500대 기업 중 52%가 사라질 것”이라는 충격적인 주장도 내놨다.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27개의 비즈니스 모델과 500개의 기업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고 강조했다.

모바일, 소셜, 클라우드, 빅데이터, 통합 커뮤니케이션 등 5가지 디지털 파괴 요소는 이런 변화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 비전통적인 기업들이 다른 사업을 파괴시키고 있다며 우버나 에어비앤비, GE 같이 소프트웨어로 완전히 무장한 기업들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 ‘민첩성’
이들 기업의 공통점 중 하나는 뛰어난 ‘민첩성(Agility)’이다. 오라클이 한국을 비롯한 호주, 브라질, 중국, 프랑스, 독일, 미국 등 10개 국의 대기업과 공공부문 종사자 22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 세계 조직들의 주요 고려사항이며 비즈니스 성공과 혁신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민첩성이 필수 요소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 세계 응답자 중 81%는 비즈니스 성공을 위해새로운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의 신속한 개발과 테스트, 출시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그 중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의 효과적인 모바일화를 비즈니스 성공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꼽았다.

한국 응답자 중 46%의 직원들은 ‘회사의 기술 인프라가 경쟁 위협에 대처할 수 없다’는 견해도 내놨다.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과연 이런 전환의 기반이 되는 IT 인프라와 애플리케이션 개발 분야의 민첩성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그렇다’라고 말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 이런 민첩성 확보를 위한 대표적인 문화 혹은 개발(Development)과 운영(Operation)의 방법론이 지난 수년간 회자되고 있는 ‘데브옵스(DevOps)’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6년 글로벌 2000 기업의 25%가 데브옵스를 도입해 활용할 전망이다. 또 가트너는 2015년 데브옵스 툴세트 시장규모를 전년(19억 달러) 대비 21% 성장한 23억 달러로 전망했다.

데브옵스의 진화는 서버나 스토리지, 네트워크 같은 물리적인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와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PaaS(Platform as a Service), 다양한 소프트웨어들이 서비스로 제공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등 클라우드와 모바일이라는 패러다임의 변화의 등장과 긴밀히 맞닿아 있다.

전통적인 개발방법은 개발과 운영이 철저히 분리돼 있었다. 개발팀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테스트를 거쳐 운영팀에 넘기면 그것으로 개발팀의 역할은 끝이었다. 운영팀은 인계를 받아 실제 환경에 적용하고 이 상황에서 다양한 문제와 장애가 발생하면 다시 수정을 거쳐 최적화시켜 나가는 역할을 했다.

이런 간극에서 시간과 비용, 제품 품질 문제와 유지보수비용 증대 등의 문제가 꾸준히 발생했고 이런 개발과 운영을 매끄럽게 통합시켜 나갈 수 있는 상황을 고민하게 됐다. 앞서 밝힌 민첩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데브옵스를 도입하는 목적은 서로 다른 플랫폼 간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구축하고 애플리케이션을 더 빨리 출시해 달라는 고객들의 압박, 고객 경험 향상, 모바일 단말기 사용 증가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또 데브옵스에서 중요한 요소는 빠른 개발, 개발과 운영간의 팀 협업, 지속적인 배포 사이클, 서비스 가상화, 보다 빠른 애플리케이션 테스팅, IT 자동화, 개발과 운영의 프로세스 조정, 사전 성능 테스트 등이다.

정승원 한국CA 부장은 “데브옵스 전략을 실현해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딜리버리 파이프라인의 반복적인 작업들을 효과적으로 자동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 자동화 도구 체인의 도입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데브옵스 전략 구현을 위한 자동화 요구사항으로는 오케스트레이션과 파이프라인 자동화, 소스코드 버전관리,
CI(Continuous Integration) 도구와 코드 메트릭스, 빌드-산출물 관리, 테스트 자동화, 환경 자동화, 구성관리와 배포, 모니터링과 리포팅을 꼽을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런 분야의 툴들은 대부분 IBM이나 CA, HP, BMC 같은 기업이 제공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 수많은 스타트업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형 벤더들이 2년 주기 혹은 그 이상의 기간을 들여 제품을 출시하는 데 비해 이런 스타트업들은 특정 분야 자동화에 집중한다. 대부분 오픈소스로 제공되며 기술 지원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이 업체들은 약 6개월마다 해당 기능을 업그레이드 한다.

‘빠른 시장 변화에 오히려 기존 대형 벤더들이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전문업체들의 타깃은 원래 대형 엔터프라이즈는 아니었다. 모바일과 클라우드, 소셜, 빅데이터로 대표되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기반으로 수많은 스타트업과 구글이나 아마존, 페이스북, 넷플릭스 같은 업체들이 변화를 주도했다.

월마트의 데브옵스 플랫폼 공개 화제
물론 이런 변화에는 전통적인 기업들도 뒤따랐다. 오프라인 상거래 매장의 대표주자인 월마트가 지난 1월 26일 오픈소스 데브옵스 플랫폼 ‘원옵스’를 공개한 것(www.walmartlabs.com/2016/01/oneops-now-available). 원옵스는 클라우드 관리도구이자 애플리케이션 수명 관리(ALM) 플랫폼이다.

월마트는 2013년 월마트랩스를 설립하고 인수한 원옵스를 꾸준히 개선해 현재는 하루에 1000개가 넘는 기능을 설치할 수 있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데 2~3분밖에 소요되지 않는다고 한다. 4년 전만 하더라도 이런 건 불가능했다. 월마트가 관련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기술면에서 본다면 대규모 데이터센터에 모든 하드웨어 인프라를 통합해 가면서 복잡한 운영 이슈를 단순화시키고 동시에 좀 더 유연하고 빠르게 개발하는 기술이 하나둘 성숙해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업체가 컨테이너 기술을 제공하는 도커다.

정승원 부장은 “도커 기술은 운영체제 수준의 가상화를 구현하는 리눅스 컨테이너 프로젝트에 근거한다. 빠르면서 자원 소모량이 적고 자원 할당이 유연하다. 개발자들은 도커를 활용해 최종 테스트를 위한 샌드박스 환경으로 활용하거나 빌드-테스트 업무를 단순화해 개발주기를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커는 지난 1월 말 영국의 신생업체인 유니커널시스템을 인수했다. 커널을 공유하지 않고 최소한도로 애플리케이션 구동을 위한 컨테이너만 남기는 형태기 때문에 용량도 작아진다. 사물인터넷(IoT) 시대에도 적용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컨테이너 기술을 더욱 더 경량화하면서 좀 더 빠른 부팅이 가능해지고 있다.

정승원 부장은 “라우터와 파이어월, 스토리지 등 모든 것이 다 소프트웨어로 점차 구현되고 있는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가 더욱 실질적으로 구현되고 있다. IAC(Infrastructure as a Code) 시대가 점점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면서 “컨테이너 기술도 더욱 다양한 영역에서 확실한 기반을 잡으면서 지속적인 힘을 데브옵스 시대에 키워갈 것”이라고 말했다.

데브옵스라는 용어가 등장한 지 어느덧 8년여가 되고 있다. 용어가 가진 액면 그대로의 뜻보다는 이 용어를 통해 어떤 변화가 시작되고 있고 그 변화에 적응하고 대응하기 위해 내부에서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많은 시간을 보냈다.

작고 가볍게 개발하고 동시에 전 세계 모든 지역에 클라우드 인프라를 활용해 배포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험을 모두가 갖는 것은 불가능하다. 데브옵스가 문화라는 건 거대 조직이 전체 구성원 혹은 외부 파트너들과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 내고 조금씩 키워나가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