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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M

새로운 시장 찾아낸 핀테크 모델 3선

2016-03-19김정수 로아컨설팅 시니어컨설턴트

핀테크 산업은 미국과 유럽을 필두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결제 및 대출 분야를 중심으로 조금씩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는 삼성페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와 8퍼센트, 렌딧, 빌리, 어니스트 펀드 등 소위 ‘중금리 대출’이라고 이야기하는 P2P 대출 서비스 분야가 급성장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의 특징은 은행, 카드사 등 기존 금융 기업들이 해결해주지 못한 고객의 과제(Customer Job)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솔루션으로 포지셔닝함으로써 고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핀테크 서비스는 이미 해외에서 오랫동안 서비스를 제공, 비즈니스로서 검증이 된 모델이 많다. 결제분야에서는 페이팔, 알리페이, 루프페이(2015년 2월 삼성전자 인수)가 있었고 P2P 대출분야에서는 렌딩클럽(Lending Club), 프로스퍼마켓플레이스(Prosper Marketplace) 등 이미 잘 운영되고 있는 핀테크 서비스를 어느 정도 벤치마킹 했음을 알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국내에는 아직 생소하지만, 해외에서 잘 운영돼 정착단계에 있는 결제/대출 분야의 핀테크 비즈니스 모델 3가지를 살펴보겠다.

 

25% 금융소외층을 위한 결제 서비스, 페이니어미(PayNearMe)

[출처 : 페이니어미 홈페이지(www.paynearme.com)]

([출처 : 페이니어미 홈페이지(www.paynearme.com)])

사회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원천징수되는 세금이나 연금 등을 제하더라도 무수히 많은 공과금과 청구서를 지불한다. 당장 머리 속에 떠오르는 항목만 보더라도 전기세, 관리비, 전화/인터넷 이용료, 보험금 등 다양하다. 그리고 고맙게도 대부분의 공과금과 월 청구서는 일일이 신경쓰지 않아도 내 은행계좌에서 알아서 빠져나간다. 이런 생활이 익숙해져서 이제 은행계좌가 없는 삶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미국은 이렇게 중요한 은행계좌가 없는 금융소외계층, 언뱅크드(Unbanked)가 전체 인구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다. 계좌가 없으니 이 사람들은 공과금 등 각종 청구서를 직접 찾아가서 현금으로 낼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온라인 쇼핑은 언감생심이다.

이런 금융소외계층에 초점을 맞춘 핀테크 결제 비즈니스가 있었으니, 바로 페이니어미(PayNearMe)다. 미국의 연쇄창업자 대니 세이더(Danny Shader)는 ‘은행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청구서를 간편하게 결제하고, 온라인 쇼핑 등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하고 고민하다가 페이니어미 서비스를 만들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법은 간단하다. 사용자가 페이니어미 앱을 설치하고 지불해야 할 공과금과 온라인 쇼핑의 결제 옵션 중 페이니어미페이먼트를 선택하면, 내가 설치한 앱으로 청구서가 날아온다. 그 뒤 세븐일레븐 등 페이니어미에 등록돼 있는 가맹점(미국내 1만 7000개)에 가서 계산대에 앱의 결제 코드를 보여준 후 해당 금액을 지불하면 결제 완료다. 은행계좌가 없어서 바쁜 시간 쪼개서 직접 찾아가 결제하거나, 온라인 쇼핑을 부러운 눈으로 쳐다 보기만 할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페이니어미의 수익모델은 결제 건당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수수료가 결제금액에 따라 건당 2.99달러~4.99달러로 카드결제보다 저렴해 조금씩 가맹점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페이니어미는 은행계좌가 없는 금융소외 계층의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해줌으로써 지금까지 7000만 달러가 넘는 투자금을 유치한 대표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독자 신용평가모델로 차세대 은행 꿈꾼다, 소피(SoFi)

[출처 : 소피 홈페이지(www.sofi.com)]

([출처 : 소피 홈페이지(www.sofi.com)])

요즘은 우리나라의 젊은 세대들도 빚이나 대출을 겁내거나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상당수 청년들이 대학 입학과 함께 바로 학자금 대출을 받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미국은 일반 학부생뿐만 아니라 석박사 과정, MBA 등 특수 과정까지 대부분의 학생들이 대출로 우선 학비를 조달한다. 이 때문에 학자금 대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2015년 3분기 기준 미국 학자금 대출 잔액 1조 2030억 달러).

국가장학금 규모가 큰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대부분 민간 금융기관에서 학자금을 조달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신용점수에 따라 대출금리가 달라진다.

미국은 개인의 신용점수를 평가할 때 FICO란 회사가 개발한 FICO스코어를기반으로 한다. 이 점수는 ①납부기록 35% ②채무액 30% ③신용거래기간 15% ④신규내역 10% ⑤신용형태 10% 등 5가지 요소에 기초해 산정하도록 돼 있다. 이 때문에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전인 학생이나 사회 초년생은 신용점수가 시작선 수준으로 낮을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높은 대출금리를 감수하며 학자금 대출을 받아야 한다.

이런 불합리에 반기를 들고 나온 핀테크기업이 바로 소피(SoFi: Social Finance)다. 이 회사는 기존 금융기관보다 낮은 금리로 학자금 대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학자금 대출을 제공하면서도 위험율을 최소화 하려면 학생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를 기반으로 유의미한 리스크가 무엇인지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소피는 차별화된 빅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모델로 채권자들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채권자의 월소득이나 현금 흐름, 커리어 계획, 교육수준 등 재무와 비재무적 데이터를 조화롭게 활용하여 리스크를 측정함으로써 더 낮은 금리를 적용하면서도 큰 손실 없이 학자금 대환/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독자적인 신용평가 모델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15년 9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4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10억 달러란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그리고 올해 1월에는 그간 축적한 신용평가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출금리 산정에 피코 스코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자체 신용점수로만 금리를 결정하는 ‘FICO 프리존’ 선언까지 했다.

이에 따라 소피는 커리어패스, 월 현금 흐름, 금융기록, 교육수준 등 재무/비재무적 요소를 종합해 대출 희망자의 신용도를 평가하고, 이에 걸맞은 대출금리를 제공한다. 또한, 자사의 데이터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자산관리 서비스까지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P2P 대출 투자자 위한 로보어드바이저, 렌딩로봇(LendingRobot)

[출처 : 렌딩로봇 홈페이지(www.lendingrobot.com)]

([출처 : 렌딩로봇 홈페이지(www.lendingrobot.com)])

요즘 우리나라 핀테크 중 가장 뜨거운 P2P 대출이 흥하는 이유는 뭘까. 돈이 필요한 사람 입장에서는 낮은 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어서 좋지만, 개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투자자 역시 약간의 리스크만 감수하면 시중 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자기 돈을 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몇 번 돈을 빌려주고 안정적으로 원리금을 회수해 비교적 높은 수익을 올리게 되면 P2P 대출플랫폼을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는 개인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렌딩로봇의 창업자 엠마누엘 마로(Emmanuel Marot), 길라드 골란(Gilad Golan) 또한 렌딩클럽(미국의 주요 P2P 대출플랫폼) 투자를 즐겨하던 개인 투자자였다. 이들은 P2P 대출 투자를 하면서 렌딩클럽이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 중 실제 리스크와 관련된 요소는 무엇인지 고민했다. 그들은 ‘렌딩클럽의 정보를 필터링해서 내가 원하는 대출 채권에만 투자할 수 없을까?’에 대한 질문에 알고리즘을 활용, 스스로 답변을 찾았다. 그리고 이런 알고리즘 소스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했고,그 반응이 예상보다 뜨겁자 결국, P2P 대출 투자만 전문적으로 도와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로 발전시켰다.

서비스의 구조는 단순하다. 우선 P2P대출 서비스인 렌딩클럽이나 프로스퍼 계정으로 렌딩로봇에 가입, 로그인을 한다. 자동투자모드로 들어가서 목표로 하는 연 수익률을 설정하고 투자금을 계좌에 넣어 놓으면 된다. 렌딩로봇의 알고리즘 시스템이 알아서 P2P 대출 채권에 투자하고 회수하는 작업을 해주는 것이다.

출처 : 렌딩로봇 홈페이지(www.lendingrobot.com)]

([출처 : 렌딩로봇 홈페이지(www.lendingrobot.com)])

그런데 굳이 P2P 대출플랫폼에 올라오는 채권에 대해 알고리즘까지 사용해 투자를 맡길 필요가 있을까? 그냥 직접 관리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미국 최대 P2P 대출플랫폼 렌딩클럽에는 매일 4차례에 걸쳐 하루 2000여 개 이상의 대출 신청이 등록된다. 프로스퍼 마켓플레이스나 펀딩서클US에 올라오는 대출 신청까지 감안하면 하루에 올라오는 P2P 대출 신청이 3500개에 달한다. 이를 일일이 개인 투자자가 보고 원하는 대출건에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렌딩로봇이 개인을 대신해 하루 수천 개의 대출 채권을 투자자의 필터링 기준이나 목표 수익률에 맞춰서 분석하고 투자 또는 추천해주는 것이다.

P2P 대출 투자만 집중 관리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는 렌딩로봇 출시 이후 렌딩하버(Lending Harbor) 등 비슷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면서 거대한 P2P 대출 산업 중 하나의 니치마켓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금까지 3개의 해외에서 뜨고 있는 결제/대출 분야 핀테크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살펴봤다. 3개의 비즈니스 모델의 공통점은 바로 잠재고객이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해준다는 점이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 이제 막 활성화되고있는 국내 핀테크 산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단순 기술개발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소비자를 깊이 이해하고 그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의 해결책으로 서비스를 디자인하고 제공해야한다는 점이다.

<본 기사는 테크M 제35호(2016년3월) 기사입니다>